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경제 이선호 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 7일 발암물질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는 성분을 포함한 고혈압약에 대해 판매 중단 조치를 내리자 고혈압 환자와 가족들의 불안이 가중되면서 원성을 사고 있다.

식약처의 이번 조치는 유럽의약품안전청(EMA)이 고혈압약 원료인 중국산 ‘발사르탄’에 ‘N-니트로소디메틸아민’이 불순물로 포함된 것을 확인한 데 따른 것.

N-니트로소디메틸아민는 국제암연구소(IARC)에서 2A군으로 분류한 물질이다. 2A군은 인간에 발암물질로 작용할 ‘가능성’ 있는 물질임을 뜻한다.

식약처, 발암 가능물질 ‘발사르탄’ 고혈압약 판매 중지. [사진출처= 식약처 홈페이지]

이에 식약처도 중국산 발사르탄을 쓴 82개사 219개 제품에 대해 잠정 판매·제조 중지를 결정하고 이날 오후 갑자기 이런 내용을 발표했다.

일각에서는 식약처가 토요일 오후 이런 결정을 내리는 통에 환자들은 당장 의사를 만날 수 없는 불안한 처지에 놓였던 것 아니냐는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

식약처의 긴급 발표 뒤 문제가 불거진 약품 목록을 확인하려는 누리꾼들로 인해 식약처홈페이지가 다운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발암물질이 들었다는 고혈압약 회수 문제를 해결해주세요’라는 청원도 올라오기도 했다.

누리꾼들의 반응도 다양했다. 한 누리꾼은 “병원을 찾지 못해 이틀째 혈압약을 못 먹고 있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다른 누리꾼은 "이런 건 라돈침대, 가습기 살균제랑 맞먹는 사건 아닌가?"라고 의구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발암가능물질이 든 고혈압약을) 1년 넘게 먹은 사람은 어떻게 되는 거지?"라는 반응도 있었다.

식약처는 이날 보도 자료를 통해 “조치대상 의약품을 복용 중인 환자는 임의로 복용을 중단하지 말고 신속하게 의사와 상의해 줄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어 “(발암물질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는) 발사르탄(N-니트로소디메틸아민) 검출량 및 위해성에 대해 아직 확인된 바가 없지만 소비자 보호를 위한 사전 예방 차원에서 이뤄졌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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