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경제 = 김기영 기자] 12일 코스피는 종일 고공 행진을 이어갔다. 전장 종가보다 9.56포인트(0.30%) 오른 3227.51에 거래를 시작한 이후 코스피지수는 약간의 등락을 반복하는 가운데 상승하는 흐름을 나타냈다. 코로나19 4차 팬데믹의 영향으로 직전 3거래일 연속 하락한데 대한 반발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주 금요일(이하 현지시각) 뉴욕증시에서 3대 지수가 모두 종가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것도 분위기 형성에 일조한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흐름은 감염병 대유행이 더 이상 결정적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을 낳고 있다. 오히려 감염병 사태 악화가 통화당국의 긴축정책 이행 시점을 늦추는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가 나타나고 있기도 하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감염병 대유행에 대해 “작년 3월 이후 수차례 경험해온 재료”라고 설명했다. 감염병 대유행이 반복되면서 심리적 측면에서 투자자들에게 내성이 생겼다는 점을 말하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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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병 대유행 사태 재발이 리오프닝(경기 재개) 관련주엔 단기적 충격을 가할 수 있지만 장기적 영향을 미치진 못할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정부의 방역 강화와 백신 접종 확대 등으로 인해 오히려 상황이 호전될 수 있다는 게 그런 전망의 배경이다.

같은 맥락에서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정상화 이행 시점이 늦춰질 수 있다는 전망마저 대두된다. 지금 같은 상황에서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을 본격적으로 논의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의미다.

미국에서도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위력을 떨치고 있지만 시장금리 흐름의 가늠자인 10년물 국채금리는 안정적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미국의 10년물 국채금리는 1.30% 내외에 머물러 있다. 그 배경엔 감염병 재확산으로 인플레이션 압력과 성장세가 일부 약화될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이런 분위기는 연방준비제도(연준)의 물가 상승 흐름에 대한 인내심을 강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은의 통화정책 방향은 15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통해 새롭게 가늠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수 전문가들은 한은이 이번에 금리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은 낮다는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이전부터 이야기됐던 관심사는 이번에 통화정책 정상화에 대한 소수의견이 얼마나 나울까였다. 만약 감염병 상황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소수의견이 복수로 나올 경우 다음 금통위 회의 때(8월) 기준금리 인상이 단행될 수도 있다. 이 때 기준금리가 인상된다면 연내에 또 한 번 금리가 인상될 가능성도 함께 열린다. 8월 이후의 올해 한은 금통위 회의는 10월과 11월에 각각 열린다. 12월엔 금통위 회의가 없다.

코로나19 유행으로 한산해진 서울시내 거리. [사진 = 연합뉴스]
코로나19 유행으로 한산해진 서울시내 거리. [사진 = 연합뉴스]

미 연준의 금리정책 방향이 델타 변이 바이러스 창궐의 영향을 받을지도 주요 관심사가 될 수밖에 없다. 당장의 변수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미 의회 증언이다. 파월 의장은 14일 하원, 15일 상원에서 각각 발언대에 선다. 시장은 이날 파월 의장이 가시화되는 인플레이션에 대해 입장 변화를 보일지에 주목하고 있다.

때맞춰 파월 의장의 의회 증언 하루 전인 13일엔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문가 의견을 취합해 전한 바에 따르면 6월 CPI는 전달과 같은 수준(5%)의 상승률(전년 동월 대비)을 기록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연준이 특히 주목하는 근원 CPI는 전달(3.8%)보다 더 큰 상승률(4.0%) 기록했을 것으로 보도됐다. 연준이 설정한 근원 CPI 상승률 목표치는 2%다. 다만, 연준은 물가 상승률이 일정 기간 평균적으로 이 선을 넘어섰다고 판단될 때 통화정책 변화를 검토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이제 실적 시즌이 본격적으로 열린다는 점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하지만 깜짝 실적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요란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은 편이다. 투자자들의 시선은 예상됐던 실적 호조를 넘어 이미 그 다음 분기의 실적 전망에 쏠려 있기 때문이다.

12일 코스피지수는 시간이 흐를수록 상승폭을 키워간 결과 전장보다 28.52포인트(0.89%) 상승한 3246.47에 거래를 끝냈다. 이날은 개인이 순매도를 보인 가운데 기관과 외국인이 순매수를 기록하며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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