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자 수가 6개월 연속 줄어들었다. 8월 취업자 수가 전년 동월 대비 27만4000명 감소한 것까지 포함된 결과다. 다음 달 발표될 9월 고용동향에 대한 전망도 비관적이다. 코로나19 재확산과 함께 취해진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의 영향을 고스란히 받을 수밖에 없는 탓이다.

9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우리나라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27만4000명 줄어든 2708만5000명이었다. 다만, 감소폭은 전달보다 다소 줄어들었다. 취업자 수는 지난 3월 -19만5000명을 기록한 이래 거듭 감소세를 보여왔다. 4~7월의 월별 취업자 증감치는 각각 -47만6000명, -39만2000명, -35만2000명, -27만7000명 등이었다.

브리핑하는 정동명 통계청 사회통계국장. [사진 = 연합뉴스]
브리핑하는 정동명 통계청 사회통계국장. [사진 = 연합뉴스]

6개월 연속 취업자 감소는 2009년 이후 11년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2009년엔 1월부터 8개월 연속 취업자가 감소한 바 있다. 세계경제를 강타한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 탓이었다.

8월 취업자 수는 서비스업과 제조업에서 크게 감소했다. 숫적으로는 서비스업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그 중에서도 도·소매업(-17만6000명), 숙박·음식점업(-16만9000명), 교육서비스업(-8만9000명) 등에서 감소폭이 컸다. 숙박·음식점업의 경우 7월(-22만5000명)보다 감소폭이 줄었지만 도·소매업에서는 감소폭이 4만9000명 커졌다.

양질의 일자리를 보장하는 제조업에서도 취업자 수가 5만명 줄었다. 그러나 감소폭은 6월(-6만5000명), 7월(-5만3000명)보다 다소 축소됐다.

연령별 증감 상황은 이전과 비슷한 기조를 보였다. 이번에도 60대 이상이 전체 취업자 감소폭을 줄이는데 크게 기여했다. 8월 중 60세 이상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에 비해 38만4000명 늘어났다. 반면 나머지 연령대에선 일제히 감소한 모습을 보였다. 감소폭은 30대 23만명, 40대 18만2000명, 50대 7만4000명 등이었다.

청년층 연령대인 15~29세 취업자 수도 17만2000명 줄었다. 이는 코로나19 사태로 대면 서비스업 일자리가 급격히 줄어든 것과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임금 근로자와 비임금 근로자를 비교하면 후자의 감소폭이 더 컸다. 임금 근로자가 11만3000명 줄어드는 동안 자영업자 등 비임금 근로자는 16만1000명 감소했다. 임금 근로자 중에서는 임시직(-31만3000명)과 일용직(-7만8000명)이 줄어든 반면 상용직은 28만2000명 증가했다.

15세 이상 고용률도 하락했다. 8월의 경우 1년 전보다 1.0%포인트 하락한 60.4%에 그쳤다. 8월 기준으로 치면 2013년 60.2%를 기록한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 기준 연령대인 15~64세 고용률은 전달보다 1.1%포인트 하락한 65.9%를 기록했다. 이 역시 7년만의 최저치다.

고용률은 15세 이상의 생산가능인구 중에서 일자리를 가진 사람이 차지하는 비율을 가리킨다. 비경제활동 인구가 집계에 포함되기 때문에 실업률이나 취업자 수 추이보다 현실적인 고용 지표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런 이유로 현 정부도 고용자 증감이나 실업률보다는 고용률에 주목해달라는 주문을 하곤 했었다.

8월 실업률은 전달보다 0.1%포인트 오른 3.1%를 기록했다. 8월 기준으로는 2018년의 4.0% 이후 가장 높은 기록이다. 청년(15~29세) 실업률은 2.9%포인트 상승한 7.7%로 집계됐다.

[그래픽 = 연합뉴스]
[그래픽 = 연합뉴스]

이상에서 보듯 8월 고용상황은 여전히 암울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 상황은 통계 이상으로 나빴으리라는 게 일반적 시각이다. 이번에 발표된 8월 고용동향이 해당월 9~15일을 조사 대상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이는 곧 지난달 15일 이후 급격히 악화된 코로나19 재확산 사태가 이번 통계에 반영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이런 이유로 정부도 다음 달 나올 9월 고용 관련 통계가 암울할 것이란 우려를 미리부터 표하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오늘 발표된 고용지표는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수도권에서 강화된 시점인 8월 16일 직전 주간의 고용상황을 조사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것 말고도 중요한 시사점이 하나 더 있다. 홍 부총리도 시인했듯이 8월 취업자 수의 마이너스 기록이 경기침체 외에 기저효과의 영향을 받았다는 점이다. 이는 비교 시점인 지난해 8월의 통계가 공공일자리 거품으로 인해 실제보다 부풀려진 것과도 연관이 있다.

사실 공공일자리 거품은 지난해에만 있었던 게 아니다. 현 정부는 취임 이후 줄곧 공공일자리 늘리기에 골몰해왔다. 특히 심각한 문제는 예산을 투입해 단기 알바성의 직접 일자리를 양산해왔다는 점이었다. 60세 이상 고령층을 주 대상으로 하는 직접 일자리로는 하천 쓰레기 줍기, 금연구역 준수 감시하기, 새똥 치우기 등등이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통계용’ 일자리는 통계상 거품을 부풀리는 역할을 해온 측면이 있다. 이런 유의 일자리 수는 2017년 62만을 기록했고 그 이후 매년 증가하고 있다. 올해엔 그 수가 94만5000명에 달했고, 내년엔 102만8000명으로 늘어난다. 내년의 직접 일자리 양산을 위해 정부는 이미 본예산(안)에 3조1164억원을 따로 책정해두었다.

현재 통계 기준에 의하면 조사 기간(8월의 경우 9~15일) 중 단 1시간이라도 수입을 얻기 위해 일한 사람은 취업자로 분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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