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에 살거나 승용차로 출?퇴근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타인에 대한 신뢰가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29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HUG 주택도시금융연구원 하승연 연구위원은 HUG가 발 결간하는 ‘주택도시금융연구’ 최신호에 실린 ‘근린환경이 사회적 신뢰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에서 주거환경이 다른 이들에 대한 신뢰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하 위원은 매년 서울시가 시행하는 서울서베이 도시정책지표조사 데이터 3만4870건(2015년 기준)을 분석해 주거유형, 소득, 평균 도로 폭, 보행비율, 통근비율 등이 개인의 사회적 관계 형성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했다.

[사진 = 연합뉴스]
[사진 = 연합뉴스]

주거유형별로 보면 아파트 거주자는 낯선 사람에 대한 신뢰도를 보여주는 척도에서 마이너스(-) 값을 보였다. 아파트 거주자가 다른 유형의 주택(단독?다세대?다가구) 거주자에 비해 타인에 대한 신뢰도가 낮다는 것이다.

주거밀도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증가하면 상호작용해야 하는 타인 수가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나 타인과 접촉을 꺼리게 된다는 가정을 뒷받침하는 결과라고 하 위원은 말했다. 이어 “높은 주거밀집도는 오히려 신뢰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부연했다.

점유 유형으로 보면 자가와 전세 거주자의 신뢰도가 월세 거주자보다 높았다. 소득수준과 신뢰도는 대체로 정비례해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사람보다 하는 사람의 사회적 신뢰가 상대적으로 높다는 것도 연구를 통해 확인됐다.

통근수단별로는 걷거나 택시와 같은 대중교통을 이용해 집과 회사를 오가는 사람들의 신뢰도가 자가용으로 통근하는 사람보다 높게 나타났다. 다른 사람과 접촉할 기회가 많은 통근 수단을 이용할 경우 신뢰가 제고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거주지 주변 환경도 대인관계에 영향을 미쳤다. 1인당 공공체육시설이나 공원은 모두 신뢰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반대로 큰 도로 폭은 낯선 사람에 대한 신뢰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도로 폭이 커지고 교통량이 많아질수록 사람들이 도보 활동을 줄이면서 타인에 대한 신뢰도가 줄었다.

반면, 공업시설은 신뢰에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했다. 공업지역에서 발생하는 공해, 소음, 공동화 현상 등의 환경으로 인해 사람의 보행과 상호작용이 줄어드는 것이 그 이유였다.

하 위원은 “지역별 객관적 지표의 차이가 거주민의 사회적 신뢰를 차별적으로 형성할 수 있다”며 “사회적 신뢰를 잘 형성하려면 대면접촉의 기회를 늘릴 수 있는 보행환경, 공원·체육시설, 대중교통 편의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나이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