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도 수년 내에 슈퍼 BRT(Super Bus Rapid Transit: S-BRT)가 도입된다. S-BRT는 간선급행버스(BRT)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체계다.

이 체계가 완성되면 해당 구간을 운행하는 간선급행버스는 정차 없이 정류장과 정류장 사이를 달릴 수 있다. 마치 지하철처럼 정류장 사이를 논스톱으로 질주한다는 의미에서 ‘지하철 같은 버스’로 불리기도 한다.

[그래픽 =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제공]
[그래픽 =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제공]

S-BRT의 원조격인 BRT란 도시를 연결한 간선도로에 버스전용차로를 설치한 뒤 이 곳에 급행버스를 운영하는 시스템을 의미한다. BRT는 지하철과 달리 지상 도로를 이용하기 때문에 기본시설을 건설하는데 드는 비용이 저렴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애 요소가 적어 일반 버스보다 신속성과 정시성을 강화해준다는 장점을 지닌다.

BRT가 갖는 이 같은 장점을 한 단계 향상시킨 것이 S-BRT다. 말하자면 고급형 BRT라 할 수 있다. 기능이 향상되는 대신, 보다 면밀한 첨단기능을 가진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관련 연구과제를 주도하고 있는 한국철도기술연구원(철도연)은 21일부터 오는 9월 4일까지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을 대상으로 실증사업 진행 신청을 받는다. 공모를 거쳐 대상으로 선정된 지자체에서는 연구단과 협의를 거쳐 이르면 내년 안에 실증 대상 구역을 설정하고 그곳에 S-BRT 시범 시스템을 구축한다.

이후엔 1년여 동안 시범운용을 실시한다. 이로써 지난 4월 시작된 관련 연구는 2022년 12월까지 총 2년 9개월 동안 이뤄지게 된다. 여기에 투입되는 예산은 약128억원이다.

S-BRT 체계 운용의 핵심은 기반시설 확충이다. 간선급행버스가 정류장 사이를 무정차로 달리기 위해서는 먼저 교차로 신호시스템을 그에 맞게 개선해야 한다. 일차적으로 버스 우선 자동신호체계를 갖추는 것이 필수적이다. 고가도로를 설치하지 않고도 간선급행버스가 무선신호시스템을 이용해 교차로를 먼저 통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버스가 다니는 구간을 설치하는 것 외에 스마트 정류장도 필수시설로 거론된다. 스마트 정류장은 이용객들을 기상 변화 등 외부 환경으로부터 보호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밀폐된 공간으로 구축해 냉·난방이 가능하고, 환승도 용이하도록 만들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래픽 =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제공]
[그래픽 =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제공]

이처럼 기반 시설이 완비되면 S-BRT 체계를 통한 버스 이동의 편리성과 신속성, 정시성 등이 도시철도 수준으로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구간을 운행하는 버스도 특별히 마련된다. 정류장에서 승하차가 동시에 이뤄지도록 굴절버스가 투입되고, 차량에서 발판이 나와 승강장과 수평을 이룸으로써 이용자 편의를 돕게 된다.

국내 최초로 실증사업 대상이 되는 지자체는 S-BRT 기반시설을 토대로 다양한 대중교통 환승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신노선 개발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실증사업 공모에 참여하길 원하는 지자체는 지자체장을 통해 신청서를 제출해야 한다. 신청 접수 이후엔 주관 연구기관 등이 구성하는 선정평가위원회의 심사가 진행된다. 선정위는 현장 실사 등 1, 2차 평가를 거쳐 대상 지자체를 최종 확정한다.

철도연의 이준 철도정책연구팀장은 “추진 의지가 높고 도로 인프라 등 조건을 갖춘 지자체 중심으로 심사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나희승 철도연 원장은 “여건을 갖춘 많은 지자체에 S-BRT 기술이 확산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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