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경제 = 김기영 기자] 고용시장이 코로나19 사태 이전으로 점차 회복해가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런 기미를 엿보게 해주는 요소는 고용률과 전월 대비 고용자 수(계절조정)의 흐름 등이다.

9일 통계청이 발표한 5월 고용동향은 이들 두 가지 요소가 긍정적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전 연령대에 걸쳐 고용률이 상승했고, 전월 대비 취업자 수도 증가한 것이다. 전 연령대 고용률 증가는 두 달째, 전월 대비 취업자 수 증가는 넉 달째 나타난 현상이다.

이날 통계청은 지난달 취업자 수가 2755만명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전년 같은 달에 비해서는 61만9000명 증가했다. 그러나 이 같은 증가분은 대부분 60세 이상(45만5000명)에서 이뤄진 것이어서 큰 의미를 지닌다고 보기 어렵다. 정부가 재정을 쏟아부어 단기 일자리를 늘림으로써 질 낮은 일자리가 그만큼 많아졌음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래픽 = 연합뉴스]
[그래픽 = 연합뉴스]

반면 우리 사회의 중추인 30대와 40대에서의 취업자 수는 각각 6만9000명, 6000명 감소했다. 50대 취업자가 10만명 늘어난 것과도 대조적이다. 이런 현상은 30대와 40대에 안정적인 일자리를 지닌 이들이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바람직하다고 할 수 없다.

다만, 여기엔 한 가지 고려해야 할 점이 있는데 고용률이 그것이다. 지난달 30대와 40대의 고용률은 전년 동기보다 나란히 0.6%포인트 증가했다. 1년 전보다 연령대별 취업자 수가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각각의 고용률은 늘어난 것이다. 원인은 인구 감소다. 지난달 현재 30대와 40대 인구는 각각 699만6000명과 817만명으로 집계됐다. 1년 전에 비해 30대는 15만1000명, 40대는 7만5000명 감소했다.

인구가 줄었으니 이들 연령대에서 취업자 수가 감소한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 할 수 있다. 이럴 때 해당 연령대의 고용동향을 객관적으로 나타내줄 수 있는 지표가 고용률이다.

이 점 때문에 30대와 40대를 포함한 전 연령대에서의 고용률 증가는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고 할 수 있다. 더구나 30대와 40대 고용률은 4월의 0.2%포인트, 0.6%포인트 증가에 이어 두 달 연속 늘어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전월 대비 취업자 수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할 부분이다. 통계청의 월별 고용동향은 전년 동기 대비 취업자 증감을 주로 다루고 있다. 하지만 이는 기저효과에 의한 착시로 인해 정확한 흐름을 보여주지 못할 수 있다. 특히 지난해 5월처럼 코로나19 상황이 최악이었던 때를 비교시점으로 삼으면 착시 현상은 더욱 두드러지기 마련이다. 이럴 경우엔 계절적 요인을 제거한 전월 대비 통계치가 중요한 의미를 지닌 보조자료로 평가될 수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도 이 점을 강조하며 최근의 고용동향에 대해 긍정적 평가를 내렸다. 홍 부총리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넉 달 연속 전월 대비 취업자 수가 증가했다”고 강조하면서 “2020년 2월과 비교하면 80% 이상의 일자리가 회복된 상황”이라고 밝혔다.

브리핑하는 정동명 통계청 사회통계국장. [사진 = 연합뉴스]
브리핑하는 정동명 통계청 사회통계국장. [사진 = 연합뉴스]

하지만 홍 부총리의 글에도 나타나 있듯이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을 회복하기엔 아직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회복했다는 80%마저 대개 재정 투입을 통한 고령층 단기 일자리에 의존해 이뤄진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아직 일상 회복이 덜 됐다는 사실은 산업별 취업자 통계를 통해서도 짐작할 수 있다. 정부 지원에 의한 일자리가 많은 보건업·사회복지서비스업(24만1000명) 분야에서 일자리가 주로 늘고, 소상공인이 많이 포함된 도·소매업(-13만6000명)과 협회 및 단체·수리 및 기타개인서비스업(-4만5000명)에서의 취업상황이 좋지 않은 점 등이 대표적 사례다. 그나마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았던 숙박·음식점업 분야의 취업자가 4000명 늘어난 점은 고무적이다. 이 부문 취업자는 두 달 연속 증가했다.

건설업에서는 13만2000명이, 사업시설 관리·사업지원 및 임대서비스업에서는 10만1000명이 증가했다.

임금근로자 중 상용근로자(35만5000명)와 임시근로자(30만7000명)는 늘었지만 일용근로자는 2만명 줄어들었다. 비임금근로자 중에서는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가 5만3000명 증가했지만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6만7000명 감소했다.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이 여전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5월 실업자는 1년 전보다 13만명 줄어든 114만8000명으로 집계됐다. 실업자 수 감소는 두 달째 이어졌다. 5월 실업자 감소폭은 지난해 2월(-15만명) 이후 가장 컸다. 청년층(15~29세) 실업자 수는 1년 전보다 2만4000명 줄었다. 실업률은 1년 전에 비해 0.5%포인트 떨어져 4.0%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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