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경제 = 천옥현 기자] 남양유업이 홍원식 전 회장 일가의 주식과 경영권을 매각하기 위한 임시주주총회를 지난달 30일 돌연 연기했다. 최악의 경우 매각이 결렬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까지 제기되면서 남양유업의 ‘오너 리스크’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2일 오후 2시 기준 남양유업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2.16% 하락한 59만원이었다. 오전 9시 20분에는 전 거래일보다 6.96% 하락한 56만1000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임시주주총회 연기를 발표한 지난달 30일 주가는 전일 대비 7.6% 하락했다.

남양유업 주주들은 홍 전 회장을 향한 비판을 쏟아냈다. “역시 전적은 무시 못 하네”, “홍씨 일가의 ○○○짓 응징하자”, “소액 주주는 다 죽으라는 건가”, “불매운동합시다” 등이 그 내용들이었다.

[이미지 = 남양유업 홈페이지 캡처]
[이미지 = 남양유업 홈페이지 캡처]

남양유업과 매수자 한앤컴퍼니의 경영권 이전 거래는 지난달 30일 마무리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남양유업은 당일 경영권 이전을 위한 임시주주총회를 9월 14일로 연기한다고 공시했다. 남양유업 측은 “쌍방 당사자 간 주식매매계약의 종결을 위한 준비에 시간이 필요하다”고 사유를 설명했다. 여기서 당사자는 홍 전 회장과 한앤컴퍼니를 의미한다.

한앤컴퍼니는 이에 대해 “경영권 이전 안건을 상정조차 하지 않고 현 대주주인 매도인(홍원식 전 회장)의 일방적인 의지에 의해 6주간 연기한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며 “이는 주식매매계약의 명백한 위반”이라고 밝혔다. 이어 “법적 조치를 포함한 모든 대응 방안에 대한 검토가 불가피하다”고 경고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홍 전 회장의 변심 이유를 ‘매각 대금’으로 보고 있다. 홍 전 회장 일가가 보유한 지분 52.63%의 매각 금액은 3107억2916만원이다. 이에 대해 시장에서는 기업 가치가 저평가됐다는 의견이 있었다. 업계 점유율과 1조원 안팍의 연매출을 고려했을 때 너무 적은 금액이라는 것이다.

아울러 매각 결정 후 주가가 급상승한 점도 홍 전 회장의 변심 사유로 분석된다. 실제 남양유업의 주가는 지난 5월 27일 매각 발표 이후부터 임시주주총회 연기가 발표되기 전인 지난달 29일까지 48.75% 증가했다. 일각에서는 홍 전 회장 측이 다른 투자자들과 접촉 중일 것이란 의견도 나왔다. 현재 주가를 반영해 높은 가격을 부른 또 다른 매수 희망자가 나타났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앞서 남양유업은 대리점 갑질, 창업자 외손녀의 일탈, 경쟁사 비방 댓글 등으로 구설에 오른 바 있다. 지난 4월엔 자사 제품 불가리스가 코로나19 예방에 효과가 있다고 발표해 파문을 일으켰다. 홍 전 회장은 사태에 책임을 지고 지난 5월 회장직에서 물러났고, 모든 지분을 사모펀드인 한앤컴퍼니에 매각하는 내용의 계약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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