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경제 = 김기영 기자] 증시에 온기가 감돌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뜨겁지는 않지만 은근히 온기가 더해지면서 완만한 상승 장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한국과 미국 두 나라 증시에서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골디락스’ 장세라는 표현이 심심찮게 들린다. 경기 상황이 호전되고 있지만 인플레이션 징후는 보이지 않는 이상적인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는 의미다.

인플레 조짐이 없다는 것은 당분간 금리인상 가능성이 대두되지 않을 것임을 예고한다. 미국과 우리나라의 국채금리가 안정된 모습을 보이는 것이 이를 대변한다. 미국의 10년물 국채 금리는 지난 금요일 연 1.6%에도 못 미친 채 주간 거래를 마쳤다.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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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가운데 실물경제가 호전되고 있다는 신호는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미국에서 발표되는 각종 경제 관련 지표들이 그 같은 기류를 말해준다. 일례로 지난주 발표된 미국의 주간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57만6000건을 기록,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지난달 미국 내 신규 주택 건설 건수도 크게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주마가편 식으로 미국 기업들의 분기 실적은 근래 보기 드물 정도로 호전된 모습을 보였다. 특히 JP모건과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 금융사들은 한결 같이 예상을 뛰어넘는 올해 1분기 실적을 과시했다. 미국의 시장조사업체 팩트셋 집계에 따르면 지난주에 발표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기업들의 1분기 순이익은 1년 전에 비해 30.2%나 증가했다. 분기 증가율 기준으로 2010년 3분기 이후 최고치다.

실적 시즌을 반기기로 치면 국내 증시도 예외일 수 없다. 1분기 기업실적은 현재 코스피시장을 지배하는 키워드 중 하나다. 올해 코스피 당기순이익 추정치는 140조원을 넘어서고 있다.

국내 주식시장의 또 다른 키워드는 외국인이다. 최근 국내 증시로 되돌아오는 외국인이 늘면서 이들은 이달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9327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월간 기준 외국인 순매수는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 나타난 현상이다. 외국인은 올해 들어 3월까지 매달 조 단위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월별 순매도 규모는 차례로 5조3000억원, 2조원, 1조2000억원 등이었다.

외국인의 귀환을 두고 국내 증시가 그간의 유동성 장세에서 실적 중심의 펀더멘털 장세로 성격을 바꾸고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사진 =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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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에 눈여겨볼 이벤트로는 21일(이하 현지시각) 발표되는 우리의 4월 1~20일 수출(통관기준), 22일 나올 미국의 주간 실업지표 등이 있다. 최근 우리 수출은 세계경제의 회복세를 반영한 듯 연이어 호실적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주간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이번 주에도 유의미하게 줄어든다면 미국의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주 발표될 미국 기업들의 실적발표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코카콜라와 IBM, 유나이티드 항공, 넷플릭스, 하니웰 등이 주요 관심 대상이다. 이들 기업의 실적과 관련해 특히 관심을 끄는 것은 비용 상승에 따른 마진 압박 정도다. 유가 등 각종 원자재 값 상승과 공급망 등의 문제가 기업 실적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가 관건이다. 이들 문제는 지난주 실적을 내놓은 금융사들에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한편 19일 코스피지수는 전장보다 0.22포인트(0.01%) 오른 3198.84를 기록한 채 거래를 마쳤다. 이날 지수는 전 거래일 종가 대비 2.49포인트(0.08%) 오른 3198.84에서 시작한 뒤 다시 한 번 장중 3200선을 돌파했으나 막판까지 그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외국인(3017억원)이 기관(1154억원)과 함께 순매도를 기록한 것이 주가 상승 흐름을 억제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개인은 389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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