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경제 = 김기영 기자] 지난주 뉴욕증시는 호재와 악재가 교차하면서 비교적 변동성이 큰 한 주를 보냈다. 경제 정상화에 대한 기대와 상장사들의 호실적이 투자 분위기를 자극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코로나19의 세계적 재확산 조짐과 미 행정부의 증세 가능성 등이 거론되면서 불안감이 조성됐다. 결국 주 막판에 가서야 경제 정상화에 대한 기대가 증세 관련 불안감을 압도하면서 주요지수들이 일제히 상승마감될 수 있었다.

국내 증시에서도 비슷한 기류가 형성됐다. 세계적 경기 회복과 코스피 상장사들의 컨센서스를 웃도는 실적이 투자 분위기를 띄웠다. 그러나 차익실현에 대한 욕구가 현실화되면서 주가는 전주보다 하락한 가운데 한 주 거래를 마감했다.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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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동성 장세는 이번 주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변동성을 키울 첫 번째 요소는 인도와 브라질 등에서 변이 바이러스에 의해 나타나고 있는 코로나19 재확산세다. 여기에 백신 수급 불안까지 이어지고 있어 문제 해결이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커져 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증세 기류 또한 여전히 진행형이다. 대체적 윤곽은 오는 28일(이하 현지 시각) 있을 바이든 대통령의 의회 연설을 통해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증세 이슈는 지난 주 뉴욕증시를 흔든 주요인이었다. 증세론의 골자는 연소득 100만 달러(약 11억1280만원) 이상의 고소득자들에게 부과하는 자본이득세를 현행 20%에서 39.6%까지 끌어올린다는 것이다.

변동성 확대 우려는 연이은 차익실현으로 나타날 수 있다. 특히 기업들의 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크게 웃돌지 못한 채 밸류에이션과 괴리를 보인다면 차익실현 움직임은 더욱 활발해 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주 코스피가 3200선에 안착하지 못한 채 주간 거래를 마친 것도 차익실현 움직임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물론 미국 및 국내증시 상장사들의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는 아직도 유효하다. 특히 이번 주 미국에서는 테슬라를 필두로 마이크로 소프트(MS)와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 등 주요 기업들의 1분기 실적이 연이어 발표된다.

이 중에서 26일 나오는 테슬라의 실적 발표가 특히 관심을 모으고 있다. 최근의 기후변화정상회담과 맞물려 형성될 테슬라 주가 흐름이 뉴욕증시는 물론 전세계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테슬라 외 친환경 기업들의 주식 가격 역시 민감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주요 기업들의 실적이 높게 형성된 밸류에이션 수준에 못 미칠 경우 증시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경제 지표에 대한 기대치 상승도 주가 상승을 제한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기대치가 높아져 있다 보니 웬만큼 양호한 수치가 나오지 않는 한 투자심리가 호전되기 어렵다는 의미다.

이런 분위기 탓에 최근 모건스탠리는 증시가 곧 조정 국면에 돌입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내놓기도 했다.

코로나19 재확산에 신음하는 인도 뉴델리 시민들. [사진 = 연합뉴스]
코로나19 재확산에 신음하는 인도 뉴델리 시민들. [사진 = 연합뉴스]

이번 주 증시의 변동성에 영향을 미칠 기타 요인으로는 28일 끝나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와 같은 날 발표될 미국의 1분기 성장률 등이 꼽힌다. 그 다음날 발표되는 3월 물가지표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이번 FOMC 회의에서 미국의 통화정책 기조가 크게 바뀔 것으로 예상하는 이들은 많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틀째 회의 직후 있을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의 기자회견은 큰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인플레이션 압력 증대에 따른 연준의 대응 태세에 변화가 있을지가 주된 관심사다.

미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또한 세계적 관심을 끄는 요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을 통해 제시된 성장률 전망치는 연율 6.5%다. 미국은 매분기 성장률을 전기 대비 연율 개념으로 발표한다. 따라서 1분기 성장률 6.5%라 함은 1분기와 같은 흐름이 1년 내내 이어질 경우 올해 연간 성장률이 6.5%에 이른다는 것을 의미한다.

근원물가 지표는 인플레이션 압력과 연관돼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연준은 이 가격지수 상승률 2%를 정책목표로 삼고 있다. 이 정도 상승 흐름이 이어진다면 기준금리 조정을 고려할 수 있다는 뜻이다. 현지 언론이 예상하는 이번 근원물가 지수(PCE 가격지수)의 상승률은 전년 대비 1.8%다.

한편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장보다 31.43포인트(0.99%) 상승한 가운데 거래를 마쳤다. 종가는 3200선을 훌쩍 넘어선 3217.53이었다. 이날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8.00포인트 오른 3194.10에서 거래를 시작한 뒤 꾸준한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이날 외국인은 3904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반면 기관과 개인은 각각 451억원과 3352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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