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이 글로벌 증시를 강타했다. 한차례 연기 과정을 겪은 뒤 3일 재개장된 중국 증시는 9% 가까이 폭락한 가운데 거래를 시작했다. 국내 증시 역시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처럼 불안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거래소 집계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으로 코스피는 국내에서 첫 확진자가 나오기 직전의 거래일인 지난 17일 이후 5.85%나 하락했다. 국내에서 첫 확진자가 나온 날은 월요일인 지난달 20일이었다.

이처럼 우한 폐렴은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강력한 파괴력을 과시하며 전세계 증시를 흔들어대고 있다.

[그래픽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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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위기는 새로운 기대를 낳게 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현 사태를 냉정히 관찰하면 혼란의 와중에서도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뜻이다. 이를 위해 과거의 사례를 교훈 삼아야 한다는 의견이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요약하면, 이제부터의 최대 과제는 주가의 반등 타이밍을 잡아내는 일이다. 이와 관련, 키움증권 박상준 연구원은 “사스와 메르스 사태를 되돌아보면 소비 부진은 대개 3개월 이내에 마무리됐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중장기적 관점에서 시장을 바라보면서 펀더멘털이 양호한 기업을 중심으로 주가가 반등하는 시점을 노려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단기적 관점에서 볼 때 향후 증시의 미래는 안갯속에 파묻혀 있다고 할 수밖에 없다. 당장 우한 폐렴이 언제쯤 절정을 이룰지조차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한 폐렴이 어디까지 확산될지 모르는 만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어느 정도일지도 지금으로서는 가늠하기 어렵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도 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우한 폐렴 대응을 위해 연 관계부처 장관 회의에서 “향후 사태 전개를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까지는 질병의 영향이 제한적이지만 이 사태가 조기 종식되지 않으면 경기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당장의 관심사는 춘제 연휴 이후 재개장한 중국 증시의 흐름이라 할 수 있다. 중국 증시가 어떤 모습을 보이느냐에 따라 세계 증시에 미치는 영향도 달라질 수 있어서이다. 중국 증시에 이은 2차 충격이 글로벌 증시를 다시 한 번 흔들 수 있다는 얘기다.

다만, 중국 증시가 재개장 시점을 연기하면서 뒤늦게 응축된 충격파를 한꺼번에 받고 있는 것과 달리 우리 증시는 이미 수일 간 우한 폐렴의 충격을 경험했기 때문에 2차 충격에 비교적 잘 견뎌낼 것이란 기대도 나타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사진 = 연합뉴스]

우한 폐렴이 언제쯤 고비를 맞을지 모르는 가운데 이번 주가 향후 추이를 가늠할 분수령이 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잠복기가 최대 14일이란 점이 그 같은 전망의 배경이다.

4일(이하 한국 시간) 열리는 미국 아이오와주 코커스도 시장의 관심을 끄는 주요 이벤트다. 미국 대선 레이스의 본격적인 신호탄인 이 행사에서 특히 관심을 끄는 것은 야당인 민주당의 주자 중 누가 우위를 보이느냐이다. 민주당의 유력 주자군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과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중 샌더스 의원이 우위를 보일 경우 시장은 다소 부정적 흐름을 보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는 부유세 부과 등 급진적 주장을 펼치며 사회주의 색채를 드러내왔다. 샌더스 의원은 4년 전 미국 대선 레이스 때 ‘샌더스 현상’을 몰고온 바 있다.

5일 진행될 미국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있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도 주요 관심사 중 하나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및 이란을 상대로 하는 외교정책과 관련해 무슨 발언을 내놓을지가 우리에겐 주된 관심사라 할 수 있다.

한편 국내 증권사들이 제시한 이번 주 코스피의 예상 등락범위는 NH투자증권 2130~2230, 하나금융투자 2100~2150, 케이프투자증권 2130~2210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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