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경제 = 김기영 기자] 오는 26일 국내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다. 국내에서 처음 접종되는 코로나19 백신은 아스트라제네카(AZ)다. 이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17일 아스트라제네카에 대해 국가출하 승인을 한 데 따른 것이다. 국가출하 승인은 백신에 대한 보건 당국의 마지막 품질 검정 관문이다.

식약처는 지난 10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해 품목허가를 한 바 있다. 이후 20여일 동안 안전성과 효과성 등을 검증하는 과정을 거친 뒤 이날 국가출하 승인을 마무리했다. 국가출하 승인에는 통상 2~3개월이 소요되지만 사태의 심각성을 감안, 코로나19 백신에 대해서는 압축된 검증 절차를 적용했다.

코로나19 백신으로서 국내에서 가장 먼저 출하되는 이번 아스트라제네카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영국 제조사와의 계약에 의해 위탁생산하는 것들이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사진 = 연합뉴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사진 = 연합뉴스]

식약처는 검증을 통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안전성과 효과성을 인정했지만 당분간은 이 백신을 65세 미만에 한해 접종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이 백신이 18세 이상 성인 모두에게 접종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지만 65세 이상 고령층에 대한 안전성을 입증할 자료가 아직은 충분치 않다는 점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고령자에 대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은 안전성 등에 대한 추가 자료를 확보한 뒤 예방접종전문위원회 심의를 거쳐 확정짓게 된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65세 이상을 대상으로 한 안전성 검증 자료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유럽 주요국들에서도 제한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65세 이상 고령자가 1차 대상에서 배제된 탓에 가장 먼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받게 될 대상은 전국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의 입소자 및 종사자 등으로 결정됐다. 정부는 이들에 대한 접종(이하 1차 접종 기준)을 1분기 중에 완료한다는 계획을 세워두었다.

2분기엔 65세 이상 고령자 등 고위험군이, 3분기엔 만성질환자 및 19~64세 일반 성인, 4분기엔 미접종자 등이 차례로 접종을 받을 수 있다. 전국민에게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권장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접종이 본인 의지와 무관하게 강제로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2~3월 세부일정을 기준으로 설명하면, 이달부터는 요양시설과 요양병원 등의 입소자 및 종사자 27만2000명이 우선 대상으로 선정돼 접종에 들어간다. 이어 3월 초순부터는 고위험 의료기관 종사자(보건의료인) 35만4000명이, 그 이후 3월 중엔 119 구급대원과 역학조사원 등 코로나19 1차 대응요원 7만8000여명이 접종 대상에 포함된다.

정부는 원활한 접종 이행을 위해 전국 250개 장소에 화이자와 모더나 같은 mRNA 백신 접종센터를 설치키로 했다. 이 센터는 해당 백신들이 초저온 냉동상태를 유지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해 제한적으로 만들어진다. 이들 백신은 지정된 장소를 찾아가 맞아야 하는 만큼 이동 약자인 고령자나 와병중인 요양병원 환자들의 접근이 어렵다는 단점을 안고 있다.

따라서 정부는 접근성 제고를 위해 전국에 1만여 곳의 접종 장소를 확보하기로 했다. 아스트라제네카나 얀센 등의 백신은 초저온 냉동 보관이 필요하지 않은 만큼 보다 많은 장소에서 손쉽게 접종을 받을 수 있다. 이들 백신의 경우 찾아가는 접종 서비스도 어느 정도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픽 = 연합뉴스]
[그래픽 = 연합뉴스]

정부는 현재 5600만 명분의 백신을 확보해두고 있다. 백신 물량은 향후 추가로 확보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들 추가 물량 등을 동원해 백신 접종이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오는 11월까지 국민의 약 70%가 코로나19 백신의 1, 2차 접종을 완료하게 된다.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이 때부터는 국내에서도 어느 정도 집단면역이 형성되리라는 기대를 가질 수 있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16일 중부권역 예방접종센터를 둘러보기 위해 충남 천안을 방문한 뒤 가진 현지 간담회에서 “이달 시작되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은 코로나와의 전쟁을 종식할 전환점”이라고 강조했다. 권 장관은 이 간담회에서 관계자들로부터 접종센터 운영계획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

순천향대 천안병원이 운영을 맡을 중부권역 예방접종센터에서는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 접종이 진행된다. 이에 따라 이곳에는 이들 백신의 보관을 위한 초저온 냉동시설이 갖춰진다. 시설이 완비되면 접종센터에서는 예진과 백신 접종, 이상 반응 모니터링 등 일련의 과정이 일괄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 이 곳에 4명의 예진 의사가 배치되면 하루 600여 명에 대한 코로나19 예방 접종이 가능해진다.

한편 식약처는 현재 화이자 백신에 대한 품목허가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미국 화이자가 지난달 25일 자사의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품목허가를 신청한데 따른 것이다. 아스트라제네카의 사례를 준용한다면 화이자 백신은 3월 첫째 주 품목허가를 받은 뒤 20여일이 지나 국가출하 승인을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

저작권자 © 나이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