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호재가 별로 눈에 띄지 않은 가운데 증시는 또 다시 ‘어닝 시즌’ 사이클에 진입했다. 국내 상장사들은 앞다퉈 1분기 실적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하지만 코스피 상장사들의 실적에 대한 기대는 낙관적이지 못하다. 수출을 주도하며 한국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해온 삼성전자는 이미 ‘어닝쇼크’로 평가될 만한 1분기 실적(잠정치)을 내놓았다.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동기에 비해 60.4%나 줄어든 6조2000억원이었다. 삼성전자가 미리 예방주사를 놓았지만 발표 내용은 백신 효과마저 무력화시킬 정도로 저조한 수준이었다.

[사진 = 연합뉴스]
[사진 = 연합뉴스]

삼성전자의 ‘어닝쇼크’는 글로벌 경기 둔화를 대변하는 단면으로 평가된다. 이어질 코스피 상장사들의 1분기 실적발표도 큰 기대를 모으지 못하고 있다. 특히 대형주 상장사들의 실적 부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듯 보인다.

코스피가 주목할 또 다른 이벤트는 오는 11일(이하 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이다. 이번 회담이 북한 문제를 주요 의제로 다루는 만큼 회담 결과에 따른 남북 경협 관련주의 등락 가능성이 거론된다.

하노이회담이 결렬된 뒤 이렇다 할 진전이 없는 상황이라 한·미 정상회담에서 획기적 결과물이 나올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지난 하노이회담은 비핵화 개념에 대한 양측 간 갭이 얼마나 큰 지를 확인시켜주었다.

지난 주 끝난 미·중 무역협상이 어떻게 마무리될지도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공식회담은 끝났지만 양측은 여전히 마무리 작업을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아직 완전한 합의안이 도출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과 관련, “아마도 4주 안에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한을 정해두고 협상안 마무리 작업이 진행중임을 시사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단, 협상 결과가 긍정적일지는 알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념비적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분위기를 띄우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예단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의문의 여지를 남겨둔 셈이다. 미국보다 더 다급한 입장에 있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를 통해 조속한 타결을 희망했다. 친서엔 협상에 진전이 있었다는 평가도 첨부된 것으로 전해졌다.

오는 10일 공개되는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에도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금리 변동에 대한 궁금증은 상당 부분 해소된 상태이지만 회의록은 향후 통화정책 흐름과 미국 경제에 대한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인식을 엿볼 수 있는 단서다.

같은 날 열리는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 회의도 간과할 수 없는 행사다. 이 회의에서는 장기대출 프로그램에 대한 논의가 이뤄진다. 이 프로그램은 중앙은행이 대출을 더 많이 해주는 유럽 각국의 은행에 저리로 돈을 빌려주기 위해 마련됐다. 시중 유동성을 늘려 경기를 부양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이번 주 코스피 등락 범위를 2200 전후로 제시했다. 증권사별 제시 범위는 NH투자증권 2160~2230, 하나금융투자 2180~2230, 케이프투자증권 2180~2240 등이다.

저작권자 © 나이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