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경제 = 천옥현 기자] 지난해 3월 신한금융투자는 라임 등 각종 사모펀드 이슈로 도마 위에 올랐다. 당시 구원투수로 발탁된 이영창 대표(사진)는 ‘고객 신뢰 회복’을 최우선으로 내걸었다. 그러나 신한금투 상품 투자 피해가 줄지어 드러나면서 이 대표가 약속을 지킬 수 있을지 불투명해졌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 대표 취임 이후 환매가 연기되거나 손실 처리된 상품에는 △젠투펀드 △신한명품프리미엄펀드랩 △더드루라스베이거스 △더플랫폼아시아금융펀드 등이 있다.

지난해 7월 신한금융투자가 판매한 젠투펀드의 환매가 중단됐다. 코로나19로 해외채권 가격이 떨어지자 사모펀드 운용사인 젠투파트너스가 레버리지 구조의 채권형 사모펀드 ‘KS 아시아 앱솔루트 리턴 펀드’(KSAARF) 등의 환매를 12개월간 중단하겠다고 통보한 것이다. 신한금융투자의 환매중단 규모는 4200억원으로 젠투펀드를 판매한 은행·증권사 중 가장 많은 금액이다. 젠투펀드의 총 환매중단 규모는 약 1조3000억원이다.

[사진 = 연합뉴스]
[사진 = 연합뉴스]

 

같은 해 10월엔 신한금융투자의 ‘신한명품 프리미엄 펀드랩(미국소상공인대출)’ 상품이 환매 연기됐다. 이는 미국의 소상공인 대출회사인 WBL(World Business Lenders)이 발행하는 대출채권에 재간접 방식으로 투자하는 상품으로 대출채권 회수가 원활하지 못해 유동성 위기를 맞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금융투자는 해당 상품을 2019년 5월부터 11월까지 4차례에 걸쳐 나눠 판매했다. 판매 규모는 247억원이다.

지난 2월 신한금융투자에서 판매한 ‘메리어트 인 라스베이거스 DLS 신탁’에서도 손실이 발생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 호텔리조트인 ‘더드루 라스베이거스’ 개발 프로젝트의 시행사가 채무불이행을 선언함으로써 문제가 촉발됐다. 이로써 대출채권을 기초로 발행된 파생결합증권(DLS) 신탁상품과 사모펀드에 투자한 개인들도 손실이 불가피해졌다. 신한금융투자를 통해 이 상품에 파생결합증권 형태로 투자한 개인투자자는 약 40명, 투자금액은 400억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금융투자가 2019년 9~11월 판매한 ‘더플랫폼 아시아무역금융펀드’도 환매가 중단 혹은 연기된 상태다. 신한금융투자의 해당 펀드 판매 규모는 약 600억원이다.

문제의 펀드 피해자들은 신한금융투자가 펀드 판매 과정에서 투자대상 및 구조, 과거 운용성과와 안전장치 등에 대한 정보를 제대로 전달해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아시아무역금융펀드(ATFF)에 투자된다고 설명했으나 투자금이 ATFF가 아닌 OPAL 펀드에 투자됐다는 것이다. 지난 5월에는 직원들의 불완전 판매 의혹도 제기됐다.

이와 같은 잦은 사고에 대해 신한금투 관계자는 “운용사 등과 협조해 투자보호방안을 다양하게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해 신한금융투자는 ‘독일 헤리티지 부동산 파생결합증권신탁’, ‘라임자산운용 펀드’ 등에 연루돼 김병철 전 대표가 사퇴했고 이영창 현 대표가 선임됐다. 사고가 반복되자 이영창 대표를 해결사로 앞세웠던 것이다. 하지만 그 뒤로도 달라진 것은 별로 없었다. 위에 열거한 사태들이 그 같은 진단을 뒷받침한다. 신한금융투자의 고객 신뢰 회복은 백년하청인 듯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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