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경제 = 김기영 기자] 전국의 상위 20% 고가 아파트군(群)과 하위 20% 저가 아파트군의 가격 차이가 최대로 벌어졌다. 문재인 정부 들어 부동산 값이 전반적으로 크게 오르면서 아무래도 고가 아파트 가격의 인상폭이 상대적으로 더 컸던 게 그 이유인 듯 보인다.

27일 KB국민은행의 월간 주택가격 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현재 전국의 아파트 가격 5분위 배율은 8.5를 기록했다. 관련 통계 조사가 처음 실시된 2008년 12월의 5분위 배율은 8.1이었다.

아파트 가격 5분위 배율이란 상위 20% 아파트(5분위)의 평균가격을 하위 20%(1분위) 평균가격으로 나눈 값을 지칭한다. 따라서 이 배율 수치는 상위 20% 고가 아파트와 하위 20% 저가 아파트의 가격 차이가 커질수록 높아진다.

[사진 = 연합뉴스]
[사진 = 연합뉴스]

국민은행 자료에 나타난 지난해 12월 전국 1분위 아파트의 평균 가격은 1억1192만원이었다. 1년 전 같은 시점의 1억835만원보다 357만원 올라간 수치다. 반면 같은 기간 5분위 아파트 평균 가격은 7억3957만원에서 9억5160만원으로 상승했다. 상승폭은 2억1203만원이다.

전국 아파트 평균 가격 5분위 배율은 2019년 12월~2020년 12월 사이에 연간 최대 변동폭을 기록했다. 해당 기간의 아파트 평균가격 5분위 배율은 6.8에서 8.5로 급상승했다. 지난해 12월을 기준으로 한 지역별 5분위 배율은 대전 5.7, 울산 5.4, 광주와 부산 5.3, 경기 4.8, 대구 4.6, 서울 4.2, 인천 3.9 등의 순서를 나타냈다.

권역별 배율은 수도권이 6.6으로 가장 높았고, 기타 지방이 5.6, 수도권 밖의 5개 광역시가 5.2를 나타냈다. 지난해 경기와 6개 광역시의 평균 아파트값 5분위 배율은 2013년 조사 실시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반면 서울에서의 아파트 평균가격 5분위 배율은 지난 1년 사이 오히려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다. 가격 기준 상승폭은 고가 아파트군이 더 컸지만 상승률은 저가 아파트군에서 더 크게 나타난데 따른 현상이었다.

즉, 2019년 12월 3억7019만원이던 서울의 1분위 아파트 평균가는 1년 뒤 같은 시점에 4억7836만원으로 1억817만원 뛰었다. 같은 기간 서울 5분위 아파트 평균값은 17억6158만원에서 20억13만원으로 2억3855만원 상승했다. 같은 기간 1분위와 5분위 아파트의 상승률은 각각 29.2%와 13.5%였다.

[그래픽 = 연합뉴스]
[그래픽 = 연합뉴스]

서울에서의 특이 현상은 한동안 진행된 저가 아파트들의 9억원 키높이 맞추기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1년여 동안 적지 않은 30대와 40대 무주택자들은 대출 규제 기준선인 9억원 미만의 아파트 매입에 열을 올렸었다. 그 바람에 저가 아파트들의 가격이 9억선까지 숨가쁘게 뛰어오르는 기현상이 ‘노·도·강’ 지역을 중심으로 나타났었다.

지난 22일 서울 창동에서는 주공 19단지 전용 84.9㎡ 아파트가 10억5000만원에 거래됨으로써 도봉구 최초의 10억 초과 아파트 단지 기록을 남겼다. 이로써 서울 25개 자치구 전체에 걸쳐 아파트 매매가 10억 시대가 열리게 됐다.

최근의 아파트 가격 동향과 관련,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지방에서는 국지적으로 새로운 부촌이 형성되는 현상이 가속화된 반면 서울에서는 중저가 주택의 가격 상승률이 보다 가팔라지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전국적으로 아파트 값 상향평준화가 이뤄지면서 주거 양극화가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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