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교황청 성베드로대성당에서 피에트로 파롤린 국무원장의 집전으로 열린 '한반도 평화를 위한 특별미사'에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한반도 평화 정착을 주제로 10분간 연설을 했다. 대한민국 대통령이 교황청 미사에 직접 참석하고, 연설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미사는 문 대통령의 교황청 공식방문을 계기로 한반도 평화를 기원하기 위해 특별히 열렸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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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롤린 국무원장은 "문재인 대통령, 김정숙 여사 환영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축복을 전한다.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기도하자"는 부분을 한국말로 하면서 미사 시작을 알렸다. 파롤린 국무원장은 평화를 주제로 한 강론에서 "다시 한번 하느님께 온 세상을 위한 평화의 선물을 간청하고자 한다"며 "특별히 오랫동안의 긴장과 분열을 겪은 한반도에도 평화라는 단어가 충만히 울려 퍼지도록 기도로 간구하자"고 말했다.

이날 미사는 시작예식, 말씀전례, 3부로 나뉜 성찬전례, 마침예식 순으로 1시간가량 진행됐다.

문 대통령은 미사 직후 연설에서 "오늘 성베드로대성당에서 올린 한반도 평화를 위한 기도는 남북한 국민과 평화를 염원하는 세계인 모두의 가슴에 희망의 메아리로 울려 퍼질 것"이라며 "평화를 염원하는 우리 국민에게 큰 힘이 되고, 오늘 우리의 기도는 현실 속에서 반드시 실현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기필코 평화를 이루고 분단을 극복해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미사 연설과 관련해 교황청이 "매우 특별하고 이례적인 것(unique and exceptional)"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날 미사엔 김정숙 여사와 소프라노 조수미씨, 뉴트 깅리치 전 미국 하원의장의 부인인 칼리스타 깅리치 주교황청 미국대사, 박용만 몰타 기사단 한국 대표, 정의철 한인신학원 원장, 이백만 주교황청 대사, 최종현 주이탈리아 대사와 유혜란 주밀라노 총영사, 김경석 전 주교황청 대사, 로마·밀라노 한인회 간부 및 민주평통자문위원 등도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미사를 마친 뒤 파롤린 국무원장과 만찬을 함께한다.

문 대통령은 현지시간 18일에는 프란치스코 교황을 단독 면담하며, 이 자리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북 초청 의사를 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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