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통장이 혁신적인 서비스 내용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가입 과정이 앱을 통해 비대면으로 이뤄지는 만큼 코로나19를 분수령으로 새롭게 조성된 환경에 적절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홍보 내용 중 가장 먼저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연리 3%(세전)까지 보장한다는 파격적인 금리 수준이다.

운영사인 네이버파이낸셜 측 홍보에 따르면 네이버 통장 가입자에게는 최대 연 3%의 이자를 지급한다. 물론 그냥 통장에 돈을 넣어둔다고 해서 모두에게 그런 혜택이 주어지지는 않는다. 연 3%의 이자율을 적용받으려면 몇 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먼저 금액(잔액 기준)이 100만원 이하여야 한다. 액수만 맞으면 올해 8월까지는 3% 연리 혜택을 누릴 수 있다.

[그래픽 = 네이버파이낸셜 제공]
[그래픽 = 네이버파이낸셜 제공]

하지만 9월부터는 100만원 이하 금액이라 할지라도 네이버 페이 전월 결제금액이 10만원 이상이어야 연 3% 이자를 적용받는다.

잔액이 100만원을 초과할 경우엔 1000만원 한도에서 1%의 이자율이 매겨진다. 1000만원 초과 금액에 대한 이자율은 0.35%로 낮아진다. 약정된 수익률은 내년 5월까지 적용된다.

이런 내용으로 인해 네이버통장은 순식간에 장안의 화제가 됐다. 은행에 가지 않고 휴대폰 하나로 통장 개설이 가능하다는 점, 고율의 이자가 주어진다는 점 등이 그 배경이다. 특히 모바일 금융에 익숙한 2030 세대들의 관심이 더 뜨거운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통장이 2030에게 주는 매력은 개설 편리성에만 국한돼있지 않다. 이 통장을 통해 네이버 페이 포인트를 쌓을 수도 있다. 네이버통장에 충전한 페이 포인트로 네이버 쇼핑 등에서 결제를 하면 결제금액의 최대 3%까지 포인트로 되돌려받을 수 있다. 이 역시 네이버통장을 통해 이뤄진다.

이를 두고는 윈윈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네이버통장을 통해 포인트를 적립함으로써 회사는 수수료 낭비 없이 포인트를 줄 수 있고, 그 결과 고객들에게 돌아갈 혜택도 커질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하지만 네이버통장은 일반 은행들의 예·적금 통장에 없는 리스크가 도사리고 있다. 이자율이 높고 편리한 대신 감당해야 할 위험 요인이 있다는 의미다. 이 말을 이해하려면 네이버통장과 일반 은행 예·적금 통장 간의 차이를 먼저 파악해야 한다.

일반 은행의 예·적금 통장은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5000만원 한도에서 원금을 보장받는다. 5000만원까지는 설사 은행이 망한다 하더라도 최소한 원금은 돌려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네이버통장엔 그런 안전장치가 없다. ‘통장’이란 이름으로 불리긴 하지만 네이버통장은 일반 은행들의 통장과는 그 개념이 다르다. 네이버통장은 그냥 돈을 넣어두는 은행 통장과는 다른 자산관리계좌(CMA) 상품에 속한다.

[그래픽 = 네이버 제공]
[그래픽 = 네이버 제공]

CMA는 고객이 입금한 돈을 운용사가 수익사업을 위해 굴리도록 약정된 금융상품이다. 운용사는 이 돈을 채권에 투자해 수익을 낸 뒤 수익금 일부를 고객에게 돌려준다. CMA 상품은 오래 전부터 종합금융회사(종금사)나 증권사 등이 취급해오고 있다.

네이버통장도 엄연한 CMA 상품이지만 운용수익을 이자 형식으로 돌려준다는 점을 들어 ‘통장’이란 이름을 차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차이 때문에 네이버통장은 은행 통장들과 달리 원금 보장을 받지 못한다.

네이버통장은 정확히 말하면 RP(환매조건부채권)형 CMA에 해당한다. 계좌에 입금된 돈을 RP에 투자해 수익을 올리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뜻이다. 구체적 투자 대상은 국공채와 한은채(통화안정증권), 회사채 등이다.

네이버파이낸셜은 미래에셋대우와 손잡고 네이버통장 상품을 개설한 뒤 지난 8일부터 시판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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