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의 강도가 한단계 더 높아졌다. 미국이 중국산 제품 160억 달러(17조8900억원)어치에 대해 새로이 25%의 관세를 매기기로 결정한데 따른 것이다. 관세 부과 시점은 오는 23일이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7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이같은 사실을 공개했다. “중국이 미국의 기술과 지적재산권을 침해한데 대한 조치”라는 설명과 함께였다.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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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TR은 이번 조치가 “미국 무역법 301조에 따른 것”이라며 “세관국경보호국(CBP)이 23일부터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관세를 징수한다”고 천명했다. 추가되는 관세 부과 품목은 279개다. 앞서 공언한 284개보다는 다소 줄어든 수치다.

이번 조치는 예고된 것이었다. 앞서 미 행정부는 500억 달러의 중국산 수입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해 대(對)중국 무역전쟁을 촉발시켰다.

이후 미국은 예고된 액수의 일부인 340억 달러의 중국산 제품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했다. 이번에 새로 공표한 160억 달러 규모는 500억 달러 중의 나머지 일부다.

미국의 선제공격이 있을 때마다 중국은 똑같은 방식의 대응 조치를 취해왔다. 따라서 이번에도 같은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대해 고율의 관세를 부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무역전쟁이 아직 초기 단계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미국은 500억 달러와 별개로 2000억 달러의 중국산 제품에 대해 추가로 고율의 관세(25%)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의지를 재확인하려는 듯 USTR에 관련 내용을 지시했다. 거듭해서 중국이 맞대응으로 나온다면 갈데까지 가보겠다는 결기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맞대응 의지를 꺾지 않으면 앞으로 중국으로부터 수입되는 물품 전액(연간 5000억 달러)에 대해 고율 관세를 물리겠다고 은근한 엄포를 놓기도 했다. “3000억 달러도 있고, 5000억 달러도 있다”는 발언이 그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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