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경제 = 천옥현 기자] 지난주부터 남성 혐오 포스터 논란으로 유통업계가 시끄럽다. 처음 논란이 되었던 GS25의 미진한 대응으로 논란이 확산되었고 젠더 갈등과 불매운동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도 분분하게 나타났다.

6일 한 인터넷 커뮤니티는 남성참여연대가 GS리테일 사옥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유튜브로 생중계되는 영상 속 시위자들은 임직원 해고를 주장하고 있다. 또한 온라인에서도 GS계열사를 대체할 수 있는 기업 목록과 불매 운동 방법들을 공유하는 움직임이 지속되고 있다. 이번 논란은 GS25가 ‘감성 캠핑 필수템 받고 캠핑 가자’라는 기획 이벤트 포스터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시하면서 시작되었다. 몇몇 네티즌은 이 포스터에 사용된 손 모양 이미지가 커뮤니티 ‘메갈리아’에서 쓰는 남성 혐오 표현과 비슷하다고 주장했다.

논란을 낳은 GS25 홍보 포스터. [사진 = 연합뉴스]
논란을 낳은 GS25 홍보 포스터. [사진 = 연합뉴스]

논란이 확산되자 GS25는 포스터를 수정했다. 그러나 이번엔 추가한 별과 달 이미지가 ‘여성주의 학회’ 마크와 비슷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해당 커뮤니티 회원이 의도적으로 이미지를 쓰는 게 아니냐는 여론이 형성됐다. 그러자 GS25는 문제의 게시물을 내리고 사과문을 올렸다. “외부 디자인 소스를 바탕으로 제작되었으며, 앞으로 철저히 모니터링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책임자에 대한 언급은 일절 없었다.

‘남 탓’하는 듯한 해명에 네티즌들은 도리어 분노했다. GS25의 과거 홍보물에서도 남성 혐오 흔적이 엿보였다는 주장을 펴며 불매운동을 하자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이와 함께 “Gㅏ지 않습니다, Sㅏ지 않습니다” 라는 문구와 이미지가 온라인에 떠돌았다.

한 네티즌은 GS25의 군부대 PX계약을 전면 철회해달라며 국민 청원글을 게시하기도 했다. 군인을 비하하는 래디컬 페미니즘 집단의 상징물이 담긴 포스터를 배포하는 GS25에게 이득을 줘서는 안된다는 입장이었다.

불매운동 조짐이 거세지자 이번에는 가맹점 점주들이 나섰다. 매출 하락분에 대한 보상을 위한 회사 상대 집단 소송을 검토하겠다는 것이었다. 이에 GS25 조윤성 사장은 사내 경영시스템을 통해 사과문을 점주들에게 배포했다. 여전히 다운받은 이미지를 사용했으며 고의성은 없었다는 내용이었다. 조 사장은 사과문에 대해 “이번 사건에 대해 철저한 경위를 조사하고 사규에 따라 저를 포함한 모두가 합당한 조치를 받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편의점 경영주는 이번 논란에 대해 “몇몇 점주들이 소송을 진행한다고 하는데 피해금액 산출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또한 “본사는 떨어지는 낙엽도 조심해야 한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GS25는 많이 반성하고, 점주들에겐 자체적으로 보상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이 정도의 이슈거리는 아니었는데 ‘유야무야한 대응’과 ‘직원 감싸기‘가 상황을 악화시켰다는 의견도 나온다. 문제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점주들을 생각해 불매는 과하다는 의견도 있다. “gs불매가 gs뿐 아니라 자영업자들 타격 입히는 거 아니야?”, “중간에 끼인 점주들만 불쌍”, “엄한(애먼) 사람들 피해 볼까 걱정되네요” 같은 내용이 그렇다.

기업의 홍보·마케팅 논란이 불매 운동으로 이어지고 대표가 사과하는 것이 이젠 낯설지 않은 상황이 됐다. 얼마 전엔 남양유업이 ‘불가리스에 코로나19 증세 저감 효과가 있다’는 엉터리 연구내용을 발표한 일로 영업정지될 위기에 놓였었다. 결국 해당 논란으로 인해 홍원식 회장은 울먹이며 대국민 사과를 했다.

GS25와 남양유업 관련 사태는 소비자의 공감을 얻지 못하는 홍보·마케팅이 어떤 역풍을 몰고 오는 지를 실증해준 교훈적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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