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경제 = 김기영 기자] 지난달 취업자 수가 비교적 큰 폭으로 증가했다. 전년 동월 대비 증가폭이 65만2000명에 이르렀다. 증가폭 자체로 보면 6년 8개월 만에 가장 크다. 이전까지 확인된 최대 증가폭은 2014년 8월의 67만명이었다. 12일 통계청이 발표한 ‘4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의 전체 취업자 수는 2721만4000명으로 집계됐다.

국내 취업자 수는 지난해 3월부터 내리 감소세를 보여왔다. 올해 2월의 경우 취업자 감소폭은 47만3000명까지 커졌다. 그러나 지난 3월부터 상황이 바뀌어 그달 취업자 수는 31만4000명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여기엔 비교 시점인 지난해 3월의 취업 상황이 코로나19 부작용의 본격화로 급격히 나빠진 점이 반영됐다. 올해 3월 취업자 집계치에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했다는 의미다.

[그래픽 = 연합뉴스]
[그래픽 = 연합뉴스]

4월 취업자 수 증가에도 상당 부분 기저효과가 작용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증가폭이 60만을 넘겼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받을 부분이 있다.

이번에도 취업자 증가가 주로 이뤄진 연령대는 60세 이상 고령층이었다. 이 연령대에서만 46만9000명의 취업자가 증가했다. 정부가 재정을 대거 투입해 단기 일자리를 양산한데 따른 결과다. 기타 연령대별 취업자 증가폭은 20대 13만2000명, 50대 11만3000명 등이었다. 30대와 40대에서는 취업자가 1년 전보다 각각 9만8000명, 1만2000명 감소했다.

30대 취업자 대거 감소는 해당 연령대가 새로이 취업 시장에 진입하기 어렵다는 점, 인구 감소가 다른 연령 구간보다 심했다는 점 등과 관련이 있다. 올해 4월 30대 인구는 1년 전보다 15만명 줄었다. 30대보다는 덜 심각하지만 40대 취업자 감소 또한 뼈아픈 대목이다.

30~40대가 우리 사회의 중추라는 사실을 고려하면 이들 연령대에서의 취업자 감소는 그 충격파가 상대적으로 더 클 수밖에 없다. 이들 연령대의 취업자 감소는 비교적 안정적인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일 수 있다.

산업별로는 보건업·사회복지서비스업(22만4000명)과 건설업(14만1000명), 운수·창고업(10만7000명)에서 취업자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와중에 비대면이 일상화되면서 큰 타격을 받았던 숙박·음식점업에서도 취업자가 6만1000명 증가했다. 이 분야에서는 전달만 해도 2만8000명의 취업자 감소가 나타났었다. 반면 도·소매업(-18만2000명), 협회 및 단체·수리 및 기타 개인 서비스업(-3만명), 예술·스포츠·여가 관련 서비스업(-1만1000명) 등에서는 취업자 수가 줄어들었다.

제조업 취업자도 모처럼 증가세로 전환됐다. 4월 중 이 부문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9000명 늘어난 438만6000명으로 집계됐다. 제조업 취업자가 증가세를 보이기는 14개월 만의 일이다.

종사상 지위별로 보면 상용근로자(31만1000명)와 임시근로자(37만9000명), 일용근로자(3만8000명) 그룹에서 모두 취업자가 늘어났다. 상용근로자의 두드러진 증가는 고용의 질적 개선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특히 눈길을 끈다.

실업자 수는 1년 전보다 2만5000명 감소한 114만7000명으로 집계됐다. 실업률은 전년 동기 대비 0.2%포인트 줄어든 4.0%를 나타냈다. 그러나 20대와 30대 실업률은 1년 전보다 각각 0.9%포인트, 0.1%포인트 오른 10.0%와 3.6%를 기록했다.

[그래픽 = 연합뉴스]
[그래픽 = 연합뉴스]

이날 통계청 발표 내용은 몇 가지 측면에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그 첫째가 고용률 증가다. 4월 고용동향은 전체 연령층에서 고용률이 증가했음을 보여주었다. 전 연령대에서의 고용률 증가는 2018년 1월 이후 처음 나타난 현상이다.

고용률은 생산가능 인구 중 취업자가 차지하는 비율을 의미하는 것으로서, 취업자 증감이 갖는 의미상 한계를 보완해줄 수 있는 개념이다. 이를테면 40대 취업자 수가 1년 전보다 더 크게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나곤 했는데, 이는 해당 연령대의 인구 감소가 유독 심했다는 사실과 무관치 않다. 그런 탓에 40대의 경우 취업자 수도 다른 연령대보다 더 크게 줄어들 수 있었다는 의미다. 이런 경우엔 고용률을 함께 들여다보아야 해당 연령대의 고용동향을 보다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4월 고용동향에서 나타난 40대 고용률은 77.1%였다. 이는 1년 전보다 0.6%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1년 전보다 취업자 수가 9만8000명 감소한 것으로 집계된 30대에서도 고용률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4월 30대 고용률은 1년 전보다 0.2%포인트 증가한 75.1%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 기준인 15∼64세 고용률도 1년 전보다 늘어 66.2%를 나타냈다.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1.1%포인트다.

4월 취업자 수가 직전 달보다 늘었다는 점도 이번 발표 내용에 담긴 주요 의미라 할 수 있다. 월별 고용동향은 전년 동기 대비로 발표되는 탓에 고용의 추세를 파악하는데 한계를 안고 있다. 따라서 전달 대비 자료를 참고하는 것이 흐름을 파악하는 데는 더 유용할 수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4월 취업자 수는 전달 대비(계절조정) 집계상으로는 6만8000명 증가했다. 전달 대비 취업자 증가 흐름은 세달째 이어졌다.

이와 관련, 통계청 관계자는 “어느 정도 고용 개선 효과가 있다고 말할 수 있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대단한 수준은 아니지만 고용동향이 개선된 것은 사실이라는 것을 말하고자 한 것으로 분석된다.

제조업과 서비스업 취업자 수가 증가했다는 것에도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제조업은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는 분야라는 점, 서비스업은 코로나19의 직접적 타격을 받은 대표 업종이란 점이 그 배경이다.

저작권자 © 나이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