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경제 = 정유진 기자] 백화점 업계가 엔데믹과 가정의 달을 맞아 일상으로의 복귀를 넘어 훈풍을 노리고 있다. 그중에서도 ‘벨리곰’ 등 각종 캐릭터를 활용한 이색 전시 및 체험행사가 앞다퉈 진행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지난달 잠실 석촌호수에 설치됐던 벨리곰은 2014년 러버덕 프로젝트에 이어 수백만 명의 방문객을 끌어오는 전시행사로 떠오르며 연일 화제를 모았다. 벨리곰은 일반 대중은 물론 아이돌 스타의 인스타그램에 등장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롯데백화점은 롯데월드타워에 이어 롯데프리미엄아울렛 타임빌라스 잔디광장에 15m 높이의 초대형 벨리곰 조형물 전시를 진행했다. 롯데백화점에 의하면 전시가 시작된 지난 1일 해당 전시장 방문객은 약 3만 50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1~4월 주말 방문객 수의 평균치를 30% 웃도는 수치다.

[사진 = 정유진 기자]
[사진 = 정유진 기자]

벨리곰은 기존 캐릭터에서 벗어나 ‘놀래키기가 특기인 곰 크리에이터’라는 설정을 탑재했다. 몰래카메라 영상으로 유명한 ‘벨리곰TV’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는 현재 50만 명을 돌파했으며, 벨리곰 티셔츠와 인형, 피규어 등의 굿즈들을 판매하는 온라인 스토어 '벨리곰 닷컴'의 매출은 5배 이상 늘어났다는 후문이다.

현대백화점의 경우 어린이들의 친구, ‘월리를 찾아라’ 시리즈의 월리 캐릭터를 내세운 체험형 행사매장을 꾸며 고객들을 맞고 있다. '월리와 떠나는 행복 여행(Where's Happiness?)'이란 주제의 전시와 이벤트가 8월 21일까지 압구정 본점 등 전국 16개 백화점과 아울렛 8개 점포에서 진행된다.

현대백화점은 13m에 달하는 초대형 월리와 1.8m 높이의 월리 크루 조형물 200여 개를 포함한 총 2500여 개의 월리 캐릭터가 백화점 및 아울렛 점포 내·외부의 마네킹 자리를 대신했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현장에서는 고객들이 참여할 수 있는 종이인형 만들기, 트릭 아트 코너 등 다양한 콘텐츠가 운영된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심신이 지쳤던 고객들을 위해 이번 이벤트를 기획했다"면서 "앞으로도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 트렌드를 선도할 수 있는 콘텐츠 개발에 매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지 = 신세계백화점]
[이미지 = 신세계백화점]

신세계백화점은 대표 캐릭터 ‘푸빌라(puuvilla)’를 대체불가토큰(NFT)으로 제작, 6월 중순쯤에 3회에 걸쳐 1만 개가량의 민팅(Minting·NFT를 생성하고 분양)을 진행할 예정이다.

2017년 만들어진 푸빌라는 ‘북쪽 깊은 숲에 사는 곰의 형태를 하고 있지만 어디서 왔는지 알 수 없는, 세상에 하나뿐인 존재’라는 설정을 가미한 캐릭터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 신규 캐릭터인 ‘로저(Roger)’를 추가해 럭셔리 브랜드 로저비비에와 협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추후 소유한 NFT 등급에 따라 백화점에서 누리는 오프라인 혜택도 제공할 방침이다. NFT 소유자(홀더)를 위한 파티, 푸빌라 NFT를 활용한 기획 상품 제작과 메타버스 생태계 구축도 구상 중이다.

대형백화점 3사가 이처럼 캐릭터 활용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된 건, 특유의 세계관이나 스토리를 가진 캐릭터가 재미·경험을 추구하는 MZ세대에 한층 유효하게 어필하기 때문이다.

최근 VR(가상현실), AR(증강현실) 기술 등을 기반으로 한 메타버스 시장이 떠오르면서 캐릭터, NFT 등 디지털 콘텐츠가 가진 힘도 배가됐다.

특히 전 연령층을 아우를 수 있는 역량을 가진 캐릭터의 가능성은 광고업계·출판계를 휩쓴 바 있는 EBS 캐릭터 ‘펭수’로도 이미 충분히 증명된 바 있다.

캐릭터 춘추전국시대를 맞은 백화점 3사 중 캐릭터로 쏠쏠한 재미를 볼 곳은 어디가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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