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경제 = 김기영 기자] 이번 주 주식 투자자들은 보다 조심스러운 가운데 관망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일단 상장사들의 실적에 대한 기대는 양호한 편이다. 실적 호조는 3분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과 미국의 규제 강화로 암호화폐의 대장 격인 비트코인 가격이 흔들리고 있는 것도 증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객관적·장기적 정황으론 증시에 긍정적일 수 있다. 미국 재무부는 최근 1만 달러(약 1129만원) 이상의 가상화폐를 거래할 땐 반드시 세무 당국에 신고하도록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가상화폐를 통한 탈세 등 각종 불법행위를 철저히 감시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이 같은 조치는 가상화폐 투자를 위축시키는 데 일정한 작용을 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 = 연합뉴스]
[사진 = 연합뉴스]

가장 큰 문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자산 매입 축소(테이퍼링) 가능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가시지 않는 우려다. 테이퍼링 우려는 증시에 팽팽한 긴장감을 불어넣고 있는 최대 요인이다.

더구나 지난주 중반 공개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4월 회의 의사록은 테이퍼링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새삼스레 자극했다. 연준이 공개한 의사록에 따르면 당시 회의에서 다수의 위원들은 미국 경제가 위원회의 목표를 향해 빠르게 나아갈 경우 다가오는 회의 때 자산매입 속도 조절 시점을 논의하는 게 적절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조건부이긴 하지만 ‘다수’가 테이퍼링 논의 가능성을 시사했다는 것은 시장을 긴장시키기에 충분했다.

연준이 테이퍼링을 논의하기 시작한다면 이는 완화적 통화정책을 서서히 철회할 것이란 신호가 될 수밖에 없다. 그 결과는 국내 증시에서의 외국인 투자 위축으로 나타날 수 있다. 테이퍼링은 미국 기준금리 인상의 전단계라는 점에서 또 다른 충격파를 야기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과 한국 증시에서는 그간 테이퍼링 가능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와 연준의 시장 달래기가 교차하면서 긴장감이 고조돼 왔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투자자들은 미국의 물가동향에 지대한 관심을 쏟아왔다.

인플레이션 압력 강화에 대한 우려는 최근 발표된 미국의 올해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통해 다시 한 번 증폭됐다. 4월 CPI는 전년 대비 4.2%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연준이 눈여겨보는 4월의 근원 CPI는 3%였다.

[그래픽 = 연합뉴스]
[그래픽 = 연합뉴스]

이미 우려감을 키운 시장의 관심은 이제 또 다른 물가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로 옮겨가고 있다. 이번 주 28일(현지시각) 발표되는 미국의 4월 PCE 가격지수가 시장의 예상보다 높게 나타난다면 인플레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질 가능성이 있다.

앞서 발표된 3월 PCE 가격지수는 2.3%, 근원 PCE 가격지수는 1.8%(이상 전년 동기 대비) 상승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 예상한 4월 PCE 가격지수의 전년 동기 대비 상승률은 3%다.

시장의 우려는 연준의 테이퍼링 조기 실행 가능성에 모아져 있다. 물가가 지속적으로 오를 경우 테이퍼링 돌입 시점이 앞당겨질 수 있기 때문이다. 테이퍼링에 대한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는 지금의 시장 분위기는 연준이 관련 스케줄을 명확히 밝힐 때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27일엔 한국은행의 상반기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 회의가 열린다. 이번에 금리와 관련된 조치가 나올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경기에 대한 한은의 진단과 향후 전망이 눈길을 끌 것으로 보인다.

한편 24일 코스피지수는 전장보다 0.51포인트(0.02%) 내린 3155.91에서 거래를 시작한 뒤 잠시 등락을 거듭하더니 오후 들어 낙폭을 키워갔다. 마감 시점의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종가보다 12.12포인트(0.38%) 하락한 3144.30을 기록했다.

제조업 및 서비스업 관련 지표가 긍정적으로 나왔지만 비트코인 가격 급락 등이 기술주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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