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산업활동이 소비를 제외한 전 부문에서 전월보다 부진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부문별 동향을 살펴보면 생산과 투자, 경기 부문에서 전월보다 관련 지표들이 하락했다. 다만, 소비 지표는 소매판매 증가의 영향으로 다소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이 같은 결과는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5월 산업활동동향을 통해 확인됐다.

브리핑하는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 [사진 = 연합뉴스]
브리핑하는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 [사진 = 연합뉴스]

발표 내용에 따르면 생산동향을 나타내는 전(全)산업생산(계절조정, 농림어업 제외)은 전월에 비해 1.2% 감소했다. 그나마 감소폭이 이 정도에 그친 것은 서비스업 생산 증가 덕분이었다.

이로써 전산업생산은 5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하게 됐다. 다만, 감소폭은 4월(-2.8%)에 비해 줄어들었다. 생산동향 부진을 다소나마 억제해준 것은 서비스업 생산이었다. 5월 서비스업 생산은 전달 대비 2.3% 증가했다. 이 같은 증가폭은 6년 4개월만의 최대 크기다.

올들어 서비스업 생산은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2월(-3.5%)과 3월(-4.4%) 내리 감소했으나 4월 들어 소폭(0.4%) 상승했다. 결과적으로 서비스업 생산은 2개월 연속 증가하면서 그 폭도 늘렸음을 알 수 있다.

이는 감염병에 의한 경제적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정부가 재난지원금을 풀면서 국내 소비가 다소 회복된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를 반영하듯 도·소매업(3.7%)과 숙박·음식점업(14.4%) 등에서 증가세가 두드러졌던 것으로 집계됐다. 생활방역 전환으로 외부 활동이 늘어난 점도 서비스업 생산을 증가시킨 요인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반면 광공업 생산은 4월(-6.7%)에 이어 또 한 번 같은 폭의 감소를 기록했다. 감소폭으로 보면 2008년 12월(-10.5%) 이후 최대폭이다.

광공업 생산 부진의 가장 큰 요인은 코로나19 유행이었다. 그 여파로 수출이 줄어들면서 자동차와 기계장비 등의 부문에서 생산이 각각 21.4%, 12.9% 줄어든 것이 결정적이었다. 생산 부진으로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4.6%포인트 하락한 63.6%에 머물렀다. 11년 4개월만의 최저 수준이다. 그 여파로 제조업 재고율은 전달보다 8.6%포인트 늘어난 128.6%를 기록했다. 이는 21년 9개월 만의 최고치다.

투자동향도 긍정적 흐름을 보여주지 못했다. 설비투자는 운송장비와 기계류 투자가 동반 부진을 보이는 바람에 전월 대비 5.9% 감소했다. 건설기성(실제로 이뤄진 건설투자)은 토목과 건축에서 차례로 -8.5%와 -2.4%의 실적을 보였다. 건설기성 전체 감소율은 4.3%였다.

[그래픽 = 연합뉴스]
[그래픽 = 연합뉴스]

경기지수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와 선행지수 순환변동치 모두에서 전달보다 하락한 모습을 보였다. 현재의 경기동향을 보여주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네 달 연속 하락세를 보이며 96.5를 기록했다. 이 지수가 100 미만이면 불황 상태임을 나타내는 것으로 읽힌다.

향후 경기를 예측하게 해 주는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 역시 4개월 연속 하락하며 98.9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8월의 98.9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반면 소비동향은 다소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승용차 등 내구재(7.6%)와 의복 등 준내구재(10.9%), 차량연료 등 비내구재(0.7%)의 판매가 늘어난 덕분이다. 소매판매 전체로는 전월 대비 4.6%의 증가율을 나타냈다.

업태별 분류에 의하면 면세점과 전문소매점, 백화점 등의 부진이 눈에 띄었다. 이들 업태의 전년 동월 대비 판매 감소율은 각각 49.8%, 6.0%, 7.8%를 기록했다. 반대로 무점포소매(18.0%)와 슈퍼마켓 및 잡화점(8.1%) 등에서는 큰 폭의 증가율을 나타냈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브리핑을 통해 “5월 전산업생산은 광업과 제조업의 하락을 서비스업이 일부 상쇄해 나온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어 경기지수의 하락 정도가 외환위기 당시엔 못 미치지만 금융위기 때 정도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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