[나이스경제 = 김기영 기자] 취업자 감소세가 그치지 않고 있다. 감소 흐름은 12개월째 지속됐다. 이런 상태가 5개월만 더 이어지면 취업자 연속 감소 신기록이 달성된다. 지금까지의 최장기 감소 기록은 외환위기 당시였던 1999년 4월에 나타난 16개월이다.

통계청이 17일 발표한 ‘2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취업자 수는 2636만5000명이었다. 작년 2월에 비해 47만3000명 감소했다. 큰 폭의 감소가 1년간 이어졌지만 그 폭은 지난달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지난달 취업자 감소폭은 98만2000명에 달했었다.

업종별로는 코로나19의 영향을 크게 받는 숙박·음식점업(-23만2000명)과 도·소매업(-19만4000명) 등 대면서비스 분야에서 취업자 감소가 상대적으로 심했다. 제조업에서는 작년 동기 대비 2만7000명의 감소가 나타났다. 다만, 이들 업종의 취업자 감소폭은 전달에 비해 줄어든 모습을 보였다. 제조업의 경우 지난해 12월(-11만명)과 지난 1월(-4만6000명)을 거치면서 취업자 감소폭이 현저히 줄어드는 모습을 나타냈다.

[그래픽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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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과 공공행정·국방 및 사회보장행정 분야에서는 각각 9만1000명, 3만8000명의 취업자 증가가 이뤄졌다. 이들 업종에서의 취업자 증가는 정부 주도의 일자리사업 진행과 연결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연령별 취업자 현황을 보면 이번에도 60세 이상을 제외한 전 연령대에서 감소세가 재연됐다. 2월 60세 이상 취업자는 전달(-1만5000명)과 달리 증가세로 전환됐다. 증가폭은 21만2000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 역시 정부의 일자리 사업 추진에 힘입은 결과다.

반면 15~19세(-3만7000명)와 20대(-10만6000명), 30대(-23만8000명), 40대(-16만6000명), 50대(-13만9000명) 등에서는 일제히 취업자 수가 감소했다.

종사상 지위별로는 임시근로자(-31만7000명)의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일용근로자도 8만명 감소했다. 1월보다 감소폭이 줄었지만 고용 취약계층의 취업 상황이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상용근로자는 8만2000명 증가했다.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가 15만6000명 줄어든 대신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4만5000명 늘었다는 점도 눈길을 끄는 부분이다. 알바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는 현실을 반영한 결과로 보이기 때문이다.

실업자는 전년 동기보다 20만1000명 늘어난 135만3000명에 달했고, 실업률은 0.3%포인트 상승한 4.9%를 기록했다. 2월 실업자 수는 1999면 6월 통계개편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2월 취업자 감소폭이 그나마 전달보다 축소된 것은 정부의 일자리사업 재개 덕분이었다. 정부는 연말연시를 맞아 일시 중단됐던 단기 일자리 사업을 2월 들어 재개했다.

[그래픽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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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호조로 제조업 일자리 상황이 다소 개선됐고, 방역 강화로 대면서비스업종의 취업이 일부 회복된 점도 취업자 감소폭 축소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결정적 요인은 역시 재정을 앞세운 정부의 일자리 사업 확대라 할 수 있다. 정부 일자리사업의 영향은 사업 일시중단 여파를 겪은 지난달 취업자 수가 98만2000명이나 감소한 데서 잘 드러났다.

올해 1, 2월 취업자 수가 전년 동기보다 각각 저조한 수치를 나타낸 데는 기저효과도 일정 부분 작용했다. 하지만 기저효과 역시 정부 일자리사업의 규모 변화에 따라 그 크기가 달라진다는 점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계절조정 기준으로 2월 취업자 수가 1월보다 53만2000명 늘어난 점은 그 자체로 고무적이라 평가할 수 있다. 전년 동월 대비 지표보다 정확히 최근의 취업동향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그렇다. 그러나 이 역시 단기 일자리 사업 재개의 영향을 주로 받았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두기는 어려울 것으로 분석된다.

당국은 3월 취업자 현황은 지난해 비교 시점의 일자리 사정이 비교적 좋았던 것에 비춰 2월보다 개선될 것이라 예상했다.

2월 취업자 통계가 발표되자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이날도 페이스북에 그 내용을 평가하는 글을 올렸다. 1년 사이 50만명 가까운 일자리가 줄어들었지만 이번에도 자화자찬이 주를 이뤘다. 그는 “취업자 감소폭이 절반으로 줄었다”고 소개하면서 “2월 고용시장의 어려움이 눈에 띄게 완화된 모습”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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