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중국 간 무역갈등 해소를 위한 차관급 협상이 성과 없이 마무리된 뒤 중국이 강온 양면 작전을 펼치고 있다. 한쪽으로는 강경 대응 방침을 천명하면서 다른 한편에서는 화해의 메시지를 내보내고 있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중국의 엇갈린 메시지에 일희일비하는 모습이 나타나기도 했다.

[사진 = 연합뉴스]
[사진 = 연합뉴스]

지난 22일부터 이틀간 워싱턴에서 열린 양국의 차관급 협상이 별다른 성과없이 종료된 것으로 알려진 뒤 중국의 류쿤 재정부장은 미국의 관세 공격에 결연히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류 부장은 지난 23일(이하 현지시간) 로이터와 가진 인터뷰에서 “중국은 무역전쟁에 휘말리길 원치 않는다”면서도 “미국이 조치를 취한다면 우리도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실제로 중국은 미국이 23일 0시를 기해 중국산 제품 160억 달러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하자 똑같은 방식으로 맞대응했다.

이번 조치로 양국은 저마다 500억 달러어치의 상대국 수입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게 됐다. 미국이 이날부터 추가로 고율관세를 부과한 중국산 품목은 오토바이와 전자부품, 철강제품을 포함해 279개에 달한다. 중국도 이에 맞서 미국산 오토바이와 위스키, 오렌지주스 등 333개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류 부장은 그러나 미·중 무역전쟁이 중국 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했다. 그는 “무역전쟁이 중국의 일자리에 미칠 영향에 더 많은 주의를 기울일 것”이라며 무역전쟁이 길어질 경우 중국의 수출과 생산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그같은 우려를 반영하듯 중국 상무부는 무역협상 결렬 후 홈페이지를 통해 “(미·중 두 나라는) 건설적이고 솔직한 대화를 나눴다”며 “다음 단계를 위해 양측은 접촉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2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는 중국 상무부의 홈페이지 공지 내용에 힘입어 원·달러 환율 상승세가 진정되는 모습이 나타났다. 이날 원화 환율은 미·중 협상 결렬 소식에 장 초반엔 전날보다 높게 형성됐으나 상무부의 입장 발표 이후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날 원화는 전날 종가보다 2.5원 내린 달러당 1118.9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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