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경제 = 김기영 기자] 국내외 증시에서 미국발 정책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경기부양책을 하나로 묶은 미국의 내년 회계연도 연방정부 예산안에 결국 서명한데 따른 것이다. 앞서 미국 및 국내 증시는 트럼프 대통령이 느닷없이 예산안 서명을 거부하는 바람에 한동안 긴장 분위기에 휩싸였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일요일인 27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예산안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당초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가 9000억 달러의 코로나19 대응용 부양책을 포함한 예산안을 가결했으나, 미국민들에 대한 현금 지급 규모를 더 늘려야 한다며 서명을 미뤄왔다. 이로 인해 또 다시 정부의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사태가 재발하는 것 아니냐 하는 우려가 제기됐었다.

[그래픽 = 연합뉴스]
[그래픽 = 연합뉴스]

다만,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몽니에도 불구하고 그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었다.

시장의 예상대로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이 곧 이뤄졌지만 미국발 정치적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 다음달 5일로 예정된 조지아주 상원의원 결선투표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이 투표에서 민주당이 두 석을 모두 가져간다면 시장이 꺼리는 ‘블루 웨이브’가 현실화된다. 행정부와 상원을 민주당이 모두 장악하게 된다는 뜻이다.

민주당이 두 석을 추가하면 상원 의석수는 여야 동수를 이룬다. 그러나 부통령이 캐스팅보트를 행사하는 만큼 이 경우 사실상 상원은 민주당 손아귀에 떨어진다.

블루 웨이브 달성은 진보적인 민주당 정부의 증세와 기업 규제 강화 움직임을 제어할 장치가 사라지거나 약해지는 것을 의미한다. 이로 인해 월가에는 상원만큼은 공화당이 장악해줄 것을 바라는 기류가 형성돼 있다.

코로나 이슈의 경우 두 가지 변수가 어느 정도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 형국이다. 백신 개발로 인해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다른 한편에서는 변종 바이러스 출현에 대한 우려가 날로 증폭되고 있다.

영국·남아프리카공화국 등에서 발생한 코로나19 변종 바이러스는 기존의 것보다 전파력이 70% 정도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은 변종 바이러스 다발 지역인 영국에 대해 입국 제한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영국발 항공 승객의 경우 코로나19 음성판정을 받아야만 미국행 비행기 탑승이 허용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 = 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 = EPA/연합뉴스]

국내 증시에 영향을 미칠 기타 미국발 변수로는 오는 31일 발표될 주간 실업보험 청구 건수가 있다.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번 주 발표될 청구 건수는 지난주보다 다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변수와 관련해 눈여겨볼 점은 12월 결산법인 배당락일인 29일을 전후한 주가 흐름이다. 통상적으로는 배당락일 전날까지 주가가 상승하다 당일엔 하락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28일 코스피는 장중 상승세를 이어가다가 막판으로 가면서 하락하는 바람에 전장보다 1.74포인트(0.06%)오른 2808.60으로 거래를 마쳤다.

한편 이번 주 국내 증시는 오는 30일까지만 열린다. 휴장은 이달 31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이어진다. 새해 증시의 첫 거래는 다음달 4일 오전 10시에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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