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경제 = 김기영 기자] 국내외 증시를 한동안 휘저었던 미국의 시장금리가 안정세에 돌입했다. 동시에 경제회복에 대한 기대가 확산되면서 투자심리가 자극받기 시작했다. 이런 상태가 지속된다면 완만하게나마 주가 상승 흐름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릴 수 있다.

여기에 더해 미국 정부와 통화 당국은 부양책을 지속할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이 점 또한 증시 전망을 밝게 하는 요소다.

그간 증시를 긴장시켰던 미국의 10년물 국채 금리는 지난주를 지나면서 1.6% 후반대에서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금리 상승세가 주춤해지자 증시에선 경기 회복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하지만 투자자들이 마냥 기대만 키우고 있는 것은 아닌 듯 보인다. 경기회복 국면에서 나타날 부정적 이면을 경계하고 있다는 의미다. 당장 코앞에 닥친 경계 이슈로는 미국의 증세 가능성이 꼽힌다.

[그래픽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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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행정부는 경기 부양을 위해 오는 31일(이하 현지시각) 3조 달러 이상 규모의 인프라 투자계획을 발표한다. 사안 자체는 증시에 긍정적 요소임에 틀림없다. 문제는 그 같은 계획을 뒷받침할 재원을 마련하려면 증세가 불가피하다는 데 있다. 이로 인해 미국에서는 기업과 고소득자들을 상대로 한 증세 필요성이 심심찮게 거론되고 있다.

이는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 정책과 대비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특히 법인세를 대폭 줄여줌으로써 증시 활성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경기 회복 기미가 확연해지면 미국 내 시장금리가 다시 상승행진을 재개할 것이란 우려도 적지 않다. 지금 같은 상황에서 시장금리 상승세가 재연될 경우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적극적으로 제지에 나설지도 미지수다. 연준이 금리 상승을 경기회복에 따른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인식한다면 증시엔 다시 긴장감이 높아질 수 있다.

앞서 경험했듯이 시장금리의 급상승은 증시 활황세를 주도했던 기술주에 타격을 입히면서 증시 전반의 활력을 약화시켰다.

이번 주 증시에 악영향을 미칠 다른 변수들도 도사리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다시 구체화되고 있는 미국과 중국 간 신경전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 정부가 중국에 가한 관세 압박을 그대로 유지할 것이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오히려 전임자보다 더 적극적으로 동맹국들을 대(對) 중국 압박전선에 나서도록 독려하는 분위기를 풍긴다.

[그래픽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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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 이슈 외에 중국 신장 위구르족 인권문제도 미·중 관계를 더욱 차갑게 만들고 있다. 이 문제를 두고 중국은 미국 및 유럽연합(EU), 영국 등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중국 외교부의 화춘잉 대변인은 EU까지 대 중국 제재에 나서자 과거 중-인도 전쟁 직전에 중국이 인도 측에 보냈던 일종의 선전포고 문구를 상기시켰다. 이번엔 서방국들을 향해 “사전에 알려주지 않았다고 말하지 말라”라는 메시지를 내지른 것이다.

미국과 유럽 주요국들에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발견되면서 경제 봉쇄가 다시 강화되고 있는 점도 증시로서는 달갑지 않은 일이다. 감염병 확산 우려는 부활절(새달 4일)이 다가오면서 더욱 커지고 있다. 부활절 연휴 기간 중 사람 간 접촉이 많아질 수 있어서이다.

중국이 긴축정책으로 회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점도 부담스럽다. 중국의 리커창 총리는 최근의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정치협상회의) 업무보고에서 그간의 경기 부양책을 축소하겠다는 방침을 공개했었다.

눈여겨볼 이번 주 이벤트로는 새달 2일 발표될 미국의 고용관련 지표들이 있다. 성(聖)금요일이란 이유로 미국 증시가 문을 닫는 이날 나올 지표는 3월의 비농업부문 신규고용과 실업률 등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문가 의견을 종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미국의 3월 고용 증가폭은 63만명(전달 38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큰 폭의 고용증가에 호응해 실업률은 전달의 6.2%에서 6.0%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미국의 고용사정이 크게 나아진 것으로 드러날 경우 경기 순환주가 혜택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29일 코스피는 전장보다 4.97포인트(0.16%) 하락한 3036.04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장보다 6.70포인트(0.22%) 오른 3047.71에서 출발한 뒤 등락을 이어갔다. 기관이 대거 매물을 쏟아낸데 반해 개인은 매수세를 이어갔다. 외국인은 개장 초부터 한동안 매도에 나서다가 매수세로 방향을 바꾼 결과 소폭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하루 동안 개인이 기록한 순매수 금액은 6630억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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