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집을 사는데 감당해야 하는 부담 정도가 전국 평균의 2.3배인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04년 이래 가장 큰 격차다.

11일 한국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서울 주택구입부담지수(K-HAI)는 130.3을 기록, 지난 2분기(122.7)보다 7.6포인트 올랐다.

주택구입부담지수는 소득이 중간인 가구가 중간 가격의 주택을 구매하기 위해 대출을 받을 때 얼마나 원리금 상환 부담을 져야 하는지를 지수화한 것이다.

[그래픽 = 연합뉴스]
[그래픽 = 연합뉴스]

지수 100은 소득 중 약 25%를 주택담보대출 원리금 상환으로 부담한다는 뜻이다. 이 수치가 올라갈수록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그만큼 집 사기가 부담스럽다는 의미가 된다.

서울 주택구입부담지수는 2016년 3분기부터 9분기 연속 상승했으며, 지수 수준으로는 2010년 4분기(131) 이후 약 8년 만에 가장 높았다. 전 분기에 비해 서울 아파트 가격이 올랐고, 금리 상승으로 주택담보대출 이자 상환 부담도 커졌기 때문이다.

반면 전국 평균은 57.5로 전 분기보다 1.8포인트 떨어졌다. 3분기 연속 하락세다.

서울은 오르고 전국 평균은 떨어지면서 전국 대비 서울의 주택구입부담지수 배율은 2.3배로 커졌다. 관련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그만큼 서울과 지방 주택 가격의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진 것이다.

16개 시·도(세종 제외) 중에서는 전 분기 대비 서울과 제주만 올랐고, 나머지 지역은 보합이거나 떨어졌다. 경북은 29.7을 기록, 16개 시·도 중 가장 낮았다. 2005년 3분기(28.4)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그러나 4분기 들어서는 주택구입부담지수 상승세가 꺾일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들어 집값이 하락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으로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4주 연속 하락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9·13 대책 이후 서울 아파트 가격이 내려가고 있지만, 지방 주택가격은 더 빠르게 떨어지고 있어 양극화 현상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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