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신흥소득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자산증식 전략은 승진과 그에 따른 급여 상승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SC제일은행의 모회사인 영국 스탠다드차타드(SC)그룹이 작성해 29일 발표한 ‘2018 신흥소득자 보고서-번영의 사다리를 오르며’에 기술된 내용 중 일부다.

SC그룹은 매년 아시아 아프리카 등의 주요국들에 거주하는 신흥소득자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뒤 보고서를 작성해오고 있다.

이들 나라의 신흥소득자들은 어느 정도 저축과 투자 여력을 지닌 사람들로서 자국 경제에서 하나의 중요한 축을 형성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에 대한 주목도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올해 조사는 지난 6~7월 한국과 중국, 홍콩, 싱가포르, 인도 등 아시아와 아프리카, 중동 등의 11개 신흥국의 신흥소득자 1만1000명을 상대로 실시됐다. 한국에서는 서울과 부산에 거주하는 월소득 400만~700만원의 25~55세 1000명이 조사 대상으로 선정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신흥소득자 중 56%는 금융 및 재무 목표를 달성하고 자산을 증식하기 위한 전략으로 승진과 급여 상승을 선택했다. 이는 조사 대상국 응답자들의 평균치(43%)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었다.

11개국 응답자들이 평균적으로 가장 많이 선택한 전략은 금융상품 투자(56%)였다. 한국에서 금융상품 투자를 전략으로 선택한 응답자의 비율은 39%에 그쳤다. 그 다음 3위로 집계된 것은 창업(25%)이었다.

한국의 신흥소득자들은 금융 및 재무 목표 달성을 위해 금융상품에 투자할 때 정기예금(42%)과 보통예금(32%) 등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였다. 주식(16%)이나 채권(11%), 펀드(5%) 등 고위험·고수익 상품을 활용하는 비율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한국 신흥소득자들의 저축 목표 1위는 자녀 교육(27%)이었다. 연령대별로 목표 순위에 차이가 있지만 평균적으론 자녀 교육이 1위였고, 그 다음으로는 주택 리모델링이나 더 큰 집 구입(24%), 휴가(23%), 부모·친척 봉양(21%), 본인 결혼(20%) 등이 차례로 꼽혔다.

한국의 응답자 중 63%는 재무 교육을 받거나 더 많은 재무 관련 지식을 얻으면 금융 목표를 보다 빨리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여겼다. 투자 및 재무와 관련한 자문이 자신의 금융 목표를 달성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도 54%나 됐다. 이는 11개국의 평균 응답률보다 6%포인트 높은 것이었다.

한국의 신흥소득자들 중 49%는 자신의 사회·경제적 지위 상승을 체험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중에서도 4%는 자신이 부모 세대는 물론 다른 경쟁자들에 비해 매우 빠르게 지위가 상승했음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이같은 응답률은 다른 신흥국의 신흥소득자들에 비해 낮은 수준이었다. 인도의 경우 지위 상승을 체감했다는 응답률이 67%에 달했다. 이들중 매우 빠르게 지위가 상승한 것을 체감했다고 응답한 사람의 비율은 11%였다.

SC제일은행 관계자는 “신흥소득자들은 경제 성장으로 인해 교육과 직업, 거주 등에서 부모 세대보다 월등한 사회·경제적 환경을 경험하고 있다”고 전제한 뒤 “이들은 그같은 개선세를 유지하려는 의지가 강하고 금융 자산에 대한 투자가 재무 목표 달성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알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