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21일 신임 대법원장 후보로 김명수 춘천지법원장을 지명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법조계의 ‘기수 파괴’를 통해 사법부 개혁에 가속도가 불이려는 의지가 드러난 인사로 풀이된다. 김명수 후보자는 박보영(56·16기), 김재형(52·18기), 김소영(52·19기), 박정화(52·20기) 대법관을 제외한 나머지 9명 대법관보다도 기수가 낮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김명수 후보자는 소탈하고 부드러운 성품으로 자신에겐 엄격하고 청빈한 생활을 유지하면서도 다른 사람에게는 너그럽게 배려하고 포용해 주변으로부터 깊은 신망을 받고 있다"고 평했다. 이어 "김명수 후보자는 춘천지법원장으로서 법관 독립에 대한 소신을 갖고 사법행정의 민주화를 선도해 실현했으며 공평하고 정의로운 사법부를 구현함으로써 국민에 대한 봉사와 신뢰의 적임자"라고 인사 배경을 설명했다.

부산 출신의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는 부산고, 서울대 법학과를 나왔다. 1986년 서울지밥법원 북부지원 판사를 시작으로 대법원 재판연구관,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를 거쳐 춘천지방법원장으로 재직해왔다.

김명수 후보자는 진보성향의 우리법연구회와 국제인권법연구회 회장을 역임한 바 있는, 진보적 판사들의 구심점으로 평가받고 있어 문 대통령이 기대하는 사법개혁을 주도할 적임자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명수 대법원장 지명자는 역대 15명의 대법원장 중 대법원 판사, 대법관을 거치지 않는 대법원장 수장 후보에 오른 게 이채롭다. 초대 김병로 대법원장(1948~1957년)과 조진만 3,4대 대법원장(1961~1968년), 민복기 5,6대 대법원장(1968~1978년) 이후 첫 사례로 꼽힌다. 

양승태 현 대법원장의 임기는 다음달 24일로 끝나며,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와 본회의 임명 동의 표결을 통과하면 문 대통령이 임명하게 된다. 박건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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