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경제 = 김기영 기자] 지난 주 후반 국내외 증시는 작은 악재에도 출렁이는 모습을 보였다. 그만큼 증시 변동성이 커져 있음을 보여준 한 주였다. 이런 분위기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많다.

지난주 후반 미국 및 국내 증시를 출렁이게 만든 것은 게임스톱 등에 대한 공매도 이슈였다. 뉴욕증시에선 게임 관련 유통기업인 게임스톱과 영화관 체인 AMC 등을 놓고 개인투자자들과 헤지펀드 간 힘겨루기가 진행됐다. 개인들이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집결한 뒤 해당 기업 주식을 집중 매수한 것이다.

이로 인해 공매도에 나선 헤지펀드들의 손실이 커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판세는 개인들의 의도와는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다. 개인들의 적극 공격에 의해 공매도 전략이 실패로 돌아가자 불안감을 느낀 헤지펀드들이 다른 주식을 팔아치우는 상황이 벌어졌고, 이런 움직임은 시장 불안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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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게임스톱 등의 주가가 하락하는 등 공매도 세력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면 오히려 주가지수가 상승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헤지펀드에 대한 개인들의 공세가 심화되자 한때 증시 일각에서는 펀드의 파산 가능성이 거론되기도 했다. 그에 대한 우려가 뜻하지 않게 시장 분위기를 해치는 결과로 이어졌던 것이다.

이런 상황은 언제든 재연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즉, 일부 종목을 둘러싸고 개인과 헤지펀드 간 공방이 재발하면 증시의 변동성이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전반적인 증시의 펀더멘털은 여전히 양호하다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유동성이 뒷받침되고 있고 저금리 기조도 한동안 유지될 게 확실시되기 때문이다. 올해 경기가 회복될 것이란 기대감도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공화당의 반응에 아랑곳하지 않고 1조9000억 달러 규모의 부양책을 밀어붙일 태세를 갖추고 있고,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완화적 기조를 이어갈 뜻을 재확인한 것도 증시엔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본궤도에 오른 뉴욕증시 상장기업들의 지난 분기 실적 발표도 증시엔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이미 실적을 밝힌 기업들을 통해 짐작할 수 있듯이 남은 기업들도 대체로 양호한 실적들을 내놓을 것이란 기대가 형성돼 있다.

[사진 =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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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 백신 공급 및 접종이 당초 예상보다 지연되고 있는 점은 신경이 쓰이는 부분이다. 특히 유럽의 백신 공급이 불안정성을 드러내고 있는 가운데 프랑스 일부 지역에서는 접종을 중단하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특정 백신의 고령층에 대한 예방효과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것도 문제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19 백신이 특정 변이 바이러스에 무용지물이 될지 모른다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백신과 관련해서는 조그마한 악재만 나타나도 세계 증시가 크게 흔들리는 모습을 보인다는 점에 유념할 필요가 있다. 아직은 코로나19의 세계적 유행이 언제쯤 사그라들지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향후 코로나19 사태가 극적으로 악화되지 않는 한 전반적 상황은 그리 나쁘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반적 분석이다. 유동성 상황 등 제반 요소들을 살펴볼 때 주가를 떠받칠 동력이 여전히 살아있다는 점이 그 이유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한 듯 1일 코스피지수는 개장 직후 잠시 전장 종가보다 하락하더니 곧바로 상승전환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0.60포인트(0.02%) 오른 2976.81에서 조심스럽게 출발한 뒤 전반적 상승흐름을 이어간 끝에 전 거래일보다 80.32(2.70%) 오른 3056.53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은 개인이 7000억원 이상의 순매도를 기록했으나 외국인과 기관이 그 이상의 순매수로 맞서면서 지수를 끌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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