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경제 = 김기영 기자] 이번 주 증시가 차분히 기다려야 할 대표적 발표 내용은 미국의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다. 12일(이하 현지시각) 나올 CPI 수준에 따라 미국 내 인플레이션 도래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

현지에서 나오는 4월 CPI 상승률 전망치(전년 동기 대비)는 3.6%다. 이는 3월 CPI 상승률(2.6%)을 크게 상회하는 것이다. 하지만 전달 대비 증가폭은 3월(0.6%)보다 줄어든 0.2%가 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관심을 모으는 것은 음식료와 에너지 등을 제외하고 따로 집계하는 근원물가다. 현재 보도되고 있는 근원CPI 관련 컨센서스는 2.0% 수준이다. 근원물가 인상률 2.0%는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설정해두고 있는 목표 수준에 부합한다. 다만, 연준은 일시적 물가수준이 아니라 장기간의 물가 인상률 평균치를 참고삼아 통화정책을 펴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그래픽 = 연합뉴스]
[그래픽 = 연합뉴스]

4월 CPI가 전망치보다 높게 나타날 경우 증시엔 또 한 번 긴장감이 감돌 수 있다. 전례로 보면 그 경우에도 연준은 ‘일시적 현상’이라 치부하며 의미를 축소하려 들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고 있다는 느낌에 사로잡혀 있는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다시 긴장 모드가 조성될 수 있다.

시장에서는 경기 과열과 함께 인플레이션 압력이 증가하고 있다는 판단 하에 연준이 조만간 테이퍼링(자산 매입 규모 축소)에 나설지 모른다는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다.

미국 경제 회복 전망은 고용 증대에 대한 기대로 이어져왔었다. 하지만 지난 7일 발표된 4월 고용지표는 ‘쇼크’ 수준에 머물렀다. 100만명을 웃돌 것이라던 고용자 증가폭이 26만6000명에 그친 것으로 확인됐다.

‘고용 쇼크’가 확인된 이후 뉴욕증시는 오히려 환호하는 모습을 보였다. 발표 당일 뉴욕 증시에서는 다우존스 산업평균30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나란히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분위기는 10일 열린 국내 증시에도 그대로 전파돼 코스피가 모처럼 하루 종일 고공 행진하는 모습을 보였다.

미국 중시의 환호는 고용의 예상 밖 부진이 테이퍼링 우려 등을 해소해준 데 따른 결과였다.

하지만 미국 고용 쇼크의 의미를 잘 살펴봐야 한다는 분석도 적지 않다. 실제로 경기 회복이 부진해 나타난 결과가 아닐 수 있다는 게 그런 분석의 배경이다. 분석가들에 따르면 미국 정부의 대대적 지원 탓에 실업자들 입장에서는 실업수당을 받는 것이 취업하는 것보다 더 유리할 수 있다. 미국에서의 4월 고용자 증가폭 축소는 그런 기류가 반영된 결과일 수 있다는 것이다.

[사진 = 연합뉴스]
[사진 = 연합뉴스]

이처럼 다수 전문가들은 4월 고용보고서가 현실을 왜곡한 결과를 담고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여기엔 인플레이션 압박 증대에 대한 우려를 섣불리 묵살해서는 안 된다는 기본 시각이 담겨 있다.

한편 지난주부터 재개된 국내 증시에서의 공매도는 주가지수 흐름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코스피는 공매도 재개 첫날인 지난 3일을 제외하고는 연일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 한 주 동안 코스피지수는 50포인트 가까운 상승폭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지난 7일 코스피는 3197.20을 기록하며 한 주 거래를 마감했다.

10일 코스피는 종일 고공행진을 이어간 끝에 전장보다 52.10포인트(1.63%) 상승한 3249.30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는 4.26포인트(0.13%) 상승한 가운데 첫 거래를 시작했고, 이후 시간이 흐를수록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키워가는 모습을 연출했다.

이날 하루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9677억원과 2380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하는 동안 개인은 1조1932억원을 순매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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