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3%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2일 발표한 ‘2020년 국민소득(잠정치)’ 자료에 따른 것이다. 비교 시점은 지난해 4분기다.
1분기 명목 GDP는 전기 대비 1.6%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명목 GDP가 실질 GDP보다 더 큰 감소폭을 보였다는 것은 해당 기간 중 물가가 마이너스였음을 의미한다. 명목 GDP는 해당연도의 가격을 기준으로 산정한 수치다. 따라서 물가변동을 감안해 산정한 실질 GDP와는 차이를 보이기 마련이다. 실제로는 생산이 늘지 않았더라도 물가가 올라가면 명목 GDP는 덩달아 올라가기 때문이다.
한은이 이날 발표한 1분기 실질 GDP 성장률은 앞서 발표한 속보치보다 0.1%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경제활동별로 살펴보면 속보치와 비교했을 때 서비스업은 0.4%포인트 더 내려간 -2.4%를 기록했다. 반면 제조업은 0.8%포인트 상향수정된 수치를 기록했다. 1분기 제조업 증감률은 -1.0%를 기록했다.
이는 올해 1분기 중 서비스업이 제조업에 비해 코로나19의 영향을 더 크게 받았음을 시사한다.
지출항목별로는 수입과 수출이 모두 속보치보다 상향수정된 결과를 보였다. 수출은 0.6%포인트 높아진 -1.4%, 수입은 0.5%포인트 증가한 -3.6%를 기록했다. 수출 감소는 주로 자동차와 기계류 등의 부진에서 비롯됐다.
전년 동기 대비 실질 GDP 성장률은 속보치보다 0.1%포인트 더 높아진 1.4%로 집계됐다.
지출 부문 세부항목을 짚어보면 민간소비가 6.5% 줄어들었다. 민간소비 감소율이 이처럼 크게 집계되기는 1998년 1분기의 -13.8%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반면 정부소비는 1.4%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투자와 설비투자는 각각 0.5%, 0.2% 증가했다.
2분기 GDP 성장률은 -2.0%대 초중반에 머물 것으로 전망됐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작년 동기비 올 상반기 성장률이 -0.5%로 추산됐음을 상기시키면서 “이를 고려할 때 올해 2분기 성장률은 -2%대 초중반 정도가 될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GDP 물가를 의미하는 GDP 디플레이터는 전년 동기 대비 0.6% 낮아진 것으로 집계됐다. GDP 물가란 명목 GDP를 실질 GDP로 나눈 값으로, 국내총생산의 모든 구성 요소를 망라하는 물가를 반영해 산출한 물가지표다. 우리의 GDP 디플레이터는 작년 1분기에 -0.6%를 기록한 이후 줄곧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올해 1분기 GDP 디플레이터는 수출 물가가 2.6%나 하락한 것에 크게 영향을 받았다. 반면 수입 디플레이터와 내수 디플레이터는 각각 전년 동기보다 2.4%, 1.7% 상승했다.
한편 올해 1분기의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전분기보다 0.8% 줄어들었다. GNI는 우리나라 국민들이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모든 소득을 합친 개념이다. 한은은 이와 관련, 교역 조건이 개선되면서 실질 GNI 증가율이 GDP 성장률을 웃돌았다고 설명했다. 1분기 명목 GNI는 전기 대비 2.0%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1분기 총저축률은 전기 대비 1.6%포인트 상승한 36.0%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