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경제성장률이 정부가 예상했던 것보다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대외 부문 충격 강도가 예상을 뛰어넘는 바람에 수출 부진이 심화된 것이 원인이었다.

한국은행이 23일 공개한 바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우리나라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속보치)은 -3.3%를 기록했다. 한은이 발표하는 분기 성장률은 전기 대비 수치를 의미한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1분기(-1.3%)에 이어 두 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하게 됐다.

[그래픽 = 연합뉴스]
[그래픽 = 연합뉴스]

코로나19라는 돌발변수 탓이긴 하지만 두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은 경기침체 징후로 받아들여지곤 한다. 그런 만큼 이번 발표 내용은 이례적인 것이라 할 수 있다. 우리가 두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마지막으로 경험한 때는 2003년 카드사태 당시였다.

2분기 성장률 자체도 오랜만에 경험하는 수준이다. 분기 성장률 -3.3%는 외환위기가 엄습하기 시작한 1998년 1분기(-6.8%) 이후 가장 낮은 기록이다.

2분기 성장률을 전년 동기 대비로 산출한 결과는 -2.9%였다. 이는 1998년 4분기(-3.8%) 이후 최저치에 해당한다.

성장을 방해한 주범은 수출 부진이었다. 우리 경제 성장의 견인차인 수출은 2분기 기간 중 코로나19 팬데믹 탓에 16.6%나 줄어들었다. 이는 1963년 4분기에 24% 감소를 경험한 이래 나타난 가장 부진한 실적이다. 2분기 수입은 7.4% 감소했다.

정부가 수출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내수 증대에 힘을 쏟았지만 결과는 썩 만족스럽지 못했다. 그나마 민간소비가 1.4% 증가한 것이 눈에 띄었다. 정부가 전국민에게 재난지원금을 뿌리고 개별소비세 인하 등의 조치를 취한 것이 소비를 자극했다. 그 결과 승용차와 가전제품 등 내구재 소비가 비교적 크게 늘었다.

정부소비가 1.0% 늘어난 것도 성장률을 떠받치는데 일정 부분 기여했다.

하지만 설비투자와 건설투자가 각각 2.9%와 1.3% 줄어들면서 내수 부문 성장을 일부 잠식했다. 각각 운송장비 투자와 건물건설 등이 부진을 보인데 따른 결과였다.

경제활동별 생산을 보면 농림어업(-9.7%)과 제조업(-9.0%) 분야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서비스업 생산도 도소매 및 숙박·음식점업(-3.4%), 운수업(-8.6%) 등의 부진 탓에 1.1% 줄어들었다. 이밖에 건설업은 -0.2%, 전기가스수도사업은 +2.8%를 기록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사진 = 연합뉴스]
홍남기 경제부총리. [사진 = 연합뉴스]

지출항목별 성장기여도 부문에서는 내수가 0.7%포인트, 순수출이 -4.1%포인트를 기록했다. 이것만 보아도 수출 부진이 2분기 성장 억지의 주된 요인이었음을 알 수 있다. 지출 주체별 성장기여도를 살펴보면 민간이 -3.1%포인트, 정부가 -0.3%포인트를 기록헸다.

실질 국내총소득(GDI)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그러나 감소폭은 GDP 성장률보다 작은 -2%를 나타내는데 그쳤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2분기 성장 부진이 예상을 초월한 대외부문 충격에서 비롯됐다고 설명했다. 홍 부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가진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정부는 올해 0.1% 성장을 목표로 정하면서 2분기 성장률을 -2%대 중후반으로 예상했다”고 전제한 뒤 “실적이 그에 못 미쳤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지금의 코로나19 진정세가 이어진다면 3분기엔 경기가 반등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 배경으로 홍 부총리는 6월 신용카드 매출의 대폭 증가와 7월중 일평균 수출 부진 완화 등을 거론했다. 7월 수출과 관련, 홍 부총리는 “대충 수출이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고, 대미 수출은 증가세로 돌아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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