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경제 이선호 기자] 기업에서 직장인들이 자신의 능력과 특기를 맘껏 발휘해 높은 연봉을 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회사원 CEO 신화도 그래서 고단한 직장생활을 이어가는 샐러리맨들에게는 로망이 된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오너’ 최고경영자(CEO)들의 고액 연봉 비율이 미국 일본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한·미·일 3국의 시가총액 상위 100대 기업 임원의 지난해 보수 현황을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 주요 대기업의 CEO 연봉 상위 10명 중 6명이 ‘오너’인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 100대 기업 CEO, 연봉 톱10 중 6명이 '오너' [사진=엽합뉴스]

이에 비해 일본은 ‘연봉 톱10’ 가운데 10명 전원, 미국은 8명이 전문경영인인 것으로 나타나 우리 대기업들이 여전히 기업 경영과 보수 측면에서 총수 일가 중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리나라 CEO로는 ‘비오너’ 권오현 삼성전자 회장이 244억원으로 연봉이 가장 많았고, 일본은 최대 유통업체인 세븐앤아이홀딩스 조지프 M. 데핀토 대표가 241억원으로 수위를 기록했다.

우리나라는 신동빈 롯데 회장(152억원·2위)과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109억원·3위), 정몽구 현대차 회장(80억원·5위), 허창수 GS 회장(73억원·7위),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66억원·8위),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62억원·9위) 등 오너 6명이 나란히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전문경영인은 지난해 삼성전자 3개 사업부문을 책임졌던 권오현 회장 외에 신종균 부회장(84억원·4위)·윤부근 부회장(77억원·6위)과 삼성물산 최치훈 사장(58억원·10위) 등 4명으로 모두 삼성그룹 소속이었다.

일본의 경우 세븐앤아이홀딩스의 데핀토 대표를 포함해 보수 총액 상위 10명이 모두 전문경영인이다. 소프트뱅크에서만 로널드 피셔 부회장(202억원·2위)과 마르셀로 클라우레 최고운영책임자(138억원·3위), 라지브 미스라 이사(124억원·4위), 미야우치 켄 부사장(87억원·9위) 등 4명이 10위 내에 들었다.

미국은 오라클 창업자인 래리 엘리슨(441억원·4위)과 컴캐스트의 공동 설립자인 랠프 로버츠 아들인 브라이언 로버츠(348억원·10위)를 제외하고는 모두 전문경영인이었다.

그렇다면 지난해 한·미·일을 통틀어 제일 많은 연봉을 받은 CEO는 누구일까? 한미일 CEO 삼국지 ‘연봉킹’은 미국 반도체회사 브로드컴의 호크 탄 CEO다. 우리나라 상위 10명의 보수를 합친 것보다도 많은 1103억원이나 챙겼다.

한국에서는 임원 보수 공개 대상이 연 5억원 이상 받는 상장사 등기임원이기 때문에 미등기임원으로 등재된 많은 ‘오너’ 일가에 대한 보수는 파악할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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