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기 전에 집 한 채 마련하려는 게 지나친 욕심일까?

서울살이에 대한 푸념이 아니다. 내 집을 갖고 싶은 이들과 공유하고픈 얘기다. 요즘 서울에서 내 집 장만하기는 조미료(MSG) 하나 안 보태서 ‘하늘의 별 따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2년간 부동산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았기 때문이다.

서울 시내 아파트 가격은 참말로 ‘억X3’ 소리 나게 뛰었다. 그렇기에 서민들 대다수가 운 좋게 주택청약에라도 당첨되면 조금 다른 의미로 ‘억!’ 소리를 내지르는 건 아닐까.

실제로 KB국민은행이 올해 초 발표한 주택가격 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서울 아파트의 경우 평당 가격이 전용면적 기준으로 4000만원을 돌파했다. 이는 전년도 같은 달(3351만원) 대비 20% 이상 급등한 액수다. 해가 갈수록 집을 사려는 사람이나, 집을 팔려는 사람 양쪽 모두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는 형국이다.

국민은행 부장. [사진 = 제공]
전인수 국민은행 브랜드전략부장. [사진 = 국민은행 제공]

그렇다면 내 집 마련을 위한 봄날은 과연 올까? 이달 초 출간된 신간 ‘집 살까요? 팔까요?’가 이 같은 질문에 대한 적절한 답을 줄 수도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저자는 집 살 때를 기다리기보단 ‘본인 능력에 맞는 집을 찾으라’고 조언한다.

‘집 살까요? 팔까요?’엔 갈피마다 부동산학 박사인 저자의 이 같은 현실적인 조언들이 가득하다. 이들 조언은 저자가 15년 동안 100명 넘는 지인들에게 부동산 상담을 무료로 해주고 얻은 나름의 노하우가 축적된 결과물들이다. 그래서 더욱 설득력이 있다.

서울 시내 곳곳을 발바닥이 부르트도록 누비고 다녔다는 저자는 바로 전인수 KB국민은행 브랜드전략부 부장이다. 그가 부동산과 금융 컨설팅이 동시에 가능한 전문가로 손꼽히는 이유는 이 때문이기도 하다.

전인수 부장은 인터뷰에서 “‘지금이라도 집을 사야 할까요?’ 이 질문을 던지는 사람들에게 이 책이 현명한 선택을 위한 ‘작은 나침반’이 됐으면 좋겠다”면서 “집은 (있는 그대로) 집이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과연 전인수 부장이 말하는 ‘집다운 집’이란 무엇일까.

전 부장은 “아직도 나는 하루 이틀 집을 비웠다 현관문을 열 때면 내 집이 주는 평안함을 느낀다. 때론 아주 먼 여행에서 돌아온 것처럼 깊은 평안함을 느낄 때도 있다. 집은 그런 곳이어야 한다”고 말한다.

전인수 부장은 ‘집 살까요? 팔까요?’를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누어 구성했다.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 ‘내 집을 산다는 것’과 ‘내 집에 산다는 것’이 바로 그것인데, 각각 내 집을 구매하는 방법과 매매하는 방법에 관한 내용으로 채워졌다. 간간이 등장하는 다양한 에피소드는 이사, 매매, 임대, 대출, 재테크 등 부동산 관련 다양한 형태의 컨설팅 사례를 토대로 하고 있어서 흥미를 배가시킨다.

그밖에 단독주택으로 이사할 경우의 장점과 단점 설명, 전원주택·상가 등 여러 형태의 부동산 관련 문제에 관한 상담 사례 등도 알토란같은 정보가 아닐 수 없다.

전인수 부장은 또 책을 통해 △부동산 선택 기준 △대출 상환의 정석 △부동산 투자 등 부동산 ‘꿀팁’들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특히 전 부장이 지인들과 실제로 겪은 부동산 에피소드의 경우 수년간 서울 넘어 수도권까지 내 집을 찾기 위해 여기저기 헤매고 있는 필자에게 깨알 같은 정보만이 아니라, 쏠쏠한 재미까지 덤으로 안겨주었다.

“프랑스 소설가 앙드레 말로 말처럼 ‘오랫동안 꿈을 그리는 사람은 마침내 그 꿈을 닮아간다’는 것을 기억하고 이 책을 읽은 모든 분들이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뤘으면 좋겠다.”

이는 전인수 부장이 독자들에게 전하고픈 말이다.

아파트값 치솟는 것에 억장이 무너지며 당장 집을 사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노심초사하고 있는 이들이라면 무작정 ‘내 집 찾아 삼만리’ 행로에 나서기 전, 부동산 박사의 집에 대한 의미와 철학을 곱씹어보면서 근본적인 방향을 정해보면 어떨까.

산업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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