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가동 중단에 대북제재 강화, 그리고 가뭄까지….

각종 악재로 인해 북한 경제가 만신창이 상태에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북한 경제가 20년만에 최악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뒷걸음질쳤다는 분석이 제시된 것이다. 지난해 북한의 국내총생산(GDP) 규모는 전년 대비 3.5% 줄어들었다.

이는 한국은행이 20일 공개한 ‘2017년 북한 경제성장률 추정 결과’를 통해 드러났다.

북한은 직전 연도인 2016년엔 3.9%의 GDP 성장률을 기록했었다. 북한은 2010년 마이너스 0.5%의 성장률을 기록한 이후 4년 연속 1%가량의 성장세를 보여왔다. 2015년엔 다시 마이너스(- 1.1%) 성장하며 잠시 주춤했지만 그 이듬해에 4%에 육박하는 성장률을 기록한 바 있다.

유엔을 축으로 한 국제사회의 제재 속에서도 성장세를 이어가던 북한 경제였지만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주도로 글로벌 제재가 강화되면서 다시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인 것이다.

그러지 않아도 개성공단 가동 중단으로 외화벌이 수단이 줄어든 마당에 중국마저 울며 겨자먹기로 제재를 강화한 것이 결정타가 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북한 교역의 95%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 역시 미국의 대북 압박에 적극 호응하는 바람에 지난해 남북교역 규모는 전년 대비 99.7%나 감소한 90만 달러에 그쳤다.

그만큼 지난해 가해진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강도가 강했음을 짐작하게 하는 수치들이다.

지난해 유엔은 북한의 주력 수출품인 석탄과 철강, 수산품, 섬유제품 등에 족쇄를 채웠다. 이들 제품의 수출을 금지하자 대거 중국으로 향했던 석탄 등의 수출도 큰 폭으로 감소했다. 유엔은 심지어 민생목적으로 일부 허용하던 석탄 및 철광석 등의 수출길마저 막아버렸다.

가뭄이라는 악재까지 더해지면서 북한 경제는 더욱 심각한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해 북한에서는 20년만의 가뭄이 찾아드는 바람에 곡물 생산과 수력발전 부문에서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가뭄은 수력발전에 주로 의존하는 북한에 심각한 전력난을 안긴 것으로 보인다. 발전량 감소는 중화학공업을 비롯한 각종 산업의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가 됐다.

중화학공업 분야의 생산량은 지난해 10.4%나 줄어들었고 광업 -11.0%, 제조업 -6.9%, 농림어업은 -1.3%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건설업과 전기·가스·수도업 또한 지난 한해에 각각 -4,4%, -2.9%의 성장률을 보였다.

지난해 북한의 국민총소득(명목 GNI)은 전년보다 0.7% 증가한 36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남한 GNI(1730조5000억원)의 47분의1 수준이다.

북한의 1인당 국민총소득은 146만4000원으로 추정됐다. 남한(3363만6000원)과 비교하면 23분의1 수준이다.

수출과 수입을 합한 북한의 작년 대외교역 규모는 55억5000만 달러(남북 교역 제외)로 전년보다 15.0% 감소했다. 수출은 37.2% 줄어든 17억7000만 달러, 수입은 1.8% 증가한 37억8000만 달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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