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강원도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수발 발사했다.

합동참모본부는 26일 "북한이 이날 오전 6시49분께 강원도 깃대령 일대에서 동북방향 김책 남단 연안 동해상으로 불상 단거리 발사체 수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합참은 "비행거리는 약 250여km로써 추가 정보에 대해서는 한미가 정밀 분석 중에 있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 군은 북한군의 추가도발에 대비해 감시 및 경계를 강화한 가운데 관련 동향을 추적하며 만반의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쏜 것은 지난달 28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 2차 시험발사를 감행한 지 한 달 만이다. 올해 들어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이번이 14번째이며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엔 8번째 미사일 도발이다.

미국 태평양사령부는 이날 북한이 발사한 탄도미사일은 모두 세 발이며 비행 실패와 폭발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데이브 벤험 태평양사령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북한이 발사한 1,3번째 미사일은 비행에 실패했고, 2번째 미사일은 발사 뒤 폭발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발사 도발이 괌이나 미국에는 위협을 가하지 않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북한이 쏜 발사체의 정확한 종류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스커드 계열 탄도미사일일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뉴시스에 따르면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가능성이 높은 건 300㎞ 사거리의 스커드-B 미사일로 북한에서 1980년대에 만들어져 전술배치된 과거 소련제 미사일"이라며 "가장 많고 가장 구형이지만 가장 남쪽을 겨냥하는 핵심적 미사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고체형 지대지미사일인 KN-02나 지대함 미사일 KN-01 또는 300㎜ 신형방사포의 사거리 연장을 위한 성능개량을 겸한 훈련 발사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의 이번 미사일 도발은 한미 연합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에 대한 반발 차원으로 풀이된다. 지난 21일부터 을지연습에 돌입한 한미 양국 군은 31일까지 북한 도발을 가상으로 한 ‘워 게임’ 대응체계를 점검하고 있다.

국방부는 지난 14일 국회 국방위원회 업무보고를 통해 “북한은 대북 제재와 한미 UFG 연습 반발 차원에서 전략, 전술적 도발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국방부는 이에 대비해 우리 군 단독 또는 한미 연합 무력시위, 을지연습을 통한 북한 핵ㆍ미사일 대응 연습 강화, 미국 전략자산 한반도 전개와 한미 연합훈련 추가 협의 등을 진행할 것이라고 보고한 바 있다.

일본 교도통신도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사실을 전하며 한미 을지연습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발사 도발을 감행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총리 관저에 설치된 위기관리센터의 북한 정세 관저대책실을 중심으로 북한 미사일 발사와 관련한 정보분석에 나섰다.

북한은 지난해 을지연습 기간에도 도발을 감행했다. 북한은 을지연습 3일째인 8월 24일 함경남도 신포 인근 해상에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한 발을 동해상으로 시험 발사했다. 을지연습이 끝난 9월 2일에는 스커드미사일 ER 세 발을 잇따라 발사하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는 화성-14형이나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인 화성-12형, SLBM 발사 등 전략적 수준의 도발이 아닌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를 두고 북한이 두 차례 ICBM급 화성-14형 발사와 괌 포위타격 엄포로 격화된 미국과 대치 국면이 최근 소강상태로 접어든 분위기를 반영한 저강도 대응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그동안 줄곧 비판해온 데 한미 연합군사훈련에 대응해 무력시위를 하되 대응수위를 낮춰 국면 관리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가능한 것이다. 지난 14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괌 포위사격을 일단 유예하겠다고 밝히자 미국은 북미 대화 해법도 가능성의 하나로 열어놓고 있다는 스탠스를 취해왔다. 이번 한미 을지연습 이후에 북미, 남북간의 대화 채널이 열릴 수도 있는 전망까지 나오는 상황이어서 북한의 이번 탄도미사일 도발 수위가 낮아진 것이 그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김민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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