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 ‘장&김’ 논란의 한 축인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의미심장한 발언을 해 눈길을 끌었다. 발언의 요지는 “청와대 정책실장은 스태프이고 (경제정책 이행의) 결과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제가 져야 한다”는 것이었다.

2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면서 김 부총리가 내놓은 발언이다.

이날 회의에서 자유한국당 등 야당 의원들은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추경호 한국당 의원은 “서민 소득이 오히려 줄어들었다. 지금이라도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포기하고 친기업, 친시장 정책으로 돌아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김경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저임금 인상 외엔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제대로 시행되지 않았다고 주장하면서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시행되지 않아 이런 현상(고용 부진 등)이 벌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과의 갈등론과 관련된 질의도 이어졌다. ‘스태프’ ‘결과에 대한 책임’ 등등의 답변은 장 실장과 경제 인식이 같은지를 따져묻는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는 과정에서 불거져 나왔다.

김 부총리는 경제 인식의 일치 여부에 대해 “일률적으로 말하기 어렵다”고 전제한 뒤 “장관들끼리도 정부 내에서 많은 토론을 한다”고 에둘러 답변했다. “생각이 100% 같아야만 건설적인 것은 아니다”라는 원론적인 말도 덧붙였다.

김 부총리는 또 “상황에 대한 기본 인식과 문제의 원인에 대한 진단, 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는 큰 틀에서 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세부적이고 구체적인 부분과 우선순위를 정하는 문제 등에서 서로 조율해야 할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김 부총리는 앞서 거론된 대로 장하성 실장은 대통령을 보좌하는 참모일 뿐 경제정책 이행 결과를 책임을 질 사람은 아니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요인 즉, 책임의식을 갖고 정부의 경제정책을 주도해갈 경제사령탑은 자신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논란의 맥락을 염두에 두고 듣자면 그의 말은 ‘경제 총괄 책임자, 즉 사령탑은 나’라는 의미로 해석될 소지가 다분하다.

한국당에서는 통계청 자료를 통해 지난 7월의 고용사정이 최악의 상황에 이른 것으로 드러나자, 장하성 실장의 즉각 퇴진을 요구하고 나섰다.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입안하고 줄기차게 밀어붙이도록 한 이가 장 실장이기 때문이다.

장 실장은 지난 19일 열린 당·정·청 회의에서도 “조금 더 기다려달라”며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재검토할 뜻이 없음을 내비쳤다. “경제정책 효과를 되짚어보고 개선, 수정을 검토하겠다”는 김 부총리의 같은 자리 발언과 대립되는 내용이었다.

김 부총리와 장 실장은 우리 경제에서 투톱을 이루고 있으면서도 자주 불협화음을 쏟아냈다. 두 사람 간의 갈등이 장기화되면서 과연 누가 대한민국 경제사령탑인지를 두고도 논란이 일고 있다. 그같은 논란을 대변하는 시중 용어로 ‘김&장’ ‘장&김’이란 말이 등장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