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와 우리나라의 지루한 국제분쟁이 일차적으로 종료됐다. 이 사건을 맡은 세계은행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는 최근 외환은행 매각 과정에서 한국 정부의 방해로 손실을 입었다며 론스타가 청구한 손해배상금의 일부를 한국 정부가 지급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이 같은 소식은 지난 31일 법무부를 통해 전해졌다.ICSID가 우리나라에 지불하라고 결정한 금액은 론스타가 청구한 금액(46억7950만 달러, 약 6조1000억원)의 4.6%인 2억1650만 달러(약 2925억원)다. 분쟁이 시작된 지 10년 만에 나온 결론이었
글씨기를 업으로 삼는 이들 사이에서 강조되는 경구 중 하나가 ‘글을 무서워하라’는 것이다. 책임감을 갖고 글을 써야 한다는 의미가 담긴 말이다. 그들 사회에서 통용되는 말 중엔 ‘일물일어(一物一語)’라는 것도 있다. 하나의 사물 또는 상황에 가장 적합한 단어는 하나밖에 없으니 글 쓰는 이는 그걸 골라내기 위해 고심해야 한다는 의미가 담긴 표현이다. 이 모두는 말에 비해 글이 보존성 면에서 우월하다는 점을 고려한 교훈이다.하지만 이들 경구는 유명 정치인이나 공직자 등 명사들에게는 부족한 교훈일 수 있다. 그들의 경우엔 입을 통해 나오
[나이스경제 = 김기영 기자] 통계청이 31일 ‘7월 산업활동동향’을 발표하자 언론들이 앞다퉈 ‘트리플 감소’가 재현됐다고 보도했다. 생산과 소비·투자가 전달에 비해 일제히 감소했다는 점을 한 마디로 강조하기 위함이었다. ‘트리플 감소’는 지난 4월에도 나타났었다.트리플 감소는 생산은 물론 소비·투자를 아우르는 내수가 동시에 줄었음을 의미하는 표현인 만큼 경기 침체 가능성을 경고하는 의미로 쓰이곤 한다. 특히 메시지의 전달 강도를 높이기 좋아하는 언론의 속성 탓에 기사 제목으로 자주 등장하는 용어가 됐다.이 표현은 그야말로 언론용이
[나이스경제 = 최진우 기자] 내년도 정부 예산안이 확정됐다. 예산안 규모는 올해 본예산보다 5.2% 늘어난 639조원이다. 정부는 30일 국무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내년도 예산안을 확정했다. 이 예산안은 다음달 2일 국회에 제출된다.윤석열 정부가 추진중인 감세정책을 고려하면 이번 예산안의 두드러진 특징은 ‘덜 걷고 덜 쓰겠다’는 의지가 뚜렷이 반영돼 있다는 점이다. 그 같은 의지는 우선 총지출 규모에서 확인된다. 내년 예산안 총지출(639조)의 올해 본예산 대비 증가율(5.2%)은 2017년의 3.7% 이후 가장 낮다. 문재
올해 1분기 임금근로 일자리가 사상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모든 연령대에서 일자리가 늘어난데 힘입어 30대 일자리도 10개 분기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4분기보다 증가폭이 크게 확대되면서 일자리 회복세가 일단 궤도에 올랐다는 분석이 나온다.통계청이 지난 25일 내놓은 ‘2022년 1분기(2월 기준) 임금근로 일자리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1분기 임금근로 일자리는 1974만9000개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75만2000개 늘어났다. 관련 통계작성을 시작한 2018년 1분기 이후 최대 증가폭이다. 특히 2019년 4분기부터 9개
윤석열 정부 첫 번째 예산안 수립의 기본방침이 제시됐다. 지난 24일 국회에서 열린 당정협의회 결과 브리핑을 통해서였다. 여당 정책위의장이 기자 브리핑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내년도 예산안 수립의 기본방침은 대대적인 지출 구조조정을 통한 건전재정 확립이었다. 예산안의 콘셉트는 ‘국민의 삶과 다음 세대를 위한 예산’으로 정리됐다.새 정부는 취임 이래 줄곧 건전재정 추구 의지를 드러내왔다. 내년도 예산안은 그 의지가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케 해줄 중요한 판단 자료라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정부의 예산안이 최종적으로 어떻게 짜일지에 대해
[나이스경제 = 김기영 기자] 윤석열 정부가 처음 국회에 제출하는 내년도 예산안의 키워드는 사회적 약자와 청년, 민생 등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여당은 24일 국회에서 예산안 편성 협의회를 열고 이 같은 방향으로 예산안을 짠다는데 의견을 같이한 것으로 전해졌다.국민의힘 성일종 정책위의장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내년 예산안에 청년 구직 지원, 에너지바우처 인상 및 농·축·수산물 할인쿠폰 지급대상 확대 등의 내용을 포함한다는 데 당·정이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필요성이 절실해진 도심 내 대심도 빗물터널의 설계를 위한 비용도 내년 예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對)중국 수출 비중이 가장 높았던 산업군은 정밀기기와 정밀화학, 반도체, 유리, 석유화학 등이었다. 특히 반도체산업은 지난 20여년 동안 대중 수출비중이 가장 많이 커졌다. 반도체산업은 국가경제·안보와 직결되는 고부가가치 산업인 만큼 ‘반도체 굴기’를 위해 안간힘쓰는 중국과의 ‘초격차’(‘비교 자체가 불가능한 절대적인 기술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선 기업과 정부가 기술혁신에 총력전을 펼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 21일 한·중수교 30주년을 맞아 내놓은 ‘산업별 대중국 수출의존도 변화와 시사점
[나이스경제 = 최진우 기자] 물가가 조만간 정점을 찍을 것이란 기대 섞인 전망이 속속 나오고 있다. 대체적 관측은 정점 상황이 비교적 길게 이어질 것이라는데 모아진다. 물가 상승이 멈추더라도 하락세는 완만하게 장기간 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향후 물가 흐름을 예상하는데 활용되는 대표적 자료로는 기대인플레이션이 꼽힌다. 기대인플레이션은 소비자들의 물가에 대한 전망을 말한다. 한국은행은 매달 설문조사를 통해 향후 1년에 대한 소비자들의 물가전망을 상승률 구간별로 조사해 집계한 뒤 발표한다. 발표되는 내용 중에서도 가장 중요
지난 2분기 소득 최상위 20%에 해당하는 5분위 가구에 자영업자의 비중이 대폭 증가했다. 소득 상위 21~40%에 들어가는 4분위 가구에서 자영업자가 차지하는 비중도 늘어났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직후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로 어려움을 겪은 자영업자·소상공인에게 최대 1000만원의 손실보전금을 지급한 게 주요인으로 작용했다.통계청이 지난 18일 내놓은 ‘2022년 2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2분기 소득 상위 20%에 해당하는 5분위 가구 가운데 ‘근로자 외 가구’ 비중
나라살림이 적자로 일관하고 있다. 새삼스러울 것도 없는 일이지만, 진짜 심각한 문제는 적자폭이 너무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 여파로 국가채무 또한 가속도를 붙여가며 증가일로를 달리고 있다.지난 정권 5년 동안에는 그 속도가 특히 빨라져 누적된 국가채무가 대한민국의 신용도를 위협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정부 수립 이래로 문재인 정권 출범 시점까지만 해도 누적된 국가채무는 600조원대 수준이었다. 그러나 이후 국가채무는 빠르게 늘어 어느덧 1000조원 선마저 넘기게 됐다. 유한한 정권이 무한한 국가를 위해 장기계획 하에 운용
[나이스경제 = 최진우 기자] 대내외 악재들로 경제 환경이 열악해진 와중에도 주요 기업 경영진은 저마다 올해 상반기 중 ‘억!’ 소리 나는 보수를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감탄사에 빗대 표현하다 보니 ‘억’이라 했지만, 실제로는 수십억대 보수가 예사였다. 상반기 중에만 이미 수백억대 보수를 챙긴 경영자들도 있었다. 이는 기업들이 반기보고서를 속속 공시하면서 드러난 사실들이다.기업들의 최근 공시 내용을 뜯어보면 이들 경영진이 받은 올해 상반기 보수의 대종을 이룬 것은 상여나 특별공로금 등이었다. 스톡옵션 행사로 거액의 차익을 남긴 것도
2030년까지 온실가스를 40% 감축하기 위해 에너지 안보 및 기후변화 대응에 3690억 달러(약 482조원) 규모를 투자하는 것을 비롯해 처방약 가격 인하, 법인세 인상 등의 내용을 담은 ‘인플레이션 감축법안’((Inflation Reduction Act)이 미국 의회를 통과했다. 인플레 감축법안이 기본적으로 중국을 견제하고 미국 중심의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한 움직임인 만큼 태양광 기업에는 수혜가 기대되지만 배터리와 전기자동차 업계는 공급망 다변화, 현지 생산법인 진출 등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미국 뉴욕타
정부가 동일인 지정제도에 일부 손질을 가하기로 했다. 재벌 총수로 통용되는 공정거래법상 ‘동일인’의 친족 범위를 기존보다 좁힌다는 것이 제도 개선의 주 내용이다. 동일인은 대기업집단을 지배하는 사람을 지칭한다. 대기업집단에서 자체 선정한 특정인을 당국에 알리면 그 당사자를 동일인으로 지정한 뒤 법규상 그의 친족 범위에 드는 이들에게 각종 규제와 제재를 가하려는 것이 이 제도의 설립 취지다.정부는 제도 개선을 위해 손질된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안을 다음달 20일 시한으로 입법예고했다. 개정안의 세부 내용은 동일인의 친족 범위를 기존의
상반기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예상보다 선방했지만 1년 전에 비해 절반 수준에 그쳤다. 원자재가격 급등과 대(對)중국 수출부진 등 악재가 겹친데 따른 것이다.한국은행이 최근 내놓은 국제수지 잠정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247억8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417억6000만 달러)보다 169억7000만 달러(40.6%) 줄었다.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흑자액이 230억2000만 달러나 감소했던 2017년 상반기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이다. 다만 흑자 규모는 한은이 5
코로나19 팬데믹과 우크라이나 사태 등 산적한 글로벌 악재 속에서 반사이익을 즐기는 기업들이 있다. 은행과 석유회사들이 그에 해당한다. 이들 기업은 감염병 사태와 전쟁 등에서 비롯된 공급망 혼란과 각국 중앙은행의 긴축기조, 고유가 등을 발판 삼아 역대급 이익을 거둬들이고 있다. 시쳇말로 이익을 ‘줍줍’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일언이폐지하여, 세계 시민을 불행하게 만든 환경이 이들 기업엔 호재가 되어주고 있는 것이다.물론 이들 기업의 활동은 합법의 테두리 안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정부가 공공기관의 비효율·방만경영을 끊어내기 위해 고강도 ‘개혁의 칼’을 빼들었다. 내년부터 공공기관 정원을 줄이고 당장 하반기부터 경상경비와 업무추진비를 10% 이상 절감하며 고유 업무와 상관없는 비핵심 자산을 매각하겠다는 것이다.정부는 지난달 29일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제9차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새 정부 공공기관 혁신 가이드라인’을 상정·의결했다. 혁신 가이드라인은 350개 모든 공공기관이 오는 8월 말까지 기재부에 제출해야 하는 기관별 혁신계획의 기준이다.추 부총리는 “공공
[나이스경제 = 최진우 기자]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조만간 고점을 찍을 것이란 전망에 조금씩 힘이 실리고 있다. 소비자물가 상승곡선의 경사도가 완만해지며 수평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점이 그 논거다.2일 통계청은 ‘소비자물가동향’ 발표를 통해 7월 소비자물가가 1년 전보다 6.3% 상승했다고 밝혔다. 상승률은 전달보다 0.3%포인트 높아졌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작년 10월 3%대로 올라선 뒤 올해 3월 4%대로 더 올랐고, 5월엔 5%대, 6월엔 6%대로 폭을 키워갔다.하지만 상승곡선의 기울기는 점차 완만해지는 추이를 나타냈다. 이는
소비심리가 꽁꽁 얼어붙고 있다. 고금리와 고물가 여파로 소비활동이 4개월째 뒷걸음질치며 외환위기 이후 최장 기간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산업생산은 두 달째 증가했지만, 생산은 했으되 제대로 팔리지 않는 바람에 재고율이 코로나19 사태가 한창이던 2년 전 수준까지 높아졌다.통계청이 지난달 29일 내놓은 ‘6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매판매액지수는 118.3(2015년=100)으로 전달보다 0.9% 줄었다. 소비 감소는 3월(-0.7%), 4월(-0.3%), 5월(-0.2%)에 이어 4개월 연속이다. 소비가 4개월 내리
윤석열표 ‘공정과 상식’에 대한 신뢰가 크게 훼손된 듯하다. ‘공정과 상식’은 윤석열 대통령이 정치에 뛰어들면서 앞세운 대표 구호다. 그 구호에 대한 신뢰에 금이 간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에게는 치명적인 일이다.신뢰 훼손의 가장 큰 원인은 인사다. 이를 새삼스레 확인시켜주는 것이 최근 한국갤럽이 발표한 대통령 지지율 관련 여론조사 결과다. 한국갤럽이 공개한 7월 넷째 주(26~28일)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긍정평가 비율은 28%에 그쳤다. 부정평가 비율은 62%로 집계됐다. (표본오차 95% 신뢰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