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경제 = 김기영 기자] 최근 수개월간 미국 및 한국 증시를 관통해온 가장 민감한 주제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가능성이었다. 가능성의 크기에 대한 시장의 반응이 시시각각 달라질 뿐 테이퍼링 자체에 대한 우려는 지금도 살아있다. 분위기를 좌우하는 것은 인플레이션 압력의 정도다.

그런 까닭에 이번 주에 발표될 미국의 5월 물가지표에 새롭게 눈길이 쏠리기 시작했다. 오는 10일(이하 현지시각) 발표되는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따라 시장은 다시 한 번 흔들릴 수 있다. 관심은 지수가 예상치와 얼마나 다르게 나타날지에 모아져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밝힌 전문가들의 전년 동기 대비 상승률 전망은 4.7%다. 지난 4월 CPI 상승률은 4.2%였다.

[그래픽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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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 중요시되는 근원 CPI는 1년 전보다 3.4% 상승했을 것으로 전망됐다. 전망치이긴 하지만 그 수준이 4월 근원 CPI 상승률보다 0.4%포인트 높다. 4월 CPI가 발표됐을 때 국내외 증시는 크게 출렁거렸었다. 시장의 예상치를 훨씬 넘어섰다는 점이 원인이었다.

5월 CPI는 일단 전망치 수준 자체가 높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전망치가 이 수준마저 크게 뛰어넘는다면 시장은 또 한 번 불안감을 표출할 가능성이 커진다. 물가 상승이 단기적 현상이라는 연준의 판단에 변화가 생길지 모른다는 우려가 커질 수 있어서이다.

5월 물가지수가 특히 중요시되는 또 하나의 이유는 이 수치가 다음주(15~16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통화정책 회의에서 중요한 참고자료가 될 것이란 점이다.

미국 증시는 최근 고용 증가폭이 예상보다 작게 나타나자 안도하는 모습을 보였었다. 아직은 연준이 완화적 정책을 거둬들여야 할 만큼 경제상황이 좋아진 건 아니라는 인식이 작용한 결과였다. 5월 미국의 고용 증가폭은 55만9000명인 것으로 조사됐었다. 이는 시장의 예상치에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실업수당 지원이 크게 늘어난데 따른 비정상적 현상이란 평가도 있지만, 최근의 고용지표는 경기 과열에 대한 우려가 비현실적일 수 있다는 인식을 시장에 심어주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미국의 10년 국채 금리는 5월 고용지표 발표 후 1.5%대로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국채 금리의 안정세는 연준이 당분간 완화적 정책을 이어갈 것이란 믿음과 관련이 깊다고 볼 수 있다.

[그래픽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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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전망과 관련해 살펴볼 때 국내 상황은 나쁘지 않은 편이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고, 수출도 여전히 호조를 보이고 있다. 백신 접종 확대는 리오프닝 관련주에 대한 관심을 자극하고 있다. 감염병 팬데믹 완화로 리오프닝이 기대되는 분야는 항공·여행·미용 등 다양하다.

이제부터 발표되는 전년 대비 수출 실적은 기저효과의 영향을 덜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승 흐름은 그대로 유지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이런 흐름은 오는 11일 관세청이 발표할 1~10일 수출입 동향(통관기준)을 통해 명확히 확인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7일 코스피지수는 상승세로 출발한 뒤 오전 한 때 3264.41까지 올라가며 장중 사상 최고치(올해 1월 11일, 3266.23)에 육박했다. 그러나 이후 등락을 거듭한 끝에 전장보다 12.04포인트(0.37%) 오른 3252.12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종가로는 사상 최고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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