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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스 경제학개론] 인플레이션 vs 리플레이션 논란 증폭
[나이스 경제학개론] 인플레이션 vs 리플레이션 논란 증폭
  • 최진우 기자
  • 승인 2021.03.16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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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스경제 = 최진우 기자] 최근 미국의 시장금리를 대변하는 10년물 국채 금리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연초 0.9% 수준에 불과했던 미국의 10년물 국채 금리는 16일 현재 1.6% 초반대를 찍고 있다. 이를 두고 인플레이션 압력의 증가 신호라는 분석이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인플레 압력의 증가에 대해서는 미국의 재무 및 통화정책 당국자들도 어느 정도 동의하고 있다.

실제로 시장금리 상승은 인플레이션 기대가 반영될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통상 명목금리는 실질금리에 인플레이션에 대한 기대치가 더해져 매겨지기 마련이다. 이 점을 감안하면 최근 나타나고 있는 시장금리의 지속적이고 두드러진 상승은 인플레 압력이 현저히 커지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

문제는 지금의 경제상황을 본격적인 인플레이션 임박 신호로 판단할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양론이 팽팽히 맞선다. 일각에서는 지금 상황을 리플레이션으로 평가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디플레이션 상황에서 벗어났을 뿐 인플레이션을 논할 단계는 아니라는 의미의 반론인 셈이다.

[그래픽 = 연합뉴스]
[그래픽 = 연합뉴스]

미국 시장금리 상승의 원인을 제공한 미국 정부 당국은 일단 인플레이션 도래를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이사회 의장도 비슷한 시각을 드러내고 있다. 현재의 물가상승은 일시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현상일 뿐 추세적인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최근 파월 의장은 현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히면서도 아직은 연준의 물가인상률 목표치와 거리가 있다는 입장을 드러낸 바 있다.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인 것으로 여겨진다면 그런 상황을 견뎌낼 것이란 취지의 말도 했었다. 어느 정도 인플레 조짐이 보이더라도 곧바로 대응하지 않고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의미로 읽힐 발언이었다. 파월의 발언에선 현재의 물가상승이 일시적 현상이라는 메시지도 느껴진다.

파월 의장이나 연준의 입장 변화 여부는 17일(이하 현지 시각)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끝난 뒤 확인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 상황에 대한 미국 정부의 입장을 뚜렷이 보여준 것은 재닛 옐런 재무장관의 최근 발언이었다. 옐런 장관은 지난 14일 ABC방송에 출연해 “인플레이션 위험이 크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인플레 위험 유무를 묻는 질문이 나오자 그는 “작은 위험이 있을 뿐”이라고 말하며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답했다.

옐런 장관은 현재의 물가상승이 일시적 현상에 불과해 큰 위험이 될 수 없다면서 변화에 대응할 수단을 갖고 있다고 장담했다. 그는 또 1970년대의 지속적인 고(高)인플레이션이 나타나리라고는 결코 예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고용 상황이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가지 않았음을 들어 아직은 인플레를 우려할 때가 아니라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옐런 의장도 이에 동조하고 있다. 지금 시점에선 자산시장 과열을 우려하기보다 취약계층의 고용 여부를 먼저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인플레 압력이 상당 수준에 이른 현 상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그 같은 우려를 뒷받침하는 요소는 여럿이다. 한국은행은 그 요소로 ▲미국의 연이은 경기부양책 실시 ▲연준의 평균물가목표제(AIT) 도입을 통한 인플레 수용 시사 ▲코로나19 백신 보급에 따른 경기회복 기대 상승 등을 제시했다. 최근 발간한 주간 간행물 ‘해외경제 포커스’를 통해서였다.

[그래픽 = 연합뉴스]
[그래픽 = 연합뉴스]

미국의 경기부양 의지는 최근 1조9000억 달러 규모의 추가부양책이 상하 양원을 모두 통과함으로써 현실화 단계에 돌입했다. 지난해 말 9000억 달러 규모의 부양책이 시행된 데 이어 또 다시 대규모 부양책이 실시 단계에 다다르자 시장에서는 금리 상승 압박이 더 커졌다는 분석이 나오기 시작했다.

지난해 연준이 도입한 AIT 역시 인플레이션 도래 가능성을 높이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AIT 도입은 미리 설정된 특정 물가목표치가 달성되더라도 일정 기간 동안의 평균 물가상승률이 그에 못 미칠 경우 문제 삼지 않겠다는 것을 시사한다. 즉, 연준이 웬만한 수준의 물가상승은 수용할 뜻을 드러냈다고 볼 수 있다.

코로나19 백신 보급으로 인한 경기회복 기대는 날로 커져가고 있다. 이로 인해 국제유가나 각종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서 인플레 압력도 덩달아 커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한은은 지금의 물가흐름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미국 정부와 비슷한 입장을 지닌 것으로 보인다. 우리 정부도 마찬가지다. 최근의 물가상승이 일시적 현상이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오는 2분기엔 물가 상승률이 높아질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다만 한은은 최근의 통화신용정책 보고서를 통해 백신 접종에 따른 경기 회복, 경제활동 정상화로 인한 수요 재분출, 국제 원자재가격 상승 등이 현실화되면 인플레이션이 확대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민간 전문가들 사이에선 최악의 경우를 상정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뚜렷한 경기 회복 없이 물가만 상승하는 경우가 그에 해당한다. 이럴 경우 한국은행은 금리정책을 운용하는데 있어서 진퇴양난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상황에서 미국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한다면 한은의 딜레마는 더욱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자칫 금리역전 현상까지 겹칠 수 있다는 점이 그 이유다. 한은의 고민도 그런 가정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