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이 안전자산으로서의 명성을 잃어가고 있는 것일까?

터키발 리스크의 신흥국 확산 우려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예전 같으면 신흥국 경제의 위기 조짐이 보일 땐 으레 안전자산의 대명사인 금의 가격이 상승세를 타곤 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기존의 고정관념을 무너뜨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눈길이 쏠린다. 올들어 금값은 하락 일로를 달리고 있다. 그 바람에 확실한 안전자산이란 금의 명성도 퇴색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사진 = 연합뉴스]

현재 터키는 미국의 관세폭탄 공격으로 리라-달러화 환율의 급격한 상승과 금융위기를 경험하고 있다. 이로 인해 금융 위기 확산을 우려한 투자자들이 신흥국 시장에서 달러화 등을 급히 빼내가면서 해당 국가들의 금융시장을 뒤흔들기 시작했다.

이같은 혼란을 틈타 달러화와 미국 국채는 날이 갈수록 귀한 몸 대접을 받고 있다. 하루라도 빨리 그같은 안전자산으로 갈아타는 게 손실을 최소화하고 나아가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반면 금은 이전의 명성과 달리 올 초 이래 가격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신흥국 위기 조짐에 반등하기는커녕 오히려 하락폭을 더 키우며 올들어 최저가를 기록하기에 이르렀다.

15일(이하 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온스당 금값은 1185달러로 내려앉았다. 전날보다 15.7달러(1.3%)나 하락한 가격이다.

최근 금값 동향은 금의 안전자산으로서의 가치가 이전보다 낮아졌음을 의미한다. 그 원인으로는 미국 달러화와 국채의 강세가 거론된다. 미국 경제가 호조를 이어가고 있고 조만간 미국 중앙은행의 금리인상이 단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지면서 미국 달러화와 국채의 가치는 더욱 상승하고 있다.

실제로 미국 달러화 가치는 지난해 6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세졔 주요 통화에 대한 달러의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지수는 15일 97선을 넘보고 있다.

터키발 리스크는 주요 원자재 가격 하락까지 몰고왔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이날 산업용 구리는 런던금속거래소에서 3개월 선물가격 기준으로 t당 5801달러를 기록하며 지난해 6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원유값 역시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 인도분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65.01달러에 거래됐다. 전날에 비해 배럴당 2.03달러 떨어진 값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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