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21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가 시장 예상보다 완화적이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이날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출근길 기자들과 만나 새벽 발표된 FOMC 결과에 대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올해 정책 금리 조정에서 소위 관망 기조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FOMC는 이날 정책금리를 동결했다. 점도표 상 올해 금리 인상 전망 횟수는 기존 2회에서 0회로 줄었고 달러 유동성을 흡수하는 '양적 긴축'(QT) 정책도 9월 말까지만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올해 미국의 성장률 전망은 2.3%에서 2.1%로 0.2%포인트, 내년은 2.0%에서 1.9%로 0.1%포인트 낮춰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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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사진 = 연합뉴스]

이 총재는 "미 연준이 우리 통화정책에서 늘 고려사항이었는데, 연준의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줄었다"면서도 "다만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미·중 무역협상과 그에 따른 중국 경기 흐름 등을 늘 예의주시하면서 신중히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미국 금리 인하 가능성을 두고는 "좀 있지만 확률이 낮다"며 "인하 예상은 소수의견이고 점도표를 보면 내년 1차례 올리는 것으로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은이 아직 금리를 인하할 때가 아니라는 입장도 되풀이했다.

이 총재는 "미국의 관망 기조가 국제금융시장 안정에 도움을 줄 것이고 우리로선 통화정책 운신의 폭이 넓어졌다"면서도 "운신의 폭이 넓어졌다는 건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가 빠르면 큰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통화정책 완화 정도를 축소 조정할 것이란 현재 통화정책 방향에 변화가 없느냐는 물음에 "아직은 아니다"라며 "어느 정도 조정할지는 모든 상황을 고려할 것이며 금리 인하는 아직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앞으로 통화정책 중요 변수에 대해 그는 "세계경기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을 볼 것"이라며 "중국 경기가 중요하고 유로존 경기가 그전보다 하방 리스크가 커졌다"고 덧붙였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이 명확히 완화적인 통화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하며 금리 인하론에 불을 붙였지만 이 총재는 IMF와 한은의 시각이 다르지 않다고 봤다.

이 총재는 "큰 틀에서 보면 올해 통화정책은 완화 기조로 끌고 가는 것이었고 지금 기조는 실물 경제를 제약하지 않는 정도"라며 "분명히 완화 기조라는 IMF 권고와 우리가 연초에 표방한 통화정책 기조에 어긋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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