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경제 = 김기영 기자] 요즘 증시는 조그마한 이슈에도 쉽사리 출렁이는 모습을 보인다. 이는 그만큼 긴장감이 팽팽한 가운데 변동성을 응축한 상태가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난주 증시도 그런 모습을 연출했다. 주 중반 미국의 4월 소비자물가지수가 발표되자 미국 및 국내 증시는 크게 출렁거렸다. 내재돼 있던 인플레이션 우려가 일순간 표출된 결과였다. 그러나 주 후반 들어 인플레 우려가 다소 진정되면서 지수는 다시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 덕분에 지난주 코스피지수는 전주 대비 하락폭을 43.88포인트로 줄일 수 있었다.

[사진 = 연합뉴스]
[사진 = 연합뉴스]

이번 주 증시 역시 인플레이션 압력 증대에 대한 우려 속에 조심스러운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더구나 19일(이하 현지시각)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4월 회의 의사록이 공개된다. 여기서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완화적 기조를 바꿔야 한다는 주장 등이 발견된다면 시장은 또 한 번 요동칠 수 있다.

반대로 의사록을 통해 연준의 기조 유지에 대한 의지가 확고함을 재확인할 경우 시장의 불안감은 다소 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연준은 지금까지 물가상승 흐름이 올 하반기부터 점차 누그러질 것이란 입장을 유지해왔다.

현재 시장은 연준의 정책 기조 의지를 확실히 신뢰하지도, 불신하지도 않는 애매한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의 주요 경제지표들이 서로 충돌하듯 다소 혼란스러운 메시지를 전하고 있어서이다. 이를테면 4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4.2%, 전월 대비 0.8%나 뛰어 경기 과열 우려를 키웠지만, 정작 4월 소매판매지수는 전월과 동일한 수준을 나타냈다.

미 상무부가 지난 14일(이하 현지시각) 발표한 4월 소매판매지수는 그 자체만 놓고 보면 경기 과열에 대한 우려가 기우였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미국 언론들이 예상한 4월 소매판매 증가율은 0.8%(월스트리트저널) 또는 1%(블룸버그) 수준이었다.

지표상의 소매판매 부진은 시장을 지배했던 인플레이션 및 경기 과열에 대한 우려를 상당 부분 희석시켜주었다. 그 결과 발표 당일 뉴욕증시에서는 3대 지수가 일제히 크게 상승하는 현상이 벌어졌다.

증시의 이 같은 반응은 물가지수 상승이 ‘일시적 현상’이라는 연준의 주장이 옳았을 가능성을 높여주었다. 다만, 또 다른 신호로 해석될 만한 지표가 나올 경우 분위기는 다시 바뀔 수 있다는 게 문제다.

뉴욕증권거래소 모습. [사진 = AP/연합뉴스]
뉴욕증권거래소 모습. [사진 = AP/연합뉴스]

FOMC 회의록이 발표되는 날 미국 상무부는 반도체 공급 문제 해결을 위한 회의를 진행한다. 이 행사엔 삼성전자와 대만의 TSMC 등 세계 굴지의 반도체 생산업체들이 참여한다. 증시로서는 큰 관심을 쏟을 수밖에 없는 이벤트다.

반도체 공급 문제는 오는 21일 워싱턴에서 열리는 한·미정상회담에서도 주요 의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맞물려 우리가 미국으로부터 백신을 우선적으로 공급받는 문제가 함께 논의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기타 변수로는 오는 21일 정보제공업체 마킷이 발표하는 미국의 제조업 및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있다.

한편 17일 코스피 시장에서는 지수가 전장보다 9.89포인트(0.31%) 상승한 3162.21에서 거래를 시작했다. 그러나 곧 하락세로 전환되더니 전 거래일보다 18.80포인트(0.60%) 내린 3143.52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는 미국증시에서의 주요지수 상승 영향으로 기분 좋게 출발했지만 인도의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와 대만의 봉쇄정책 강화 소식 등에 다시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

저작권자 © 나이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