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 사정이 좀처럼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정부는 고용동향 통계가 나올 때마다 고용 회복세를 말하지만 숫자놀음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가 통계 내용은 묵살한 채 거품이 잔뜩 낀 수치만 앞세워 아전인수식 해석에 몰두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제대로 된 고용 정책이 나올리 없다는 비관적 목소리가 날로 커져가고 있다.통계청이 13일 내놓은 ‘10월 고용동향’은 우리의 고용 부진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다시 한 번 확인해주었다. 해당 자료는 정부가 재정을 풀어 단기 알바성 일자리를 늘림으로써 억지춘향식으로 전체 취
올해 1~3분기를 망라한 정부의 통합재정수지가 사상 최대 규모의 적자를 기록했다. 나라 곳간을 관리하고 있는 기획재정부는 8일 발간한 ‘월간 재정동향 11월호’를 통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누적된 통합재정수지가 26조5000억원의 적자를 나타냈다고 밝혔다.이는 올 들어 9월까지 나라살림을 꾸려오는 동안 수입보다 지출이 26조5000억원 많았음을 의미한다. 총수입과 총지출은 각각 359조5000억원, 386조원이었다. 정부의 통합재정수지는 그야말로 정부 하기 나름이다. 따라서 어떤 해에는 흑자를 내기도, 어떤 때는 적자를 내기도 한
우리나라와 중국, 그리고 아세안 10개국 등을 포함해 16개국이 참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다자간 자유무역협정(FTA)이 지난 4일 태국 방콕에서 타결됐다. 이름하여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이다. 일단 동참을 유보했지만 인도도 조만간 이 협정에 합류할 것으로 전망된다.이 협정은 우리나라가 최초로 참여하는 메가 FTA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고 할 수 있다. 그런 만큼 우리 교역사에 또 하나의 큰 획이 그어졌다는 평가를 받을 만한 사건이다.RCEP 협정문 타결 과정이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이 협정을 완성하기 위한 최초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이 정부에 감세 정책을 권고하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는 재정 지출 확대에 방점을 찍은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과 사실상 배치되는 것이어서 눈길을 끌만했다.정부는 513조5000억원(총지출)에 이르는 초슈퍼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을 편성함으로써 앞으로도 국민들의 세금 부담이 만만치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세수 추계상 수지가 맞지 않는 예산안을 편성한 것은 대규모 적자국채 발행을 전제로 한 것이었다. 내년도 예산안 편성과 관련해 정부가 상정한 적자국채 발행 규모는 60조원을 웃돈다. 이 모두가 결국은 국민들의
매달 중순 경 통계청의 고용동향 발표 때마다 매체들이 취업자 증가폭 외에 따로 주목하는 것이 몇 가지 있다. 그중 하나가 60대 이상 고령층에서의 취업자 증가폭이다. 통계상 이 수치가 갖는 의미를 무시할 수 없다는 게 그 배경이다. 이 수치를 어떻게 이용하느냐에 따라 통계상 의미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그 의미에 대한 성찰 없이 단지 수치만 강조한다면 최근의 우리 고용 상황이 실제보다 크게 좋아졌다는 착각을 일으키게 된다. ‘통계 분식’이란 극단적 비판까지 제기되는 이유다.단순 취업자 증가폭에 대한 언론의 평가절하는 지난해부터 유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국회 심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지난달 22일 첫 회의를 가졌던 국회 예산결산위원회(예결위)는 다음주 초 전체회의를 재개해 정부 부처별 심사를 벌인다. 그러나 시작 단계부터 여야 간 신경전이 치열해 법정기한에 맞춰 예산안에 대한 국회 의결이 이뤄질지 벌써부터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이에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8일 예결위에 출석해 “경제 상황이 엄중한 만큼 내년도 예산안은 반드시 기한 내에 통과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내년도 예산안 처리의 법정기한은 12월 2일이다.홍 부총리의 말이
우리 사회에서 비정규직 근로자가 1년 만에 86만7000명이나 증가했다는 통계 결과가 발표됐다. 수치 자체도 놀랍지만 일자리 정부를 앞세운 현 정부가 그간 줄기차게 “고용의 질이 개선되고 있다”고 주장해온 점을 생각하면 더욱 충격적이다.이 같은 사실은 통계청이 매년 이맘 때 발표하는 통계자료를 통해 드러났다. 29일 발표된 ‘2019년 8월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 부가조사 결과’가 그것이었다. 조사 결과 지난해 8월 기준 비정규직 근로자는 748만1000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임금근로자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36.4%였다. 1년
우리 경제가 디플레이션에 빠져들지 모른다는 우려는 정말 현실성이 있는 것일까? 일본처럼 우리도 잃어버린 10년, 또는 잃어버린 20년을 맞이하게 되는 것일까?이는 아직은 논쟁적인 논제들이다. 그러나 우리 경제를 비관적으로 분석하는 의견이 갈수록 많아지는 것만은 확실해 보인다. 아직은 디플레의 늪에 빠져들지 않았지만 우리 경제가 그 늪을 향해 움직이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올해 초부터 심화된 저물가와 저성장 기조가 그 배경이다. 특히 최근 들어 마이너스 수준으로 떨어진 저물가는 디플레 우려를 키우는 직접적 요인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올해 3분기 경제성장률이 전기 대비 0.4%(전년 동기 대비로는 2.0%)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자 저성장 고착화 가능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한층 커지기 시작했다. 당장의 우려는 올해의 연간 성장률이 자칫 심리적 마지노선인 2% 아래로 떨어지게 됐다는 것이다. 일각의 주장대로 성장률 2.0%와 1.9% 사이에 존재하는 차이는 그 자체만 놓고 보면 그리 큰 것이 아니다. 시쳇말로 도긴개긴이다.하지만 ‘심리적 마지노선’이란 말이 시사하듯 경제주체들에게 주는 메시지에서는 엄청난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경제는 심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1%대로 추락할 것으로 보인다. 다수의 국제투자은행(IB)들과 국내 민간경제연구소들의 경고 내용이 눈앞의 현실로 바짝 다가선 것이다.우리나라가 연간 1%대 성장률을 마지막으로 경험한 때는 10년 전인 2009년이었다. 국제적 금융위기 여파에 휩싸여 있던 당시의 성장률은 0.8%였다. 전후(戰後) 우리 경제사에서 연간 성장률이 2%에 못 미친 때는 네 개 연도에 불과했다. 그 시점은 각각 1956년(0.7%), 1980년(-1.7%), 1998년(-5.5%), 그리고 2009년이었다. 이중에서도 마이너스
전세계 경제에 침체의 그늘이 짙게 드리워지면서 ‘일본화(日本化, Japanification)’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더욱 커지기 시작했다. 일본화에 대한 우려가 처음 제기된 것은 꽤 오래 전의 일이다. 하지만 요즘처럼 이 말이 일상용어가 된 듯 자주 들린 적은 없었다.‘일본화’는 특정 국가의 경제가 ‘잃어버린 20년’ 당시의 일본 경제와 유사한 상황으로 빠져들어가는 것을 의미하는 조어(造語)다. 특징적 현상으로 저물가와 저금리, 저성장이 거론된다.저물가는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대변하는 첫 번째 키워드라 할 수 있다. 당시 일본
글로벌 교역 환경이 악화된 가운데서도 한국의 수출 부진이 유독 심해진 원인은 무엇일까? 이 같은 의문을 풀어줄만한 설득력 있는 분석이 제기됐다. 동시에 대응책도 제시돼 눈길을 끌었다.주체는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었다. 연구원은 23일 공개한 ‘세계 소비재 시장 잠재력 분석 및 우리나라 수출 경쟁력 현황’이란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수출 부진이 왜 유별나게 심화됐으며, 그 대응책은 무엇인지를 명료하게 분석해 내보였다.연구원은 우선 그 원인을 우리의 수출품목 구성에서 찾았다. 우리 수출 품목 가운데 중간재의 비중이 지나치게 높다는
한국경제연구원이 22일 우리나라의 수출승수(輸出乘數)가 이전보다 크게 낮아졌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연구원은 이 같은 주장을 토대로 향후 임금 상승을 억제해 기업들의 노동비용을 줄여주고 고용 환경을 유연하게 만들어 생산성을 향상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알기 쉽게 정리하면, 수출이 국내 경제에 미치는 긍정적 효과가 줄어들었으므로 기업들의 부담을 덜어주어 생산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경제정책을 펼쳐야 한다는 얘기다.한국경제연구원이 그간 보수적 싱크탱크로 기능해온 점을 감안하면 이는 기업친화 일변도의 주장이라고 해석될 여지가 있다. 하지만
정부 당국자가 뒤늦게서야 기존의 올해분 성장률 전망치를 대폭 낮췄다. 국내외 기관들의 일반적 전망과 달리 정부 홀로 고집해온 2% 중반대 성장률 전망치가 실현 불가능하다는 것을 비로소 인정한 것이다. 새로 제시된 전망치는 기존보다 0.4%포인트 낮아진 2.0~2.1%였다.정부의 성장률 전망치 하향조정은 공식 발표는 아니지만 홍남기 경제부총리의 입을 통해 공개적으로 거론됐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정부의 전망치가 바뀐 만큼 향후 정책적 대응에서도 변화가 일 가능성이 커졌다고 볼 수 있다.홍 부총리의 이 같은 발언은 지난 18
기업들이 규제 완화를 호소하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규제 개혁 전도사’로 불리는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규제 개혁이란 말을 입에 달고 산다. 요즘 들어서는 규제 개혁이란 표현으로는 모자라다는 듯 ‘규제 혁파’를 열심히 강조하고 있다. 박 회장은 청와대 초청으로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규제 혁파를 당부하는가 하면 일부러 국회를 찾아가 같은 내용의 호소를 하기도 한다. 사람의 몸이 신진대사가 원활해야 건강해지듯이 규제가 최대한 사라져야 기업들의 활동이 자유로워지고 경제에 활력이 생긴다는 것이 그 이유다.박 회장뿐 아니라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예정에 없던 경제장관회의를 소집했다. 경제 관련 부처 장관들을 대거 청와대로 불러들여 현안 보고를 받고 각종 대응책을 논의하는 한편 경제정책 전반을 점검하는 자리를 마련하기 위함이었을 것이다.대통령이 경제장관회의를 소집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경제 현안을 직접 챙기는 모습을 보이는 것만으로도 해당 부처들의 긴장감을 높이고, 경제 주체들에게 추가 동력을 제공할 수 있다. 이런 모습은 외국 투자자들을 고무시키는 효과를 낼 수도 있을 것이다.다만, 의아스러운 점은 경제와 관련해 긴급 현안이 돌출한 것도 아닌데
9월 취업자 증가폭(전년 동월 대비)이 35만8000명을 기록했다. 두 달 연속 30만명대 이상을 기록한 것이다. 그 전 달인 8월의 취업자 증가폭은 45만2000명이었다. 통계청은 16일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9월 고용동향’을 발표했다.명목상 숫자만 놓고 보면 지난달 고용 상황은 양호한 수준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늘 문제가 되는 것이 고용의 질이다. 이 점을 따지고 들자면 9월 고용 실적 역시 높은 평가를 받기 어려워진다. 이를 미리 감안한 듯 통계청의 정동욱 고용통계과장도 “고용동향 안에는 긍정적·부정적 요소가 혼재해 있
영국의 경제전문지 파이낸셜 타임스(FT)가 지금의 세계 경제가 동시에 스태그네이션(Stagnation) 상태에 빠져 있다는 진단을 제시했다. 이 매체가 미국의 싱크탱크인 브루킹스 연구소와 공동으로 경제지표들을 분석해 내린 결론이다.이번 진단은 세계적 경기 불황에 대한 경고가 숱하게 이어진 끝에 나온 것이어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이전에도 특정 지역 경제가 스태그네이션을 향해 접근해가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 적은 있었다. 비근한 예로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는 지난달 발표한 ‘무역과 개발 보고서 2019’를 통해 유로존이 스태그네
작은 합의(스몰 딜)라도 이뤄지기는 한 것일까? 지난 11일(이하 현지시간) 워싱턴에서 끝난 미·중 무역협상 결과를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 당장 협상 당사자들 간에도 미묘하게 입장이 엇갈린다. 미국은 ‘합의’가 이뤄졌다는 주장을 펴고 있지만, 중국은 그에 동의하지 않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미국이 말하는 ‘합의’도 그리 명료한 의미는 아닌 것으로 이해된다. ‘합의’라는 표현 앞에 늘 두루뭉수리한 의미의 수사를 붙이고 있어서이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사전 공언대로 지난 11일 양측 간 협상이 끝난 뒤 백악관에서 중국의 류허
월성 원자력발전 1호기 가동이 영구정지될 위기에 처했다.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월성 1호기 가동 중단을 결정함으로써 사실상 요식절차만 남겨두게 된데 따른 것이다. 한수원은 2년여 전 고리 원전 1호기 조기 폐쇄를 결정한 바 있다. 원전의 순차적 폐쇄는 문재인 정부의 공약인 ‘탈원전 정책’의 일환이다.하지만 원전 폐쇄는 그 자체가 정치적 결정이라는 점 때문에 많은 논란을 낳고 있다. 정치적 결정이라 함은 곧 그 과정에서 경제성이 거의 묵살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로 인해 탈원전 정책이 종국엔 한국전력의 발전 단가를 끌어올리는 결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