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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스뷰] 1분기 가계소득 전년보다 증가…비결은 통계분식?
[나이스뷰] 1분기 가계소득 전년보다 증가…비결은 통계분식?
  • 김기영 기자
  • 승인 2021.05.20 17: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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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스경제 = 김기영 기자] 올해 1분기 전국 가구의 월평균 소득이 438만4000원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1년 전에 비해 0.4% 증가한 수치다. 통계청은 20일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1분기 가계동향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하지만 이날 발표 내용은 집계방식 변화를 전제로 하고 있다. 집계 대상 가구의 개념이 이번부터 새롭게 바뀐 것이다. 통계청은 그간 가계동향을 조사할 때 농어가를 제외한 2인 이상 가구를 대상으로 삼았다. 하지만 이번 조사부터는 그 대상을 농어가를 포함한 1인 이상 가구로 변경했다.

[그래픽 = 연합뉴스]
[그래픽 = 연합뉴스]

따라서 기존 조사방식을 적용했을 경우와는 다른 조사 결과가 나왔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통계자료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기존 방식(2인 이상 비(非)농림어가)을 적용할 경우 올해 1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전년 동기 대비 0.7% 감소한 것으로 집계된다. 단지 통계방식 변화로 수치상 소득이 늘어났을 뿐이라는 얘기다.

통계청이 이번 조사부터 방식을 바꾼 데는 나름의 명분과 이유가 있었다. 통계 대상의 대표성과 포괄성을 높인다는 것이 그것이었다. 특히 1인 가구를 새롭게 포함시킨 것은 지난해 기준으로 전체 가구에서 차지하는 구성비가 30%를 넘은 현실을 감안한 것이었다.

통계청 설명에 따르면 1인 가구를 통계에 포함시키면 39세 이하 및 60세 이상 가구주의 가구 비중이 확대되고, 40대와 50대 가구주 가구의 비중은 줄어들게 된다. 또 새로운 방식에 따라 근로자 가구주 비중은 줄어드는 대신 자영사업자와 무직 가구 비중은 더 높아진다.

통계청은 소득 5분위배율 산정 때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권고 사항인 Wave7을 적용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시장소득과 처분가능소득을 산출할 때 사적 이전수입과 사적 이전지출을 동시에 반영하는 방식이다.

소득 구성을 놓고 보더라도 이번 조사결과는 그리 만족스러운 내용을 담고 있다고 말하기 어렵다. 오히려 가계동향이 악화됐다고 보는 게 더 정확한 평가일 수 있다.

1분기 가구당 소득 현황을 한 마디로 평하면, 가구원들이 땀흘려 번 돈 등 스스로 얻은 소득은 줄었고, 대신 그 공백을 정부가 메워주었다고 정리할 수 있다. 근로소득이나 사업소득, 재산소득은 줄어든 반면 정부 지원이 주를 이룬 이전소득은 크게 늘어났다.

특히 가장 중요한 소득항목인 근로소득의 감소가 두드러졌다. 1분기 가구당 근로소득은 277만8000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1.3%나 줄어들었다. 1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 감소율이다. 이전 집계방식대로 2인 이상 비농림어가만 따로 떼어놓고 보면 1년 전 대비 가구당 월평균 근로소득(340만5000원) 감소율은 3.5%로 더 커진다. 해당 집계 방식에 의한 근로소득 감소는 4분기 연속 이어졌다.

가구당 월평균 사업소득은 76만7000원을 기록했다. 1년 전 대비 감소율은 1.6%다. 재산소득(3만3000원) 또한 1년 전보다 14.4% 감소했다.

이처럼 가구들이 자력에 의해 얻는 소득이라 할 수 있는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재산소득이 한꺼번에 줄어들기는 지난해 2분기 이후 처음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사진 = 연합뉴스]
홍남기 경제부총리. [사진 = 연합뉴스]

물가상승률을 고려한 실질소득이 0.7% 줄었다는 점도 눈여겨 볼 일이다. 실질소득 감소는 2017년 3분기의 -1.8% 이후 처음 나타난 현상이다.

그러나 이전소득(72만3000원)은 전년 동기보다 16.5% 증가했다. 증가율로 보면 2007년 이후 최대다. 이전소득은 정부나 친척·친지 등의 도움에 의해 생긴 소득을 총칭한다. 용돈이나 경조소득도 이전소득에 해당한다. 이전소득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정부가 지급하는 공적이전소득이다.

결국 우리의 지난 1분기 가구당 평균소득도 정부에 의해 억지로 떠받쳐진 것이라 할 수 있다. 지속가능한 평균소득 증대를 위해 필요한 것이 근로소득이나 사업소득 늘리기라는 점을 고려하면 상황은 여전히 비관적이다.

바뀐 집계방식에 따라 대표적 분배지표인 균등화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도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가구원수를 고려해 산출한 1분위 가구(소득 하위 20%)와 5분위 가구(상위 20%) 간 소득 격차가 보다 크게 줄어들었다는 의미다.

새로운 기준에 의해 산출된 올해 1분기 5분위 배율은 전년 같은 기간의 6.89에서 6.30으로 개선됐다. 개선 폭이 0.59포인트나 된다. 이를 근거 삼아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이날 페이스북 글을 통해 “5분위 배율이 작년 1분기 대비 0.59포인트 감소했다”고 자화자찬했다.

기존 집계방식을 적용하면 올해 1분기의 5분위 배율은 5.20으로 집계된다. 전년 동기 대비 감소폭은 0.41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