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 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더니 결국 200조원을 넘어섰다. 최근 한전이 공개한 반기보고서에 의하면 올해 상반기까지 누적된 한전의 총부채(연결기준)는 201조4000억원이었다. 국내 상장사 중 최대치이자 우리나라 1년 예산의 3분의 1을 넘어서는 규모다.더 심각한 문제는 부채 규모가 증가일로에 있다는 점이다. 올 상반기 기준 누적 총부채는 반년 만에 8조원가량 늘어났다. 올해 3분기엔 국제유가의 일시적 하락에 힘입어 한전이 약간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기대된다지만 4분기엔 다시 적자로 돌아서리라는 게 시장 분석가들의 전망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재계의 맏형’이란 옛 위상을 되찾으려 조만간 새 출발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기업 중 최소한 삼성이 복귀한 가운데 오는 22일로 예정된 임시총회를 성공적으로 치르며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로 재탄생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전경련의 새 출발을 가장 크게 빛내줄 이벤트로는 삼성의 복귀만한 것이 없을 것 같다. 현재 기류로 보면 삼성은 한경협 출범에 맞춰 회원사로 복귀할 가능성이 크다. 각 계열사의 판단을 전제로 두긴 했지만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준감위)가 삼성의 전경련 복귀 통로를 열어준 것이 그런 분석의 배
권위 있는 민간 싱크탱크인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이 올해 우리나라의 성장률 전망치가 1.3%에 머물 것이란 전망을 유지했다. 지난 6월 기존보다 0.2%포인트 낮추어 제시했던 전망치를 두 달 만에 재확인한 것이다. 11일 한경연은 3분기 경제동향과 전망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경기 부진 흐름이 연내에 반전되기는 힘들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한경연의 전망은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의 1.5%는 물론 정부와 한국은행의 최근 수정 전망치 1.4%보다도 낮은 것이다. 어느 쪽 전망이 맞을지는 알 수 없지만 관전자 입장에서는 민간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가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강등해 세계 금융시장에 파문이 일었다. 파장이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일반적이지만 미국 정부는 크게 반발했다. 세계경제를 선도하는 국가이자 달러화 발권국으로서의 자존심이 손상됐다는 자각 때문이었을 것이다.피치는 최근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최고 등급인 기존의 AAA에서 AA+로 한 단계 낮추는 조치를 취했다. 미국을 독일 등 유럽 선진국은 물론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호주·싱가포르보다도 아래로 내려보낸 것이다.이번 조치는 미국 국채의 안전성이 전보다 낮아졌으니 그만큼 조심성을 키우라는 메
요즘 언론계에 만연해진 것 중 하나가 ‘따옴표 저널리즘’이다. ‘He Said She Said 저널리즘’으로 불리기도 한다. 이른 바 ‘카더라~’식 보도의 상당수가 그에 해당한다. 인용보도를 같은 의미로 쓰는 이들도 있지만, 이 말은 언론계에서 대체로 다른 개념으로 통용된다. 소위 ‘물 먹은 기사’가 있는데 당장 팩트 확인이 안 되는 경우 최초 보도 매체명을 명기하면서 기사화하는 것을 보통 인용보도라 부른다. 정당하고 솔직한 보도행태라 할 수 있다.따옴표 저널리즘은 누군가의 말을 토씨 하나까지 그대로 옮겨 전달하는 보도 행태를 지칭
더불어민주당이 또 추경 타령을 하기 시작했다.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앞장서서 주장하는 이는 이재명 대표다. 명분으로는 이번에도 예외 없이 민생을 앞세우고 있다. 이재명 대표의 퍼주기 선호 성향이야 새삼 거론할 것도 없지만, 때가 때인지라 혹여 정부 여당마저 추경의 유혹에 휩쓸려드는 게 아닐까 우려된다. 경기가 침체 기미를 드러내고 있는 마당에 정권의 사활이 걸린 총선이 시시각각 눈앞의 현실로 다가오고 있어서이다.정부·여당으로서는 미미하나마 성장률을 끌어올릴 수 있고, 무엇보다 선심용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추경에 매력을 느끼기
내년도 최저임금이 사실상 결정됐다. 몇몇 요식절차만 거치면 내년 최저임금은 전년보다 2.5%, 액수로는 240원 오른 시간당 9860원으로 확정된다. 초과근무 없이 주 40시간을 정확히 근무하는 상시근로자가 받는 월급을 기준으로 하면 206만740원이다. 이는 주휴수당 제도 덕에 쉬는 토요일에도 8시간을 근무한 것으로 쳐 월간 근무시간이 209시간에 이른다는 계산 아래 산출된 액수다.최저임금위원회가 장기간 논의를 거듭한 뒤 표결을 거쳐 의결한 내년도 최저임금을 두고는 노·사 양측 모두가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노동계는 최저임금 인상
한국은행이 13일 기준금리를 또 동결했다. 한은은 올 들어 1월에만 기준금리를 한 단계 인상한 뒤 내리 3.50%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시장은 이번 기준금리 동결을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열리기도 전부터 기정사실화하고 있었다. 한은이 1월 이후 열린 네 차례의 금통위 회의에서 연이어 기준금리를 동결하자 금융소비자들 사이에선 기준금리 인상 행진은 끝났다는 인식이 강화되고 있는 듯 보인다.그러나 통화정책 방향에 대한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다. 먼저 한은의 금리 동결 배경을 정확히 이해할 필요가 있다. 요는 한은의 연이은 기준금리 동결이
지난 4월 발생한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건설현장의 지하주차장 붕괴사고는 예상했던 대로 인재(人災)였다. 국토교통부 건설사고조사위원회가 전 과정을 되짚어 살펴보니, 설계에서 시공·감리 전반에 걸쳐 사고 발생 위험요인이 널려 있었지만 누구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 어떤 과정에서든 누군가가 조금만 자세히 들여다보았더라면 ‘사고가 날 수 있겠구나’ 생각할 수 있었으나 그냥 지나쳤다. 단계별 관여자들이 타성에 젖어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했거나 ‘설마’하는 마음에 알고도 지나쳤을 것으로 짐작된다.총체적 부실에 의한 사고였음을 고려하면 후자의
광고 기법 중에 ‘부정적 소구’라는 게 있다. 광고학에서 3B를 논할 때 비교대상으로 자주 다뤄지는 개념이다. 3B는 미인(Beauty), 어린이(Baby), 동물(Beast)을 지칭한다. 이들을 소재로 광고를 하면 소구(訴求) 효과가 크다는 것이 광고학에서의 정설이다. 3B는 친근감과 호감을 유발함으로써 소기의 광고효과를 얻도록 해준다는 점에서 긍정적 소구의 수단이라 할 수 있다.그에 대비되는 것이 부정적 소구다. 불안감·공포감 등을 조장하면서 특정 상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하게 유도하는 광고 기법으로서 화재보험 등의 상품 광고에 이
아직 일부이긴 하지만 식품업계가 줄줄이 가격 인하에 나서고 있다. 제조원가 인하 요인을 왜 판매가격에 반영하지 않느냐는 정부의 요구에 제조업체들이 화들짝 놀라 반응을 보이면서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다. 가격 인하 물꼬를 튼 곳은 라면 제조업체다.코로나19 팬데믹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겹치면서 심화된 공급망 혼란은 세계적으로 고물가라는 달갑지 않은 현상을 초래했다. 특히 국제유가와 곡물가의 급상승은 각 나라 국민들의 일상생활은 물론 세계 경제에 큰 타격을 가했다. 러시아의 가스공급 제한과 세계 굴지의 곡창인 우크라이나의 밀 공급량
내년 최저임금도 모든 업종에서 동일하게 적용된다. 최저임금위원회가 지난 22일 전원회의에서 내년도 최저임금의 업종별 차별화 안건에 대해 투표한 결과 반대 15표, 찬성 11표로 해당 안건이 부결된데 따른 결과다. 투표에는 사용자위원과 근로자위원, 공익위원 각 9명 중 근로자위원 1명이 불참했다.정황상 공익위원 9명 중 2명만이 최저임금 업종별 구분에 찬성 입장을 표시한 것으로 짐작된다. 중립적 입장의 공익위원 다수가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당분간은 경영계가 요구해온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화는 관철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
“안전이 검증되면 후쿠시마 오염수를 마시겠습니까?”“기준에 맞다면 마시겠습니다.”“한 번 공수해 올까요?”맥락 없이 이 부분만 떼어 놓고 듣는다면 술집 등에서 취객 간에 오가는 말싸움 정도로 이해될 만한 대화다. 하지만 이는 최근 국회 대정부질문 현장에서 국무총리와 제1 야당 의원 간에 오간 질의·답변의 일부다. 일반 바닷물도 일부러 마시는 것은 난센스임을 상기하지 않더라도 우선은 질의 자체가 너무 유치하고 악의적이었다. 국회의원의 대정부 질의라고 하기엔 그 수준부터가 낮아도 너무 낮았다.더욱 가관이었던 것은 총리와 여당 의원의 직
추경호 경제부총리가 8일 관훈클럽 초청토론회에서 이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 후반까지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하반기로 가면서 경제가 점차 좋아진다고 전망하면서 “터널의 끝이 멀지 않았다”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경제사령탑의 입에서 모처럼 희망적 관측이 나와 듣기엔 좋았지만, 지금의 실물경제 상황을 고려하자면 고개를 갸웃하게 만드는 발언이었다. 물가 관련 발언이야 데이터에 의한 것일 테니 체감과 별개로 그러려니 할 수 있다. 하지만 경제상황 전반에 대한 낙관론은 가계나 기업 등 정부 외 경제주체들의 인식과는 꽤나 거리가
‘타다’가 마침내 무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 지난 1일 대법원은 ‘타다’가 여객자동차운수업이 아니라 승합차 대여 서비스라는 점을 최종 확인해주었다. 승차공유 성격이 깃든 ‘타다’ 모빌리티 서비스의 불법성 여부를 두고 벌어져온 긴 다툼에서 사법부가 마침내 ‘타다’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시간을 너무 지체한 흠이 있지만 나온 결과는 그나마 다행스럽다.이 소송은 2019년 10월 택시업계 측이 ‘타다 베이직’이란 이름으로 진행되어온 서비스를 불법 콜택시 사업이라 주장하며 운영사 대표 등을 검찰에 고발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4년 가까이 다
미국의 국가 ‘채무불이행’ 위기가 완전 소멸되었다. 여야 지도부 합의안이 하원의 5월 31일 극적인 통과에 이어 상원이 6월 1일 자정(한국시간 2일 오후1시)을 1시간 반 앞두고 유례없이 신속하게 승인한 것이다. 다만 2025년 1월까지 20개월만 유효하다는 한계가 있다.돈이 없어 빚이나 빚 이자를 제때 갚지 못하는 것이 채무불이행, 디폴트지만 미국의 이번 위기는 꼭 경제적 사정에서 비롯됐다고 말하기 어려웠다. 경제보다는 미국의 정치 문제라는 측면이 강했고 그래서 정치적으로 해결되고 있는 것이다.미국은 세계 일등부자 나라다. 국제
이건희 삼성전자 전 회장은 생전에 대한민국 정치를 4류로 평한 바 있다. 1990년대 초 보수 정권 시절에 내놓았던 그 평가는 딱히 특정 진영을 겨냥한 것은 아니었다. 보수·진보, 여·야 가릴 것 없이 정치인들이 3류인 관료들 이상으로 세도를 부리며 2류 정도는 되는 기업들의 발목이나 잡는 저급한 집단임을 강조하고자 한 발언이었다.되돌아보면 이 회장이 기업가로 활동하던 시절엔 그래도 정치에 등급을 매기는 게 가능했다. 나락 끝까지 떨어진 줄 알았던 당시의 정치가 오늘날보다는 나았었다는 의미다. 시중 표현을 빌리자면, 그래도 수리비에
우리경제가 장기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어제 한국은행이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줄줄이 하향조정한 것이 그 방증일 수 있다. 수정 전망치가 불과 3개월 만에 추가로 낮아졌다는 점도 예사롭지 않다. 수정 제시된 성장률 전망치는 올해 1.4%, 내년 2.3%다. 하향 조정폭은 각각 0.2%포인트와 0.1%포인트다.성장률 수치 자체도 우려스럽다. 올해의 경우 우리경제는 잠재성장률 추정치(2%)에도 못 미치는 정도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내년엔 잠재성장률을 살짝 상회하는 정도의 성장을 이룰 것으로 기대되지만 이
2분기 전기료 인상이 다음 주 초엔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정부와 여당은 지난 11일 당정협의를 열고 요금인상 문제를 논의하기로 했으나 일정을 다음 주로 미뤘다. 12일 한국전력이 자구노력을 발표하기로 새로 일정이 짜이면서 당정협의를 순연한 것이다. 당정은 한전의 자구노력 발표 내용을 토대로 다음 주 초 당정협의회를 열고 전기요금 인상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정부·여당의 처음 계획은 11일 하루 동안 당정협의회와 한국전력 임시이사회, 산업통상자원부 전기위원회 회의를 잇따라 열어 전기요금 인상 절차를 마무리짓는다는 것이었다.
미국에서 퍼스트 리퍼블릭 뱅크(First Republic Bank)가 JP모건 체이스(JPMorgan Chase) 은행에 인수되었다.미국 은행 간 매각인수는 2008년 부실 주택채권의 금융위기 사태 후 자주 있는 일이다. 미국 최대 은행이 상당히 큰 은행을 또 인수해 몸집이 아주 비대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그러나 이 인수를 불러온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의 폐쇄 조치에 비하면 이런 지적은 아무것도 아니다. 이 지역은행 본부가 소재한 캘리포니아 주 당국은 4월 30일 자정 막 지나 은행이 도저히 영업을 할 수 없다고 보고 폐쇄 명령 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