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태동 및 경과, 현황( )

②혁신적 승차공유의 의미( )

③승차공유와 IT의 만남( )

④‘타다’는 혁신적 승차공유 서비스인가?( )

⑤무엇이 문제인가?( )

⑥승차공유가 부른 사회갈등을 해소할 방안은?(√)

⑦거스를 수 없는 승차공유의 물결들( )

⑧‘독점보다 공유’…인식전환 서둘러야( )

⑨승차공유 서비스의 확장성에 주목하자( )

⑩승차공유가 가져다줄 미래상( )

 

승차공유는 아직 우리 사회에서 산통을 겪는 단계에 머물러 있다. 기여도는 낮은데 비해 그로 인해 치르고 있는 사회적 비용은 엄청나다. 첨예하게 이해가 엇갈리는 문제인 만큼 갈등 해결은 난제 중의 난제로 남아 있다.

갈등은 택시업계 종사자들의 저항에서 비롯됐다. 이들은 승차공유 사업의 대표 브랜드인 타다 서비스를 유사 택시영업으로 단정하고 있다. 타다 운영사인 VCNC를 향해서는 ‘거대한 택시회사’라는 비난을 퍼붓고 있다.

갈등 해소를 위해 주무 당국인 국토교통부가 지난 17일 모빌리티 사업 개편안을 내놓았으나 신통한 내용은 제시되지 않았다. 개편안 내용을 두고 승차공유와는 거리가 먼 단순 택시산업 개편안이란 혹평을 내놓은 이들도 적지 않다.

[사진 = 연합뉴스]
[사진 = 연합뉴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안 발표 이후 분위기가 이전보다 다소 가라앉은 것은 사실이다. 정부안이 저항의 근원인 택시업계의 손을 들어주는 쪽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었던 게 그 이유인 듯 보인다.

그러나 정부안은 당장의 갈등 정도를 낮추는데 기여했을 뿐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문제를 안고 있다. 임기응변식 대응이었다는 평가를 받을만한 것이었다. 그 바람에 아이디어와 기술을 기반으로 새로운 스타트업이 승차공유 시장에 뛰어들 기회가 오히려 이전보다 줄어들었다.

정부 방안은 신시장 개척을 유도하기보다는 기존의 택시 시장을 토대로 면허 총량제를 도입한다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다만 기존의 택시면허보다는 포괄적 개념이라 할 미국식의 운송네트워크 사업 면허제를 원용하려 한다는 것이 기존 제도와과 다른 점이다. 현재 우버 등은 미국에서 사업을 하면서 TNC(Transportation Network Company) 면허를 사용하고 있다. 우리도 이와 비슷한 면허제도를 만들겠다는 의도가 정부안에서 엿보인다.

세 종류의 플랫폼 택시 중 가맹사업형과 중개사업형이 기존 택시 면허를 기반으로 하는 것이라면 규제혁신형은 택시가 아닌 승용·승합차로 플랫폼 택시영업을 하는 것이다. 세 유형 중 규제혁신형은 타다처럼 기존 택시와 차별화된 승차공유 서비스를 위해 마련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사진 = AP/연합뉴스]
[사진 = AP/연합뉴스]

미국의 TNC 면허는 주별로 마련된 관련법에 입각해 발급된다. 이 제도는 기존 택시와는 별개의 순수 승차공유 서비스를 보장하기 위해 운용되고 있다. 승차공유 서비스 회사는 차량을 소유하지도, 운전기사를 고용하지도 않는다. 개개인들이 소유한 차량과 운전자가 하나의 플랫폼을 기반으로 엮임으로써 이동성을 향상시키는 방식으로 운용되고 있다. 여기에 참여하는 차량은 보험에 가입해야 하고 운전자에게는 소정의 교육 프로그램 이수가 요구된다.

얼핏 보아도 우버는 우리의 규제혁신형 택시와는 다른 형태로 운영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정부 개편안대로 하자면 타다 서비스는 총량 규제에 묶여있는 기존의 택시 면허 중 일부를 사들여 운영하는 것에 불과하다. 명실상부한 승차공유 서비스라 하기엔 무리가 있는 방식이다.

이 같은 방식을 취한 덕분에 정부안은 사회적 갈등을 일시적으로 완화시키는 작용을 했다. 그러나 갈등의 씨앗은 그대로 남아 있다. 관련법 개정을 통해 정부안이 구현된다고 해서 승차공유에 대한 수요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새로운 승차공유 서비스에 대한 요구는 날로 커질 것이 불보듯 뻔하다. 언제까지나 한국만 갈라파고스처럼 남아 있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조만간 우리 사회의 중심으로 자리할 20~30대의 승차공유에 대한 수용성이 크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경기침체의 장기화도 승차공유의 필요성을 자극하는 요인이 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이 같은 시대흐름을 외면한 정책이 장기적으로 효력을 발휘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그렇다면 승차공유 서비스를 활성화하면서도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일까? 실현이 쉽지는 않지만 답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일단 정부안처럼 새로운 승차공유 스타트업의 진출을 봉쇄하는 방안은 정답이 될 수 없다. 필히 수반될 수밖에 없는 갈등을 억지로 봉합하는 편리한 방법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해법은 새로운 시장을 창출한다는 전제 하에서 찾아야 한다. 택시 산업 보호는 따로 마련된 정책으로 해결하면서 기본적으로 승차공유 서비스 관점에서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얘기다. 투자 자산이 아니라 유휴 자산, 즉 서 있는 차를 활용해 없던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쪽에 무게 중심을 두어야 한다는 것이 그 기본 전제다.

이 같은 정부의 노력이 힘을 받으려면 승차공유 스타트업들의 창의적 혁신성이 반드시 필요하다. 단지 가장 가까운 거리의 차량과 사람을 연결시켜주는 정도의 기술로는 택시 업계의 불만을 잠재우기 어렵다. 택시가 흉내낼 수 없는 보다 지능적이고 종합적이면서 차별적인 서비스를 개발해야 갈등을 최소화하면서 승차공유 서비스를 보다 수월하게 정착시킬 수 있다.

기존 산업계와 승차공유 스타트업의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한 또 하나의 방법은 정책 결정과 운용 과정에 소비자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는 것이다. 적극적인 소비자의 개입은 논의 과정에서 나타나는 이해 당사자들의 억지 주장을 합리적 방향으로 유도하는 작용을 할 수 있다. 특히 이런 노력이 없었다는 점에서 정부의 개편안은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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