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협상에서 도출됐다는 ‘1단계 합의’는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수 있을까? 이는 증시가 당분간 가장 크게 관심을 갖고 지켜볼 사안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주장에 의하면 지난달 미·중 고위급 협상에서 일군 합의 내용은 양국 간 교역문제의 60%를 커버한다. 1차 합의 내용에 대한 서명이 이뤄진다면 산술적으로는 문제의 절반 이상이 해결될 수 있다는 뜻이다.

그 같은 주장에는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허풍이 끼어있을 수 있다. 그렇다 할지라도, 1차 합의가 마무리되면 양국 간의 지루한 무역협상이 전반적으로 큰 진척을 이루게 되리라는데 대해서는 이견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식재산권 문제 등 본질적인 갈등 요인이 해소되지 않는 한 절반 이상의 진척도를 논하는 것이 무의미한 일이란 비판도 나올 수 있다.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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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분위기는 나쁘지 않은 편이다. 양측은 지난달 워싱턴 고위급 협상에서 합의한 내용에 대해 조만간 서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당초 계획은 이달 칠레에서 열리기로 돼 있었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양국 정상이 1차 협정에 서명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칠레가 정정 불안으로 행사를 취소하는 돌발 변수가 나타났다.

이에 미·중은 다자간 외교 행사와는 별개인 양자 간 대화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아이오와주에서 두 나라 정상이 만나 1단계 협정에 서명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1단계 협정 마무리에 대한 적극성은 중국 측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중국 상무부는 성명을 통해 지난 1일 양측 고위급 협상대표가 전화통화를 갖고 주요 관심사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 통화에서 건설적인 논의가 이뤄졌으며 원칙적 공감대를 이뤘다는 것이다. 성명은 또 “양측이 다음 협의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1단계 협정 마무리 문제를 다룰 추후 만남에 대해 논의가 이뤄졌음을 밝힌 것이라 할 수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양국이 1단계 협정 타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음을 말해준다. 이는 1단계 협정 타결에 대한 기대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런 기류가 이어진다면 적어도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추가적으로 관세를 매기는 일 없이 ‘스몰딜’이 완성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양측의 신경전까지 사라진 것은 아니다. 백악관의 래리 커들로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최근 언론 인터뷰를 통해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인하 카드가 아직 테이블 위에 있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그 카드는 1단계 협정에 대한 합의가 양국 정상 간 서명에 의해 마무리될 때까지 유효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그래픽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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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발언은 협정 마무리를 앞두고 상대를 한 번 더 압박하려는 의도에서 나온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 역시 비슷한 입장을 드러내고 있다. 양제츠 국무위원은 지난 1일 열린 ‘베이징 포럼’ 연설을 통해 미국이 선도하는 보호무역주의를 강도 높게 비난했다. 보호주의가 세계적 다자주의 흐름을 바꾸지는 못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었다.

미·중 간 1단계 무역협정의 마무리를 향해 양측이 순항하는 움직임을 이어간다면 시장 분위기는 한결 좋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주 주요지수에서 이미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뉴욕증시의 경우 더더욱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미·중 무역협상 외의 변수로는 5일(현지시간) 발표되는 미국 공급관리협회(ISM)의 10월 기준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있다. 이 지수는 기업의 구매관리자들을 상대로 물품의 신규 주문과 재고상황 등을 조사해 산출하는 것으로 제조업 경기 전반을 가늠케 해주는 수치다. 현재 미국에서는 제조업 경기 부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날 발표될 PMI 지수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한편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제시한 이번 주의 예상 코스피는 NH투자증권 2060∼2150, 하나금융투자 2050∼2100, 케이프투자증권 2060~2130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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