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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스뷰] ‘역시나’로 끝난 신도시 등 땅투기 1차 조사…최선은 검찰 수사
[나이스뷰] ‘역시나’로 끝난 신도시 등 땅투기 1차 조사…최선은 검찰 수사
  • 김기영 기자
  • 승인 2021.03.11 16: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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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스경제 = 김기영 기자] 정부가 6곳의 3기 신도시, 100만㎡ 이상의 수도권 택지에 대한 투기 의혹 조사 결과를 내놓았다. 최근 논란의 중심에 선 광명·시흥 등 수도권 신도시 6곳에 과천지구, 안산·장상지구가 더해져 총 8곳이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이번에 타깃이 된 대상자는 국토교통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 1만4000여명이었다.

조사 결과 이들 지역에 대한 투기 의혹 대상은 20명으로 늘어났다. 이들 모두는 LH 직원이었다. 당초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과 참여연대가 폭로한 13명에 7명이 새로 추가된 결과였다. 민변 등의 폭로 사례가 광명·시흥 지구의 토지에 국한됐던 것과 달리 이번엔 기타 지역의 토지도 투기 의혹 대상에 포함됐다. 3기 신도시 인근 주택을 매입한 사례도 다수(국토부 25명, LH 119명) 발견됐다.

확인된 지역별 토지 투기의심 사례는 광명·시흥 15명, 고양시 창릉 2명, 남양주시 왕숙, 과천시 과천, 하남시 교산 각 1명 등이었다. 이번 조사를 실시한 정부합동조사단(합조단)에 따르면 1명이 8개 필지를 매입했거나, LH 직원과 지인이 공동으로 땅을 매입한 사례도 확인됐다. 특히 시흥시 과림동에서는 LH 직원 4명을 포함한 22명이 1개 필지를 공동매입한 경우도 있었다.

브리핑하는 정세균 총리. [사진 = 연합뉴스]
브리핑하는 정세균 총리. [사진 = 연합뉴스]

정세균 국무총리는 1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이 같은 내용의 합조단 1차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정 총리는 이와 함께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투기 혐의 내용을 정부합동특별수사본부(특수본)에 이첩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수본은 경찰이 주축이 된 기구로 국세청과 금융위원회가 가세했다.

정 총리는 이날 “정부는 부동산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한다”고 밝힌 뒤 “불법 투기행위를 한 공직자 등은 곧바로 퇴출시키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법과 제도를 총동원해 투기 이익을 빠짐없이 환수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총리는 또 LH 사장 출신인 변창흠 국토부 장관의 책임론을 거론하면서 LH에 대해서도 “환골탈태할 수 있는 혁신안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참여연대와 민변이 LH 직원들의 광명·시흥 신도시 땅투기 의혹을 제기하자 지난 4일 국토부와 행정안전부, 경찰청 등이 참여하는 합조단을 구성해 1차 조사에 착수했다. 합조단은 이날 이후 곧바로 국토부와 LH 직원의 가족, 지방자치단체·지방공기업 직원 및 그 가족 등 10만여 명을 대상으로 2차 조사에 돌입한다.

가족의 범위는 부모와 배우자, 자녀 등 직계존비속으로 제한된다. 택지 개발 관련 업무를 맡은 공직자라 할지라도 그의 형제나 자매 등 방계는 조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이번 발표에도 불구하고 정부에 대한 비판 여론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처음부터 큰 기대를 걸 수 없는 조사가 이뤄진데다 조사 결과 또한 “역시나”라는 평을 들을 정도로 맹탕이었기 때문이다.

부실 조사에 대한 우려와 비판은 진작부터 제기됐다. 비판은 조사 주체와 방식, 범위 등을 둘러싸고 다각도로 제기됐다. 정부가 마지못해 조사에 임하면서 미리부터 일정한 선을 그은 채 시늉만 하려 한다는 것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수사’가 아닌 ‘조사’를 고집했다. 처음에 경찰청을 정부 합조단에 포함시켰지만 조사 수준을 넘기려 하지 않았다. 경찰청을 포함시킨 것은 뚜렷한 범죄 혐의가 발견될 경우 수사를 의뢰하기 위한 조치였던 것으로 분석된다. 그 탓이었던지 계좌추적권을 갖고 있는 행정관청인 국세청조차 합조단에 포함되지 못했다.

합조단의 1차 조사를 국토부가 주도했다는 점도 논란을 낳았다. 이로 인해 야당과 시민단체 등에서는 미리부터 ‘셀프조사’의 한계를 지적하며 반대 입장을 밝혔었다. 국토부는 조사 주체가 아니라 조사 대상이라는 것이 일반적 견해였다.

[그래픽 = 연합뉴스]
[그래픽 = 연합뉴스]

이처럼 수사 아닌 조사에 ‘셀프’ 성격까지 더해지면서 이번 조사는 진행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당장 LH 직원 다수가 조사에 불응하며 버텼지만 합조단이 대응할 수단은 마땅치 않았다. 이로 인해’ 셀프조사‘에 ’임의조사‘ 성격까지 더해져 1차 조사는 또 한 번 신뢰성에 상처를 입게 됐다.

조사단의 무기력은 2차 조사에서도 그대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차명 투기가 더 많을 것이란 일반적 관측에도 불구하고 관련 공직자와 공기업 직원들의 직계 존비속까지만 조사 대상에 포함시키기로 한 것이 가장 큰 이유다.

각 지방자치단체와 지방경찰청이 제각각 산발적으로 조사 또는 수사를 벌이고 있는 것도 문제다. LH발 광명·시흥 땅투기 의혹이 불거지자 현재 각 지자체와 지방경찰청은 저마다 관할 지역 안에서 개발 중인 택지와 국가산업단지(국가산단) 등을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이를테면 충청북도는 청주 넥스트폴리스 산업단지와 오송 3생명과학 국가산단을, 부산광역시는 강서구 대저동 연구개발특구 일대를, 세종시와 세종경찰청은 연서면 스마트 국가산단 일대를, 인천경찰청은 계양 테크노밸리 예정지 등을 유심히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청와대도 비서관 이상 직원에 대한 조사를 실시한데 이어 향후 행정관 이상 직원과 그 가족들을 대상으로 투기 혐의 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전국의 행정관청과 각 경찰청이 경쟁하듯 제각각 조사 및 수사에 나서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다원적으로 실시되는 조사가 효율적 성과를 내기 어렵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조사 후 사건을 처리하는 방식도 제각각일 가능성이 크다.

이 같은 혼란은 정부가 첫 단추를 잘못 꿴 데서 비롯됐다고 볼 수 있다. 애당초 수사 역량이 가장 뛰어나다고 평가받는 검찰을 배제하려 한 것이 불찰이었다. 따라서 이제라도 잘못을 바로잡으려면 검찰에 주된 역할을 맡겨야 한다는 게 일반적 여론이다. 검찰이 주축이 돼 합동수사본부를 꾸린 뒤 전국에 걸쳐 투기행위 조사를 벌이는 것 이상의 묘수는 없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의 대체적 시각도 이와 다르지 않다.

이 사안이 검찰에 할당된 6대 중대범죄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일부 의견이 신경 쓰인다면 감사원 감사를 대안으로 생각해볼 수도 있을 것이다. 감사원이 대대적 감사를 거쳐 부패범죄 등 중대범죄 혐의를 찾아낸 뒤 이를 검찰에 넘기는 게 대안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그에 앞서 6대 범죄의 범위에 대해 보다 적극적 해석이 이뤄져야 한다는 견해도 적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